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미디어 콘텐츠의 파급력을 잘 보여주는 사례가 나왔다. 십수 년 전 예능 프로그램의 한 장면이 제철 채소의 수급에 비상을 걸리게 하는가 하면, 한 편의 영화가 한산했던 유배지를 전국적인 관광 명소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최근 온라인상에서는 때아닌 '봄동 비빔밥' 열풍이 거세다. 발단은 18년 전인 2008년, KBS 예능 '1박 2일'에서 방송인 강호동이 선보인 먹방 장면이다. 할머니 집 텃밭에서 딴 봄동으로 겉절이를 만들어 양푼에 비벼 먹던 모습이 최근 SNS 알고리즘을 타고 '밈(meme)'으로 확산하며 화제를 모았다.
이러한 열풍은 즉각적인 시장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주산지인 전남 지역의 한파와 폭설로 공급은 줄어든 반면, SNS를 통한 수요가 폭발하며 봄동은 '금(金)동'이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25일 기준 봄동 15kg 평균 도매가격은 전년 대비 30% 이상 치솟은 상태다.
스크린의 화력은 강원도 영월로 향했다. 비운의 왕 단종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이하 왕사남)'가 흥행 돌풍을 일으키면서, 극 중 주요 배경인 영월이 '성지순례'를 온 방문객들로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단종의 유배지인 청령포는 영화 속 여운을 직접 확인하려는 이들이 몰리며 연일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2일 영월군에 따르면 평소 한산했던 청령포 매표소 일대는 영화 개봉 이후 대기 시간이 2시간을 훌쩍 넘기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다. 강으로 둘러싸인 유배지 특성상 도선을 이용해야만 입장이 가능한데, 대기 줄이 주차장 너머까지 이어질 정도다. 영월군은 도선 운행을 상시 가동 수준으로 확대하고 안내 인력을 충원하는 등 안전사고 예방과 편의 제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사례들은 잘 만든 콘텐츠 하나가 농가 수급을 좌우하고 지역 관광 지도를 바꿀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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