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서기찬 기자] 졸음운전 차량에 불의의 사고를 당해 뇌사 상태에 빠졌던 16세 소녀가 장기 기증을 통해 6명의 생명을 구하고 하늘의 별이 되었다.
3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박채연(16) 양이 지난해 12월 16일 아주대학교병원에서 심장, 폐, 간, 신장, 양쪽 안구를 기증하여 총 6명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했다고 밝혔다.
친척 결혼식 가던 길에 만난 비극
2009년생인 박 양은 지난해 12월 14일, 가족과 함께 친척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던 중 졸음운전 차량과 충돌하는 참변을 당했다. 사고 직후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박 양은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판정을 받았다.
외동딸을 허망하게 보낼 수 없었던 유가족은 깊은 고심 끝에 기증을 결심했다. 가족들은 "딸의 일부분이라도 누군가의 몸에서 살아 숨 쉬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기증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장·회장 도맡던 모범생, 꿈은 '사회복지사'
경기도 안산에서 자란 박 양은 생전 밝고 활동적인 성격으로 주변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고등학교 재학 시절에는 매년 반장과 회장에 선출될 만큼 강한 책임감을 보였으며, 학업에도 매우 성실했다.
특히 평소 도움이 필요한 친구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 줄 알았던 박 양은 타인을 돕는 '사회복지사'를 장래 희망으로 꿈꿔왔던 따뜻한 인재였다. 생전의 성품처럼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며 숭고한 나눔을 실천하고 떠난 것이다.
"다음 생에도 아빠 딸로 와주렴"
박 양의 아버지 박완재 씨는 떠나는 딸에게 눈물 섞인 마지막 편지를 남겨 보는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박완재 씨는 "사랑하는 채연아, 아빠와 엄마는 채연이와 보낸 시간이 너무나도 행복했어. 지금도 네가 옆에 없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아. 하늘에서 엄마, 아빠의 목소리가 들릴까? 매일 너를 그리워하고 있어. 새로운 생명을 선물 받은 분들도 건강했으면 해. 최고로 착한 딸이자 사랑스러운 딸 채연아. 다음 생에 또 아빠 딸로 와줬으면 해."라며 마지막 인사를 눈물로 썼다.
장기기증원 관계자는 "어린 나이에 꿈을 다 펼치지도 못하고 떠난 고인과, 숭고한 결정을 내려주신 유가족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애도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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