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윤혁 기자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법’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했다. 국민의힘이 중수청의 수사 독립을 충분히 담보해야 한다며 검토·보완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다. 이에 국민의힘은 즉각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의 입법폭주”라며 규탄에 나섰다. 민주당이 사법 개혁에 이어 검찰 개혁에도 속도를 내는 가운데 ‘중수청법’을 두고 여야 충돌이 다시 격화되는 모양새다.
◇ 국민의힘 “ ‘괴물 중수청장’ 나올 수도”
행안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의 중수청법 강행처리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즉각 강행처리를 중단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민주당이 전날 행안위 법안심사1소위에서 ‘중수처법’을 통과시킨데 이어, 이날 오전 열린 전체회의에서도 강행 처리하자 반발에 나선 것이다.
이날 행안위 전체회의에서는 ‘중수청법’ 관련 쟁점들을 두고 여야간 공방이 벌어졌다. 핵심 쟁점은 중수청의 ‘수사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 확보였다. 행안위 야당 간사인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은 “제가 관심을 가졌던 건 공소청 수사가 행안부 장관으로부터 어떻게 수사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할 것인가였다”며 “그런데 법안 심의 과정에서 이 부분은 하나도 수정되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서 의원은 특히 행안부 장관에게 중수청 지휘·감독권이 부여된 점을 문제 삼았다. 서 의원은 “왜 중수청장은 괴물 중수청장이 될 수 있고, 장관은 괴물 장관이 될 수 없다고 전제하냐”며 “장관 산하에 중수청이 있는건데 왜 접근하는 방법이 다르냐”라고 꼬집었다. 독립적인 수사기관으로 기능해야 할 중수청의 지휘·감독권을 행안부 장관이 가질 경우 중수청 수사에 영향이 갈 것이라는 지적이다.
아울러 적격심사위원회를 통한 수사관 면직 조항이 ‘독소조항’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공소청법’은 적격심사에서 직무를 계속 수행하는 것이 곤란하다고 판단되는 수사관을 재적위원 3분의 2 이상의 의결을 거쳐 부적격자로 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서 의원은 “(중수청)인사위원회, (중수청장)후보추천위원회, 적격심사위원회 등 이런 부분들이 전부 행안부 장관 산하에 있다”며 “그렇다면 (장관이) 수사권의 직접적인 개입보다도 인사권, 징계, 부적격 심사를 통해서 얼마든지 수사관들을 컨트롤 할 수 있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도 “행안부 장관에게 과도하게 부여된 지휘·감독권한은 국가 수사력을 정권의 하수인으로 전락하게 만들것”이라며 “국가 기관을 정권의 사유화된 칼날로 만드는 악법 중 악법”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해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중수청의 모든 수사관들이 적격심사 결과를 세밀하게 들여다보고 있다”며 “행안부장관이 추천하는 수사관 2명 역시 내부에서 일하는 사람들로, 장관이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라고 보면 안 된다”라고 반박했다. 서 의원이 제기한 ‘장관의 적격심사 개입을 통한 수사관 컨트롤’은 비현실적이라는 설명이다. 이어 “(장관의 지휘·감독권은) 중수청이 권력기관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한 문민 통제수단”이라며 “장관의 개별 수사에 대한 수사지휘권은 문서를 통해서 이루어진다”고 덧붙였다. 결국 법안은 위원 표결 끝에 참석 의원 17명 중 찬성 12명, 반대 5명으로 가결됐다.
민주당 측은 법안의 부족함은 인정하면서도 더 이상 ‘중수처법’ 처리를 지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상식 민주당 의원은 “(법안) 실행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은 그 이후의 수정 보완을 통해 충분히 수정할 수 있다”며 “이제는 결단할 시간이다. 조금 미비하고 불안정하더라도 적기에 실시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법사위에서 중수처법을 통과시킨 뒤, 19일 본회의 통과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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