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한미약품그룹을 둘러싼 대주주와 전문경영인 간 갈등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최근 제기된 성추행 가해 임원 비호 논란과 경영 간섭 문제를 둘러싸고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가 공개 입장을 밝혔다.
4일 한미약품에 따르면 박 대표는 이날 임직원 100여명이 참석한 타운홀 미팅에서 “이번 주주총회에서 연임 여부와 관계없이 개의치 않는다”며 “한미를 비리 조직처럼 매도하는 대주주의 주장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밝히기 위해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한미사이언스 기타비상무이사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을 둘러싸고 성추행 가해 임원 비호 의혹과 전문경영 간섭 논란이 불거지자 일부 임직원들이 반발하며 릴레이 집회를 이어왔다. 이에 대해 신 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를 열고 “성추행 임원 징계 절차에 관여한 사실이 없고 전문경영인 체제를 넘어서는 경영 간섭도 하지 않았다”고 반박한 바 있다.
박 대표는 “대주주 측에서 나를 ‘연임이나 청탁하러 온 사람’이라고 표현하며 모욕했다”며 “녹취가 이뤄진 자리에서 나는 연임을 부탁하려고 만난 것이 아니라 부당한 경영 간섭의 이유를 묻기 위해 만났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대주주가 한미 구성원 전체를 비리 조직처럼 언급해 모욕감을 느꼈다고 전달하는 과정에서 대화 맥락상 연임 이야기가 나온 것”이라며 “당시 상황의 취지가 왜곡됐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날 신 회장을 향해 세 가지 사안에 대한 공개 질의도 제기했다.
먼저 “회사의 공식 조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가해 임원에게 전화해 조사 사실을 미리 알린 이유가 무엇인지”를 물었다. 이어 “녹취 대화가 있었던 날 이미 처분이 종결됐다고 했지만 실제 가해자 최종 처분은 녹취 이후인 2월 13일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또 “본인을 대통령에 비유하며 ‘여러 사람을 만나 보고 듣는 것이 왜 문제냐’고 한 발언은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기존 입장과 배치된다”며 이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다.
아울러 “로수젯 원료를 미검증 중국산 원료로 변경해도 문제가 없다고 확신하는지 묻고 싶다”며 “이미 의료 현장에서는 로수젯 복용과 처방을 계속해도 되는지에 대한 문의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한미의 성장 중심에는 고(故) 임성기 선대회장의 ‘품질 경영’이 있다”며 “공식 임기 동안 이 정신을 지키는 데 모든 것을 걸겠다”고 밝혔다. 이어 “구성원들에게 나를 지지해 달라고 요청하지는 않겠지만 한미 구성원이라면 임성기 정신을 훼손하는 시도에 침묵하지 말아 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박 대표를 포함해 한미약품 이사회 구성원 10명 가운데 5명의 임기가 이달 만료된다. 이달 열릴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진 구성과 이사회 재편을 둘러싼 갈등이 표면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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