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방금숙 기자] “종량제 봉투 들어온다는 소문 듣고 달려갔는데 벌써 다 나갔대요. 겨우 대형 75리터 두 장 2장 겨우 집어왔네요."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 고조 여파로 비닐 원료인 나프타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종량제 봉투 수급 우려가 커지고 있다. 소비자 불안은 사재기로 번지는 모습이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전국의 일부 종량제 봉투 판매처에서 입고 지연과 재고 부족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종량제 봉투 전문 온라인 판매처인 종량제닷컴은 최근 공지를 통해 “국제 정세 영향으로 제품 제작 및 입고 일정이 원활하지 못하다”고 안내했다.
현재 전국적으로 물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은 아니지만, 소비자 사이에서는 미리 봉투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커지며 일부 매장에서는 일시적인 품절이 발생하고 있다. 일부 유통 채널은 1인당 구매 수량을 제한하는 조치도 시행 중이다.
이번 수급 불안은 중동 지역 긴장에 따른 해상 물류 차질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된다. 국내로 들어오는 나프타 물량의 절반 이상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구조여서, 통행 지연이 발생할 경우 원료 확보에 곧바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나프타는 에틸렌과 프로필렌 등 플라스틱 기초 유분의 핵심 원료로, 비닐과 플라스틱 제품 전반에 사용된다. 원료 공급이 줄거나 가격이 오르면 포장재와 생활용품 등 후방 산업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석유화학 업계는 원료 가격 상승과 수급 불확실성에 대응해 설비 가동률을 조정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식품·유통업계 역시 원재료 가격 인상이 포장재와 각종 플라스틱 제품 가격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응에 나선 상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비축 물량을 통해 대응이 가능한 수준”이라며 “글로벌 원자재 가격 변동성이 워낙 큰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단계별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자 정부와 지자체도 긴급 대응에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종량제 봉투를 포함한 생활 밀접 품목 40여개를 집중 관리 대상으로 지정했다. 서울시를 비롯한 각 지자체도 재고 파악과 공급 안정 조치에 착수했다.
업계는 중동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을 경우 비축 물량이 소진되는 5~6월부터 대기업까지 도미노 타격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금도 포장재 원단 제조 등에서 원료 단가 상승 기류가 읽히고 있다”며 “중동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생산 차질과 가격 인상 등 연쇄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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