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發 물가 불안”…소비심리 5p 급락, 두 달 만에 꺾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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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주연 기자] 이란을 둘러싼 중동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경제 심리가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전쟁발 물가 상승 우려와 금융시장 변동성이 겹치면서 소비자 인식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선 모습이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3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7.0으로 1월(112.1)보다 5.1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24년 12월 비상계엄 사태 당시(-12.7p) 이후 약 1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소비심리는 반도체 수출 호조 등 영향으로 올해 들어 두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오다, 중동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하락세로 전환됐다.

이번 지표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경기 전망의 급격한 악화다. 향후경기전망지수는 89로 전월 대비 13p 하락하며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고, 현재경기판단지수 역시 9p 하락한 86을 기록했다. 단순한 심리 조정 수준을 넘어 경기 방향 자체에 대한 기대가 빠르게 꺾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생활형편전망(-4p), 가계수입전망(-2p), 현재생활형편(-2p) 등 가계 관련 지표도 일제히 하락하며 소비 여건이 전반적으로 악화된 모습이다.

소비심리 위축의 배경에는 물가와 금리에 대한 부담 확대가 자리하고 있다. 금리수준전망지수는 109로 전월 대비 4p 상승했고, 향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율도 2.7%로 0.1%p 높아졌다.

이는 중동 전쟁에 따른 고유가와 환율 상승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이란 전쟁으로 인한 물가 상승과 경기 둔화 우려, 금융시장 변동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물가 상승 기대와 금리 부담이 동시에 확대되며 소비 여력을 제약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자산시장에 대한 기대 역시 빠르게 약화되고 있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96으로 12p 급락하며 13개월 만에 기준선 아래로 떨어졌다. 이는 향후 집값 하락을 예상하는 소비자가 더 많아졌음을 의미한다. 자산가격 기대가 꺾일 경우 소비 심리에도 추가적인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소비심리 하락을 단순한 일시적 조정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한다. 소비자 심리는 통상 실물 경기보다 선행하는 경향이 있는 만큼, 이번 하락세가 이어질 경우 실제 소비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다만 소비자심리지수 자체는 여전히 기준선(100)을 웃돌고 있어 전반적인 경기 위축 국면으로 단정하기는 이르다. 그럼에도 상승 흐름이 꺾였다는 점에서 방향성 변화 신호는 분명하다는 평가다.

결국 이번 지표는 중동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불안과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소비자 심리를 먼저 흔들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향후 소비와 내수 흐름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초기 신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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