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지영 기자 안경·선글라스 브랜드 젠틀몬스터의 디자인을 모방한 혐의로 블루엘리펀트 최모 전 대표가 구속기소됐다. 디자인이 등록되지 않은 상품을 모방한 혐의로 기업 대표가 구속된 것은 국내 첫 사례다.
지식재산처 기술디자인특별사법경찰과(이하 지재처)는 17일 블루엘리펀트의 형태 모방 관련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앞서 대전지방검찰청 특허범죄조사부는 최 전 대표 등 3명을 지난 12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및 방조 혐의로 기소했다.
◇ ‘가성비 대체품’ 알고 보니 데드카피
젠틀몬스터는 블랙핑크 제니 등의 유명인이 착용하며 인기를 얻은 브랜드다. 블루엘리펀트는 이와 유사한 디자인에 저렴한 가격으로 젠틀몬스터의 ‘가성비 대체품’으로 입소문을 탔다. 젠틀몬스터의 상품 가격이 30만원 대인 반면, 블루엘리펀트는 5~6만원대다.
수사 과정에서 디자인 유사성이 수치로 증명됐다. 지재처가 양사의 안경·선글라스 제품을 3D 스캐닝으로 비교한 결과, 50종 가운데 29종이 오차 1mm 이내로 95% 이상 일치했다. 같은 오차 범위에서 99% 이상 일치하는 상품도 18종에 달했다. 육안 상으로 구분이 불가능할 정도로 유사한 소위 ‘데드 카피’ 제품이다.
최 전 대표는 별도의 디자인 인력 없이 젠틀몬스터 제품을 구입해 사진을 촬영한 뒤, 자체 로고를 합성해 생산지시서를 작성, 이를 해외 제조공장에 발주해 생산한 후 국내로 수입·판매한 것으로 수사 결과 드러났다.
이들이 2023년 2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국내에서 판매한 디자인 모방 상품은 51종, 약 32만개, 판매가는 123억원에 달한다. 이를 바탕으로 블루엘리펀트의 매출은 2022년 9억9,000만원에서 2023년 57억원, 2024년 300억원으로 급성장했다.
◇ 블루엘리펀트 “안경 특수성 반영 안 돼”
블루엘리펀트는 이번 일에 대해 “인체공학 구조상 유사한 형태를 가질 수 밖에 없는 안경의 특수성이 수사 과정에서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향후 재판 과정에서 성실히 소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구속 이후 논란이 된 제품은 즉시 판매를 중단했으며, 2025년부터는 디자인 전문 인력을 확보하고 IP 컴플라이언스 체제를 도입하는 등 재발 방지에 주력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카피 제품을 저가로 판매로 부당이득을 챙겼다는 지적에 “회사의 2025년 가결산 기준 영업이익률은 5.4%에 불과하다”며 “글로벌 시장 진출, 독자적 브랜딩을 위한 매장 확대, 품질 향상을 위한 인프라에 공격적으로 투자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현재 블루엘리펀트는 최 전 대표의 사임에 따라 유인철 최고재무책임자(CFO)와 고경민 최고법률책임자(CRO)를 공동대표로 선임해 전문 경영인 체제로 전환한 상태다.
안경·선글라스 제품뿐만 아니라 파우치 등 액세서리와 매장 인테리어 콘셉트 모방에 대한 민사 소송도 진행 중이다. 2025년 10월 아이컴바인드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한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에 따른 판매 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다.
젠틀몬스터는 "파우치 디자인이 공개되고 2년 뒤 블루엘리펀트가 동일한 디자인을 대표이사 명의로 출원 및 등록했다"고 주장하면서, 해당 제품에 대해 올해 3월 특허심판원에 무효 심판도 제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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