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체인지업 높이를 조정할 수 있어야 한다.”
한화 이글스의 아픈손가락과도 같은 사이드암 엄상백(30)이 퓨처스리그에 나섰다. 엄상백은 26일 서산야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퓨처스리그 홈 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4피안타 3탈삼진 2볼넷 1실점으로 쾌투했다. 투구수는 82개.

엄상백은 이날 포심 최고 146km에 체인지업과 커브를 섞었다. 송승기와의 맞대결서 밀리지 않았고, ‘WBC 스타’ 문보경과의 세 차례 맞대결서 모두 내야 땅볼을 유도했다. 5회에 1점을 내줬지만, 대체로 좋은 투구였다.
엄상백은 4년 78억원 FA 계약을 맺고 치른 첫 시즌이던 2025년, 커리어 로우를 기록했다. 4선발로 출발했으나 후반기 시작과 함께 선발로테이션에서 빠졌다. 시즌 막판 1이닝 셋업맨으로 가능성을 보였지만,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서 딱 1경기에 나간 뒤 한국시리즈까지 더 이상 중용되지 못했다.
2025년 정규시즌 성적은 28경기서 2승7패1홀드 평균자책점 6.58. 부진은 올해 시범경기에도 이어졌다. 2경기서 1패1홀드 평균자책점 9.00에 그쳤다. 15일 대전 SSG 랜더스전서 3이닝 2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그러자 김경문 감독은 지난 19일 대전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이례적으로 “올해 엄상백은 다르다”라고 했다.
그러나 엄상백은 21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서 4이닝 10피안타 1볼넷 7실점으로 난타를 당했다. 그리고 이날 닷새만에 퓨처스리그를 통해 경기력을 성공적으로 점검했다. 호주 멜버른,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에 이어 시범경기와 이날 등판까지 전반적으로 기복이 있다.
이날 등판만 보면 고무적인 대목이 보였다. 티빙에서 경기를 생중계한 최경환 해설위원은 “초구부터 스트라이크를 잡는 모습이 좋다. 2회부터는 빠른 투구 템포가 좋은 결과를 냈다”라고 했다. 실제 1회 2사 1,2루 위기서 이태훈을 헛스윙 삼진 처리한 뒤 투구템포가 빨라졌다. 자신의 일정한 투구동작을 유지할 수 있다면, 피치클락 시대에 빠른 투구템포는 큰 도움이 된다. 타자들이 급해지는 효과를 낳을 수 있다.
단, 주무기 체인지업이 높게 들어갈 때 안타를 맞았다. 5회 엄태경에게 우중간 3루타, 이한림에게 우선상 1타점 2루타를 맞을 때 전부 체인지업이 높게 들어갔다. 최경환 해설위원은 “체인지업의 높이를 조정할 수 있어야 한다. 체인지업의 높이가 조금만 높아도 치기 좋은 공이 돼 난타 당할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엄상백은 이날 간혹 커브를 던졌다. 그러나 결국 140km대 중반의 포심과 체인지업으로 승부해야 하는 투수다. 포심은 140km대 중반을 유지해야 하고, 체인지업은 낮게 비행해야 한다. 구종이 다양하지 않고, 공이 압도적으로 빠르지 않으니 제구력과 커맨드가 정말 중요한 투수다.
최경환 해설위원은 “체인지업의 높이를 효율적으로 조절해주면, 앞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줄 가능성이 크다”라고 했다. 아울러 실전 감각이 떨어진 문보경을 세 차례나 압도한 것도 자신감 상승세 도움이 될 듯하다. 문보경은 WBC 이후 허리가 좋지 않아 시범경기를 통째로 쉬고 이날 출전했다. 최경환 해설위원은 문보경의 실전 감각이 떨어져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제 관심사는 엄상백의 올 시즌 보직이다. 일단 한화는 올 시즌 개막전 선발 윌켈 에르난데스를 시작으로 오웬 화이트~류현진~문동주~왕옌청으로 선발로테이션을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문동주가 20일 시범경기 대전 KIA 타이거즈전서 컨디션 난조로 최저 138km 포심을 뿌려 우려를 샀다. 문동주는 몸은 이상이 없지만, 개막 로테이션에 들어가지 않는다면 대체자가 필요하다. 그 후보 중 한 명이 엄상백이다.

문동주가 정상적으로 선발등판을 한다면 엄상백은 롱릴리프로 뛸 전망이다. 긴 이닝을 소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셋업맨으로 대기할 가능성은 커지 않는다. 한화 마운드를 위해서나 본인을 위해서나 올 시즌 부활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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