4월 서울 봄꽃 나들이 명소 5…‘왕사남’의 영도교 산수유꽃, 경복궁 모란

마이데일리
불암산 철쭉꽃 /노원구

[마이데일리 = 이지혜 기자] 서울관광재단이 4월을 맞아, 서울 도심 곳곳에서 피어나는 다채로운 봄꽃 명소 5곳을 소개한다. 개화 시기와 더불어 각 장소에 깃든 고유한 이야기를 담아 더욱 특별한 서울의 봄을 조명한다.

△매헌시민의숲의 튤립 △여의도의 연분홍 벚꽃 △불암산의 진분홍 철쭉 △경복궁의 화려한 모란 △청계천의 황금빛 산수유 등이 그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봄빛 물든 청계천, 산수유 꽃길에서 만나는 단종

최근 15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흥행과 더불어 청계천 영도교를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곳에서 단종이 영월로 유배를 떠나며 정순왕후와 마지막 인사를 나눴기 때문이다. 당시 16세였던 단종은 영도교 위에서 아내 정순왕후와 작별했고 둘은 끝내 다시 만나지 못했다. 그 아픔이 서린 다리를 사람들은 “영이별다리” 또는 “영영건넌다리”라 불렀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영도교는 조선 성종 시기 교통량이 늘어나면서 돌다리로 중수하였으나, 고종 때 경복궁 재건을 위해 다리를 헐어 석재로 사용하면서 없어졌다. 지금 다리는 청계천 복원 사업 때 새로 조성됐다.

청계천 산수유꽃. /서울관광재단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면 영도교까지는 약 4km 길이로 1시간이면 걸을 수 있다. 수변 바로 옆으로 이어지는 낮을 물길을 따라 피어난 산수유를 바라보며 봄기운을 만끽하기 좋은 코스다. 지하철 동묘앞역에서 찾아가면 가깝다.

4월 청계천은 수변을 따라 봄꽃들이 흐드러지며 도심 속 정원으로 변모한다. 수양버들뿐 아니라 노랗게 피어난 산수유가 수변을 수놓으며 봄을 알린다. 앙상한 가지마다 손톱만 한 꽃송이가 다닥다닥 매달려 있는데 작은 꽃이 가지 전체로 번져나가며 황금빛 등불처럼 봄을 밝힌다. 산수유의 꽃말은 ‘영원한 사랑’으로 청계천 영도교 앞에서 그 의미를 되새겨보는 것도 특별한 봄나들이가 된다.

◇매헌시민의숲 ‘튤립’과 양재천 ‘벚꽃’도 함께

4월의 양재천은 하천을 따라 이어지는 벚꽃길로 유명하다. 반면에 매헌시민의숲(옛 양재시민의 숲)의 튤립이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아쉽다.

그렇다면 양재천 인근에 왜 튤립이 만발하게 되었을까. 2000년대 초반, 양재천과 양재시민의숲(현재 매헌시민의숲)을 복합문화 녹지공간으로 재정비하면서 '도시 속 작은 유럽 장원'이라는 콘셉트를 도입했다. 당시 튤립은 봄의 전령이자 희망, 새 출발의 상징으로 선택됐다. 이후 빨강, 노랑 등 구간별로 다른 색의 튤립을 정갈하게 심었다.

양재 꽃시장. /서울관광재단

기존에 잔디와 나무 위주였던 시민의숲에 튤립이 더해져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아침 9시 전후에 방문하면 햇빛이 부드럽고 그림자가 길어 입체감이 살아있는 사진을 남길 수 있다. 이 시각은 꽃잎 가장자리에 부드러운 빛이 들어가 색이 더 풍부하게 담긴다. 또한 마법의 시간이라 불리는 오후 4~6시에는 노을이 따뜻한 황금빛을 주어 튤립의 색상이 강조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곳은 또한 인근에 자리한 국내 최대 규모 화훼단지인 양재꽃시장으로 유명하다.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마주하는 수백 개의 꽃송이와 분화를 보는 것만으로도 눈과 마음이 즐거워지는 경험을 선사한다. 생화, 분화, 분재, 정원수 등을 판매하는 수백 개의 점포가 밀집해 있어 마치 거대한 식물원 내부를 탐험하는 듯하다. 꽃과 원예 자재를 집약적으로 유통하고 안정적인 판로 확보를 위해 서울 남부의 교통 요지에 조성됐다.

양재꽃시장은 도매와 소매가 함께 이루어져 일반 방문객도 부담 없이 둘러보기 좋다. 다양한 품종을 합리적인 가격에 만날 수 있어 꽃을 구매하기 위해 찾아온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마음에 드는 꽃이나 식물이 있다면 직접 골라보고 반려 식물로 데려와 내 방 책상 위까지 봄의 기운을 이어가 보는 것도 좋다.

꽃시장을 나와 양재천 산책로를 걷다 보면 머리 위로는 벚꽃이 흐드러지고, 발아래 화단에는 형형색색의 튤립이 수를 놓아 겹겹이 쌓인 봄의 풍경을 만든다. 특히 영동1교와 영동2교 사이의 약 2.5km 구간이 가장 화려하게 꽃이 피어 양재천 벚꽃 등(燈) 축제가 열리는 주요 무대가 된다. 이달말부터 오는 4월 19일까지 축제가 진행되며, 4월 3~5일엔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이 집중되는 메인 기간으로 운영된다.

