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막았더니 사업자대출… ‘사기죄’로 강경 대응 나선 이 대통령

시사위크
이재명 대통령이 사업자대출의 부동산 유용에 대해 사기죄 적용 가능성과 전수조사를 언급하며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사업자대출의 부동산 유용에 대해 사기죄 적용 가능성과 전수조사를 언급하며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두완 기자  주택담보대출을 조이자 자금은 다른 길을 찾았다. 금융당국 점검 과정에서 사업자대출이 주택 매입에 활용된 정황이 확인되면서, 대출 규제의 빈틈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단순한 금융사고를 넘어 정책 설계의 문제로 번지는 가운데, 대통령이 직접 형사처벌 가능성까지 언급하면서 정치권 공방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 주담대 규제 빈틈… 사업자대출로 번진 ‘우회 매입’

사업자대출을 활용한 부동산 매입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금융당국 점검 과정에서 일부 사업자대출이 주택 구입 자금으로 사용된 정황이 확인되면서, 가계대출 규제 이후 자금이 우회 이동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개별 사례에 그치기보다, 주택담보대출이 막히자 사업자대출로 자금을 돌리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된다.

이런 사례가 증가한 배경에는 정책 시점이 맞물린다. 정부는 지난해 6월 27일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을 통해 다주택자의 추가 주택 구입 목적 주택담보대출을 사실상 차단하고, 금융권 전반의 대출 총량을 강하게 묶었다. 이후 가계대출 증가세는 둔화됐지만 자금 수요는 사라지지 않았고, 다른 경로를 찾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했던 사업자대출이 그 통로로 활용됐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흐름은 정책 설계의 특성과도 맞닿아 있다. 주택담보대출은 총량 규제와 용도 제한이 결합된 구조인 반면, 사업자대출은 자금 사용을 사후적으로 점검하는 방식이 중심이다. 대출 실행 단계에서의 규제 강도 차이가 존재하는 만큼, 규제를 강화할수록 상대적으로 느슨한 영역으로 자금이 이동할 여지가 생긴다는 것이다.

실제 정부 역시 이러한 가능성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다. 당시 6·27 대책 직후 열린 가계부채 점검회의에서는 사업자대출의 용도 외 사용을 점검 대상으로 포함시키고, 규제 회피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차단하겠다는 방침이 논의됐다. 이후에는 용도 외 유용이 확인될 경우 대출 회수와 신규 대출 제한까지 검토하는 등 대응 수위를 단계적으로 높여왔다.

그럼에도 문제가 이어졌다는 점은 또 다른 의문을 남긴다. 사후 점검 중심의 관리 체계만으로는 자금 흐름을 통제하는 데 한계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특히 사업자대출은 실제 사업 운영 자금과 투자 목적 자금이 혼재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형식상 요건만으로는 용도 판단이 쉽지 않다는 점도 구조적 취약성으로 꼽힌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 대응 수위도 높아지는 모습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17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사업자금 명목으로 대출을 받아 부동산 구입에 사용하는 경우 사기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출 과정에서 용도를 허위로 기재하거나 금융기관을 속였다면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취지다. 아울러 금융감독원과 국세청의 합동 전수조사와 대출금 회수 가능성도 함께 언급했다.

사업자대출이 주택 구입 자금으로 사용된 정황이 확인되면서, 대출 규제의 빈틈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 뉴시스
사업자대출이 주택 구입 자금으로 사용된 정황이 확인되면서, 대출 규제의 빈틈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 뉴시스

이는 사안의 성격을 단순한 금융질서 위반에서 형사 책임 문제로 확장시키는 조치로 해석된다. 그동안 용도 외 유용은 대출 회수나 거래 제한 등 행정적 제재 중심으로 다뤄졌지만, 앞으로는 기망 여부에 따라 형사처벌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정책 대응의 방향이 달라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를 두고 정치권의 해석이 엇갈린다. 더불어민주당은 투기적 수요와 불공정 거래에 대해서는 금융·세제 수단을 통해 규율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18일 박성훈 수석대변인 논평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을 “국민 협박”이라고 비판하며, 이를 현 정부 부동산 정책 실패와 연결지었다. 가계대출을 강하게 조이는 과정에서 자금이 규제가 덜한 영역으로 이동한 구조적 문제를 방치했다는 주장이다.

쟁점은 정책의 실효성과 형평성이다.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가계대출을 강하게 억제하는 과정에서 사업자대출이라는 다른 통로가 사실상 열려 있었다면 정책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동시에 실제 사업 운영을 위한 자금과 부동산 투자 자금을 어떻게 구분할 것인지 그 경계 역시 모호한 영역으로 남는다.

또 다른 쟁점은 규제 방식 자체다. 특정 대출을 강하게 제한하는 방식이 반복될 경우, 시장에서는 규제가 상대적으로 약한 영역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현상이 반복될 수 있다. 결국 개별 대출 규제 강화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대출 전반을 아우르는 구조적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전수조사의 범위와 실효성도 과제로 남는다. 이미 집행된 대출까지 폭넓게 들여다볼 경우 조사 대상이 크게 늘어날 수 있고, 금융회사들의 사후 관리 책임 문제도 함께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단속 강화가 시장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역시 적지 않다.

이번 논란은 단순한 불법대출 적발을 넘어, 대출 규제 방식 전반을 다시 짚어보게 하고 있다. 가계대출을 조이면 다른 대출로 자금이 이동하는 흐름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그리고 규제의 빈틈을 막으면서도 정상적인 자금 흐름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정책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Copyright ⓒ 시사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주담대 막았더니 사업자대출… ‘사기죄’로 강경 대응 나선 이 대통령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