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고려아연 경영권 방어 성공…주총 끝에 이사회 9대 5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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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윤진웅 기자]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이사 5인 선임 안건 가결에 따라 이사회 구도가 최윤범 회장 측과 MBK 측 9대 5로 재편되면서 영풍·MBK 측 이사회 진입도 최소화했다. 다만 분리선출 확대 안건이 부결되며 상법 개정 반영에는 제동이 걸렸다.

고려아연은 24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이사회 구성에 영향을 미치는 주총인 만큼 경호인력을 배치, 중복 위임장 확인 등 외부인원 통제에 적극 나섰다. 때문에 예정된 오전 9시보다 한 시간가량 늦은 9시54분에서야 입장을 시작했다.

긴장된 분위기는 현장 밖에서도 이어졌다. 주총 시작 전부터 고려아연 노조가 코리아나호텔 앞에서 'MBK는 이제 그만 물러나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일부 노조는 조끼를 입은 채로 호텔 내부를 배회하기도 했다. 별다른 충돌 없이 시위는 마무리됐다. 고려아연 노조는 경영권 분쟁 발발부터 현 경영진을 꾸준하게 지지하고 있다.

/윤진웅 기자

당초 오전 9시 개회 예정이었지던 주총은 소수 주주 의결권 위임장 중복 문제로 3시간가량 지연된 오후 12시께 시작됐다. 개회 이후에도 중복 위임장 확인 문제로 약 20여분 만에 다시 정회가 선언되면서 사실상 지연 상태가 이어졌다.

제1호 의안으로 다뤄진 연결 및 별도 재무제표 승인과 이익배당 승인(보통주 현금배당 주당 2만원), 이익잉여금 처분 승인 등의 안건은 오후 2시 20분께 가결됐다. 이어 정관 변경안(제2호 의안)에 대한 주주 간 논의를 거쳐 제2-1호부터 2-7호까지 모두 가결됐다.

분리선출 감사위원 확대안을 비롯해 유미개발과 와이피씨·영풍·한국기업투자홀딩스가 각각 주주제안한 2-8호부터 2-12호까지는 모두 부결됐다. 다만 와이피씨·영풍·한국기업투자홀딩스가 주주제안한 '제2-13호 이사회 소집 절차 변경을 위한 정관 변경의 건'은 가결됐다. 이 건은 이사회 소집을 3일 전에 통보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번 주총 핵심 안건인 '집중투표에 의한 이사 선임의 건'은 이사 5인 선임의 건이 가결됐다. 이사 6인 선임의 건도 과반수 득표를 얻었으나 다득표 의안 가결 원칙에 따라 이 같이 결정됐다. 앞서 최윤범 회장 측은 5명의 이사 선임을, MBK 측은 6명의 이사 선임 안건을 각각 제안한 바 있다.

이어 투표에 따라 최윤범 회장은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집중투표제에 따른 의결권 9299만3444표 중 1560만8388표를 얻어 가결됐다.

집중투표제는 이사 선임 시 주주가 보유 주식 수에 선출할 이사 수를 곱한 만큼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주주가 특정 후보에게 표를 몰아줄 수 있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는 집중투표제 표결 기준을 두고 공정성 논란이 벌어졌다. 고려아연 측이 지난해 주총에서 적용한 기준과 다른 방식으로 표결을 진행해서다. 이번 주총에서는 기존 입장을 바꿔, 과소표결된 의결권까지 포함해 전체 의결권이 행사된 것으로 간주한 뒤 비례 배분하는 ‘프로라타(pro rata)’ 방식을 적용했다.

집중투표제에서는 선임할 이사 수만큼 의결권이 배수로 부여되는데, 일부 외국인 주주는 특정 후보에만 표를 행사하면서 미행사 의결권이 발생한다. 이 잔여 의결권을 그대로 둘지, 아니면 비례적으로 재배분할지에 따라 최종 득표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주총의 경우 예탁결제원 집계 기준을 그대로 반영해 실제 행사된 표만을 인정하고, 미행사 의결권은 별도로 재배분하지 않았었다.

고려아연 측은 예탁결제원 집계 수치와 이를 보정한 수치를 모두 종합해 검사인에게 제출하고, 최종 판단은 법원의 판단을 통해 가리겠다는 방침이다.

고려아연은 "당사는 표결과 관련해 법과 규정을 준수하는 한편 외부전문가들의 자문과 법률 검토를 거쳐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주주총회를 운영하고 있다"며 "이는 찬성과 반대에 상관 없이 주주의 의사를 충실히 있는 그대로 반영하기 위한 방안을 적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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