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닝 소화 못 해 아쉬워요" 고영표의 힘겨웠던 한일전, 그를 위한 변명 [MD도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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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조별리그 한국-일본 경기. 선발 고영표가 1회 일본 스즈키에게 투런포를 내주고 수비를 마친 뒤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도쿄(일본)=한혁승 기자

[마이데일리 = 도쿄(일본) 김경현 기자] 고영표(KT 위즈)가 한일전에서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고영표는 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1라운드 C조 조별예선 2차전 일본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2⅔이닝 3피안타(3피홈런) 4탈삼진 1볼넷 4실점을 기록했다.

세계 최강 일본을 상대로 최선을 다했다. 1회 첫 타자 오타니 쇼헤이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곤도 겐스케를 2루수 땅볼로 잡았다. 스즈키 세이야에게 한가운데 실투를 던져 투런 홈런을 맞았다.

2회는 삼자범퇴로 깔끔했다. 무라카미 무네타카와 마키 슈고를 연속 루킹 삼진, 겐다 소스케를 유격수 땅볼로 솎아 냈다.

3회 고비를 넘지 못했다. 사카모토 세이시로는 헛스윙 삼진. 다만 오타니에게 동점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곤도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한숨 돌렸다. 하지만 스즈키에게 다시 홈런을 내줬다. 홈런 세 방 모두 실투였다.

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조별리그 한국-일본 경기. 고영표가 1회말 선발 투수로 나와 힘차게 투구하고 있다./도쿄(일본)=한혁승 기자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조별리그 한국-일본 경기. 고영표가 1회말 선발 투수로 나와 힘차게 투구하고 있다./도쿄(일본)=한혁승 기자

고영표는 조병현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등판을 마쳤다. 4회 김혜성의 투런 홈런 덕분에 패전이 지워졌다. 한국은 7회 4볼넷을 헌납하며 3실점했다. 이후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6-8로 무릎을 꿇었다.

너무나 부담스러운 임무였다. 다른 팀도 아니고 일본이다. 단순한 라이벌이 아니다. 실력, 국민감정, 그간 쌓인 서사를 생각하면 누가 올라가도 쉽지 않은 경기였다.

상성도 문제다. 일본은 주요 전력이 좌타자다. 오타니, 곤도, 요시다 마사타카, 무라카미 무네타카까지 살벌한 좌타 라인을 자랑한다. 고영표는 사이드암이다. KBO리그 최고의 체인지업이 있어 버티지만, 좌타자를 버거워 한다.

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조별리그 한국-일본 경기. 오타니가 3회말 1사에 동점 솔로포를 치고 있다./도쿄(일본)=한혁승 기자

고영표의 선발 등판은 지난 2월 말 일본 오키나와에서 결정됐다. 원래 한일전에 등판할 투수는 고영표가 아니었을 가능성이 높다. 류지현 감독의 대답에서 이를 유추할 수 있다.

7일 한일전을 앞두고 류지현 감독은 "오키나와 캠프 마지막 턴 정도 될 것 같다. 그때 다시 한 번 전략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가 왔다. 그 시기에 조금의 수정이 있었다. 그것도 사실이다. 고영표가 한일전 선발투수로 나가는 게 가장 좋겠다는 결정을 했다"고 했다.

'전략적'인 선택도 있었다. 한국의 목표는 8강 진출이다. 각 조 2위까지 2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다. 일본은 절대 1강이다. 여러 가지 상황이 맞물려 어려운 임무가 주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2026 WBC 한국 대표팀 류지현 감독./도쿄(일본)=김경현 감독

선발이 공식적으로 발표되기 전인 5일 고영표는 취재진 앞에서 "전략적으로 가야 한다. 결국 우리가 목표로 하는 건 8강이고 조별 예선을 통과하는 게 목표이기 때문에 전략을 잘 짜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저한테 왜 일본전 선발을 맡기셨는지 저도 많이 생각을 많이 했다. 잘 때마다 많이 생각을 했는데, 그것을 제가 판단한 대로 경기를 끌어 끌고 나가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영표는 "제 스스로는 (답을) 찾았다. 그게 일치할지는 모르겠지만, 스스로는 이유를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대회를 위해 투구폼까지 바꿨다. 고영표는 "대회를 준비하며 투구폼을 더 경쾌하게 가져가고 있다"고 했다. 그 결과 체인지업의 궤적이 짧아졌다. 박동원의 증언이다. 다만 피치 터널링은 길어졌다는 것이 고영표의 설명. 직구와 체인지업을 구분하기 더 어려워 졌다. ABS가 없기에 타자를 직접 공략하기 위한 변화였다.

짧은 기간에 투구폼을 바꿔서였을까. 고영표답지 않은 실투가 계속 나왔다. 공이 한가운데로 몰렸고, 세계 최고의 타자들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조별리그 한국-일본 경기. 선발 고영표가 일본 스즈키에게 3회말 2사에 연타석 역전 솔로포를 내주고 교체되고 있다./도쿄(일본)=한혁승 기자

한편 경기 종료 후 고영표는 "시작하자마자 볼넷을 허용했는데 영점을 잡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 커브 피홈런 2개를 맞았는데 그 부분이 아쉽다"라면서 "실점하더라도 내일(8일 대만전)과 모레(9일 호주전) 경기가 중요하기 때문에 이닝을 소화하려 했는데 생각보다 못 한 것 같아서 아쉽다"고 말했다.

유독 커브 투구가 많았다. 고영표는 "일본 타자들을 의식 많이 하다 보니 그렇게 전개가 된 것 같다"고 했다.

심판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 문자중계 상 존에 걸친 공들이 여럿 있었지만 주심은 볼로 선언했다. 고영표는 "존도 아쉬움이 있다면 있는 건데, 양 팀 다 같은 주심이 보는 것이기 때문에 핑계라고 할 수는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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