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돌아보면 미국은 스스로 우승 자격을 발로 걷어찼다. 결승까지 오른 건 특유의 저력일 뿐이지 능력 이상의 힘을 발휘했다고 보긴 어렵다. 그렇게 야구종주국이 대망신을 당했다.
미국은 1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 결승서 베네수엘라에 2-3으로 졌다. 베네수엘라 마운드에 3안타로 묶이면서 홈에서 베네수엘라의 우승의 들러리가 되고 말았다.

돌아보면 미국은 여전히 우승에 간절하지 않았다. 그리고 오만했다. 2006년, 2009년 등 대회 초창기처럼 올스타전 바라보듯이 경기에 나서지는 않았다. 그러나 요소요소에 빈틈이 보였고, 안 좋은 결말을 예상할 수 있었다.
우선 대회 조직위원회는 아직도 아마추어적 발상을 버리지 못했다. 공정하게 대회를 운영해야 하는데 ‘미국 봐주기’ 논란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이 대회의 주최사는 WBC 조직위원회다. 그러나 WBC 조직위원회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속해 있다. 즉, 미국이 주최하는 대회인 것이다.
당연히 WBC 조직위원회는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더더욱 엄격하고 공정하게 대회를 운영 및 관장해야 했다. 그러나 미국과 일본을 결승 이전에 만나지 않기 위해 토너먼트 대진표를 애매하게 짜놓은 것부터가 대회의 격을 떨어뜨리는 행위였다. FIFA는 절대 각 연령별 월드컵을 그렇게 운영하지 않는다.
토너먼트 장소를 미국 밖에서 개최하지 않는 것도 결국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수입 때문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이 없다. 세계최고의 야구대회인데 왜 자신들의 수입만 노골적으로 신경 쓰나. 그 자체가 아마추어적 발상이다. 다음 대회부터는 조편성 과정부터 투명하게 전부 공개해야 한다. 그리고 FIFA 월드컵처럼 돌아가며 특정 국가에서 1라운드부터 결선 토너먼트까지 다 치러야 한다. 그리고 FIFA가 월드컵 본선 조추첨 행사를 투명하게 전세계에 공개하는 걸 보고 배워야 한다. 근본적으로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가 메이저리그 사무국보다 힘이 약하니 축구월드컵처럼 권위있고 품격 있는 축제를 치를 토대가 마련되지 않는 치명적인 함정이 있다.
미국은 그렇게 늘 이중 3중의 이득을 보고도 2017년 대회에 딱 한 차례만 우승했다. 이 자체가 망신이다. 에이스 타릭 스쿠발은 약체와의 조별예선 딱 1경기에만 나간 뒤 무게감 있는 경기에는 등판을 거부하고 소속팀으로 돌아가 개막에 맞춰 투구수 빌드업을 했다. 그리고 4강과 결승서 덕아웃에 돌아와 경기 출전 대신 응원만 했다. 신성한 국제대회를 철저히 개인의 시즌 준비 무대로만 여겼다. 만약 스쿠발이 중도에 팀을 떠나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에서 시범경기에 등판하지 않았다면, 이날 결승전 선발로 나갈 수도 있었다. 그랬다면 결과는 아무도 모를 일이었다.
지극히 개인주의적인 마인드, 나아가 선을 많이 넘는 만행이었다. 이를 제도적으로 규제할 방법이 딱히 없는 것도 WBC의 맹점이다. 정확히 말하면 관심도 없다. 에이스라는 작자가 저런 마인드를 갖고 있으니 미국의 우승은 애당초 어려웠다.
마크 데로사 감독은 이탈리아전을 앞두고 이미 8강행을 확정했다는 실언을 했다. 기본적인 대회규정도 숙지 못했다는 얘기. 또한, 이미 은퇴를 선언한 ‘레전드’ 클레이튼 커쇼를 데려와 멋지게 '국대 라스트댄스'를 치러줄 것처럼 하더니, 정작 대회서 한번도 마운드에 올리지 않았다. 커쇼가 온갖 좋은 말로 포장해 처음이자 마지막인 국제대회를 그것도 대회 도중에 마무리했지만, 누가 봐도 미국은 커쇼에게 결례를 범했다.
마지막으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조롱이 결과적으로 미국에 짐이 됐다. 미국은 지난 1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생포, 압송해 베네수엘라와의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은 상태. 이런 상황서 트럼프 대통령은 SNS에 베네수엘라를 두고 미국의 ‘51번째주’를 언급했고, 이는 베네수엘라 선수들의 승부욕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

미국은 그렇게 2023년에 이어 두 대회 연속 홈 그라운드에서 준우승에 만족했다. 말로만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이지, 구성원들의 마인드는 아마추어만도 못했다. 다음 대회? 일본과 기존 중남미 강호들은 여전히 만만치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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