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성래은 영원무역그룹 부회장은 지난해에도 그룹 내 두 상장사로부터 총 121억6,300만원의 보수를 수령하면서 ‘초고액보수’ 행보를 이어갔다. 이처럼 그룹 규모에 비해 월등히 높은 보수 규모는 특히 승계 문제와 얽혀 더욱 주목을 끈다. 승계 비용 충당을 위한 초고액보수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한계치에 다다른 보수한도액 증액 추진을 향해 반대 목소리가 나온다.
◇ 증여세 발생 시점부터 보수 폭증
성래은 부회장의 초고액보수 행보는 그 규모를 넘어 배경에도 물음표가 붙는다. 보수가 크게 불어난 시점이 승계 문제와 맞닿아있기 때문이다.
성래은 부회장이 영원무역홀딩스와 영원무역으로부터 수령한 보수는 2020년까지만 해도 18억5,000만원이었다. 이후 2021년 21억7,300만원, 2022년 33억4,500만원으로 증가세를 이어가던 것이 급작스럽게 폭증한 건 2023년이다. 82억5,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크게 불어났다. 이어 2024년엔 126억원으로 치솟으며 또 한 번 껑충 뛰었다. 2년 새 4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지난해에는 121억6,300만원으로 모처럼 전년 대비 감소세를 보였으나 여전히 상당한 규모를 유지했다.
보수가 급증하기 시작한 2023년, 성래은 부회장은 승계 행보에 있어 중요한 관문을 넘었다. 영원무역그룹 지배구조상 정점에 위치한 오너일가 개인회사 YMSA 지분 50.1%를 부친인 성기학 영원구역그룹 회장으로부터 증여받은 것이다. 이는 경영적인 측면에서는 물론,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2세 시대가 본격화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여겨졌다.
문제는 이러한 지분 증여로 막대한 증여세 부담에 직면하게 됐다는 점이다. 성래은 부회장이 마주한 증여세 규모는 8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래은 부회장은 당시 이를 납부하는 과정에서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증여세 대부분을 YMSA에서 대여해 납부했는데, YMSA는 해당 자금을 영원무역에 부동산을 매각해 마련했기 때문이다. 이에 증여세 납부를 위해 오너일가 개인회사와 핵심 계열사 간 부동산 거래 대금을 활용했다는 뒷말이 나왔다.
성래은 부회장의 보수가 크게 불어난 시점은 지분 증여로 증여세 부담에 직면한 때와 일치한다. 더욱이 2023년은 영원무역홀딩스와 영원무역 모두 실적이 뚜렷한 하락세를 보인 바 있다.
성래은 부회장의 보수가 급증하면서 영원무역홀딩스와 영원무역은 이사 보수한도를 거듭 꽉 채우고, 증액하고 있다.
영원무역은 이사 수가 10명이던 2021년 이사 보수한도액이 50억원이었고, 실제 지급된 건 36억8,100만원이었다. 이듬해인 2022년에도 같은 수의 이사에게 총 48억9,000만원이 실제 보수로 지급됐다. 그런데 2023년엔 이사 보수한도액이 80억원으로 늘어남과 동시에 80억원 모두 실제 지급됐다. 2024년과 2025년엔 이사 수가 7명으로 줄어들었음에도 이사 보수한도액은 100억원으로 늘어나며 대부분 실제 지급됐다. 이 중 성래은 부회장에게 지급된 보수만 2024년 62억7,500만원, 2025년 58억5,800만원이었다. 영원무역홀딩스 역시 같은 양상이 확인된다.
올해는 두 곳 모두 이사 보수한도액을 재차 증액한다. 영원무역홀딩스는 75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영원무역은 100억원에서 150억원으로 증액하는 방안을 정기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할 예정이다. 이사 수도 각각 1명씩 늘어나지만 성래은 부회장의 초고액보수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와 관련, 영원무역그룹 측은 “이사 보수 한도는 이사가 제공하는 직무와 지급받는 보수 사이에 합리적 비례관계가 유지돼야 하며, 채무 상황이나 영업실적에 비춰 합리적인 수준을 벗어나 현저히 균형성을 잃을 정도로 과다해선 안 된다는 원칙하에 독립적인 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된 당사 보수위원회에서 공정하고 투명하게 심의 및 결의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또한 “이러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이사 보수 수준의 적정성에 대해 외부 전문기관의 보상 컨설팅 결과를 반영해 검토했으며, 경영성과와 역할 확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이사 보수한도 조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의결권 자문기관인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의 시각은 다르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영원무역 이사 보수한도액 승인 안건에 대해 “지난해 실지급된 이사 보수한도액 중 92%가 성기학 회장과 성래은 부회장에게 지급됐다”고 지적하는 한편, 성래은 부회장에 대해 “계열회사에서 겸직하며 이중으로 보수를 받는 이사에게 다른 이사의 10배 가까이 높은 보수를 지급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다른 임원과 비교해 지배주주 이사에게 과도한 보수를 지급하는 것은 합리성과 공정성이 결여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반대를 권고했다.
뿐만 아니라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성래은 부회장은 2023년 성과급이 484% 증가하며 보수총액이 166% 늘었고, 2024년에도 50% 늘었다. 다만, 2025년에는 7% 줄었는데, 다른 이사들의 보수는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보수총액 한도를 다 소진하여 지급 여력이 없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하면서 “회사는 ‘경영진이 사업 안정화와 실적 개선, 기업가치 제고를 주도하며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고 ‘경영성과와 역할 확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으나, 50억원이나 증액해야할 구체적인 사유는 제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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