여의도 윤중로. /서울관광재단

◇벚꽃 비 내리는 여의도, 밤을 밝히는 서울달

서울에서 벚꽃이 가장 유명한 곳은 단연 여의도 윤중로다. 4월 윤중로의 벚꽃은 낮에는 쏟아지는 햇살 아래 빛나고, 해 질 무렵에는 노을과 어우러져 한층 깊은 색감을 자아낸다. 조명이 켜지는 밤에는 또 다른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여의도 공원이나 한강 공원이 인접해 있어, 꽃구경 후 피크닉을 즐기기에도 좋다.

지금은 여의도 윤중로가 서울 벚꽃 명소이지만, 100년 전 서울에서 가장 이름난 벚꽃은 창경궁이었다. 일제는 창경궁 전각을 허물고 그 자리에 동물원과 식물원을 조성했고 이때 수백 그루의 벚나무를 함께 심었다. 해방 이후에도 서울 시민들의 봄 소풍 장소로 오랜 시간 사랑받았다. 1980년대에 창경궁을 복원하면서 동물원은 어린이대공원으로, 다수의 벚나무를 여의도로 옮겨 심어 오늘날 윤중로를 수놓는 벚꽃이 됐다.

여의도 공원에 자리한 ‘서울달’은 여의도 상공을 수직 비행하는 거대한 보름달 모양의 계류식 헬륨가스 기구다. 지상에서 약 130m 높이까지 올라가 여의도 일대의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특별한 명소로 떠올랐다.

서울달에 올라타 서서히 하늘로 떠오르면, 발 아래로 여의도의 마천루가 펼쳐진다. 주간에는 서울 도심과 어우러진 한강의 풍경을 한 폭의 그림처럼 조망할 수 있다. 야간에는 화려하게 빛나는 여의도의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서울달은 매주 화요일부터 일요일, 12:00~22:00까지 운영되며, 기상 상황에 따라 실시간으로 운행 여부가 결정된다.

불암산 나비정원. /서울관광재단

◇진분홍 꽃물결이 뒤덮는 불암산 철쭉

불암산은 산등성이 위로 기암괴석이 그대로 드러나 있어 웅장한 경관을 자랑하는데, 매년 4월이면 10만 그루의 철쭉이 일제히 꽃을 피우면서 진분홍빛으로 물든다.

불암산은 해발 508m의 바위산이다. 산꼭대기에 들어앉은 큰 바위가 가부좌를 틀고 앉은 부처의 형상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곳의 철쭉동산은 산자락에 조성되어 가벼운 산책만으로 화사한 꽃놀이를 즐길 수 있다. 공터로 방치됐던 중계동 일대를 노원구가 2018년부터 약 3년간 10만 그루의 철쭉나무를 심었다. 올해 철쭉 축제는 4월 16일부터 26일까지로 예정돼 있다.

철쭉동산 앞에는 도심 속 생태 체험 공간인 나비 정원이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인기다. 인근에는 아이들이 자연에서 뛰어놀 수 있는 유아 숲 체험장과 책을 읽으며 쉬어갈 수 있는 책 쉼터 방긋도 조성돼 있다.

또한 산림치유센터에서는 일상의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활력을 채워주는 다양한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불암산 힐링타운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예약으로 참여할 수 있다.

수양벚꽃 드리운 경회루. /서울관광재단

◇ 꽃의 왕 모란이 피어난 경복궁

경복궁은 봄이 되면 조선 왕실이 사랑했던 고귀한 꽃들이 차례로 피어나 아름다운 꽃대궐이 된다. 그중 꽃들의 왕이라고 불리는 모란도 있다.

모란은 예부터 부귀영화의 상징으로 인식되었다. 궁궐에서는 왕실의 번영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아 모란을 심어 가꿨다. 모란의 상징성은 궁궐 화단에만 머물지 않았다. 궁궐과 사찰 건물에는 꽃살문을 만들었고, 고려청자와 분청사기에는 정교한 꽃무늬를 새겼다. 아울러 백성들의 혼례용 병풍과 꽃방석에 이르기까지, 모란은 왕실부터 민간까지 다양한 계층에서 저마다의 방식으로 사랑받으며 우리 전통문화 전반에 깊이 뿌리 내린 꽃이다.

경복궁에서 모란을 만날 수 있는 장소는 집옥재 주변이다. 옥처럼 귀한 보물을 모은다는 뜻의 집옥재는 고종이 사용한 서재로 외국 사신을 접견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본래 창덕궁 함녕전의 별당이었던 건물을 경복궁으로 옮겨와 다시 지었다. 앞마당에 모란이 탐스럽게 피어나면 고풍스러운 집옥재의 건축미와 어우러져 더욱 고즈넉한 풍경을 자아낸다.

경복궁 봄꽃 중에는 경회루를 감싸고 있는 수양벚꽃도 유명하다. 왕이 연회를 베풀던 경회루 연못 주변에 심어진 수양벚꽃은 가지가 물가를 향해 길게 늘어지며 연못 위로 꽃 커튼을 드리운다. 웅장한 누각을 배경으로 연분홍 꽃송이가 가득 매달린 가지가 물가에 드리워지는 모습은 경복궁에서 가장 아름다운 봄의 장면으로 꼽힌다.

모란이 핀 경복궁 집옥재. /서울관광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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