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최주연 기자] 글로벌 인공지능(AI) 시장이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에 집중된 가운데, 정부가 이를 대체할 ‘토종 AI 반도체’ 육성을 위해 5년간 50조원 규모의 금융 지원에 나선다. AI 패권 경쟁의 핵심인 컴퓨팅 자원을 국산화해 기술 종속 구조를 탈피하겠다는 전략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금융위원회는 1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한국산업은행, 국내 AI 반도체 기업들과 함께 ‘K-엔비디아 육성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민관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국민성장펀드를 활용해 향후 5년간 AI 및 반도체 분야에 총 50조원을 공급하는 것이 핵심이다. 올해에만 약 10조원의 장기 인내자본을 투입해 인프라 구축부터 양산, 스케일업까지 단계별 지원이 이뤄질 예정이다.
현재 글로벌 AI 산업은 GPU 의존도가 높은 구조지만, 높은 전력 소모와 비용 부담이 확산의 제약 요인으로 지목된다. 정부는 저전력·고효율 신경망처리장치(NPU)를 중심으로 한 대체 기술을 육성해 시장 구조 전환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배경훈 과기정통부 장관은 “AI 고속도로 구축 이후에는 국산 NPU 확산을 통해 글로벌 경쟁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 50조 투입 ‘투자 전쟁’…K-엔비디아 육성 본격화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 산업 지원을 넘어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 대응 성격이 짙다. 금융위원회는 국민성장펀드 150조원 중 50조원을 AI·반도체에 집중 투입하며, 정책금융과 민간 자금을 결합한 ‘투자 전쟁’ 체제로 전환한다는 구상이다.
한국산업은행은 팹리스·파운드리·패키징 등 밸류체인 전반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유망 기업에 대한 대규모 모험자본 공급에 나설 예정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AI 반도체 유니콘 5개와 기술 선도 강소기업 5개를 육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단기적으로는 NPU 기반 제품 상용화와 산업 적용 확대에 집중하고, 중장기적으로는 피지컬 AI 대응 초저전력 기술 확보를 통해 글로벌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 ‘돈’보다 ‘생태계’…AI 패권 경쟁의 진짜 변수
다만 업계에서는 대규모 투자만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는 시각도 나온다. AI 반도체 산업은 설계·제조·패키징뿐 아니라 소프트웨어와 데이터까지 결합된 복합 생태계가 경쟁력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프로젝트의 성패는 단순 자금 투입이 아니라 AI 컴퓨팅 인프라와 소프트웨어, 데이터까지 포함한 통합 생태계를 얼마나 빠르게 구축하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GPU 중심 구조에서 NPU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은 단순 기술 경쟁이 아니라 산업 패러다임 전환”이라며 “투자 규모보다 생태계 구축 속도가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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