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컨택센터 파견업계, 매출 4조원 '인력 보유'서 '전략 활용' 체질 개선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2024년 말 비상계엄 사태와 내수 침체라는 이중고가 국내 경영 환경을 덮쳤다. 하지만 파견업계는 이러한 악재를 뚫고 사상 최초로 매출 4조원 시대를 눈앞에 뒀다. 과거의 경직된 고용 구조에서 탈피했다. '고용 형태 자유화' 기조가 산업 현장의 주류로 안착한 결과다. 

경영 불확실성에 직면한 기업들은 파견 인력을 리스크 관리의 핵심 카드로 선택했다. 이러한 전략적 선택이 업계 전체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수행했다.

프라임경제 기업부설연구소가 발간한 '2026 컨택센터 산업총람' 자료에 의하면 올해 파견업계 전체 매출액은 4조888억원이다. 2017년 2조8340억원이었던 시장 규모는 8년 만에 약 44% 이상 팽창했다.

지난 10년간 연도별 매출 추이를 살펴보면 시장의 회복 탄력성이 극명하게 드러난다. 2016년은 2조8170억원, 2017년 2조8340억원에서 2018년 3조565억원으로 성장세를 보였다. 2019년에는 2조8286억원으로 잠시 주춤했다. 이후 2020년 2조9502억원, 2021년 3조1669억원, 2022년 3조2848억원으로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특히 2023년은 업계 성장의 변곡점이 됐다. 매출액 3조 875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무려 17.98%라는 폭발적인 증감률을 보였다. 최근 8년 중 가장 높은 수치다. 2024년 역시 3조9797억원의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 대비 2.69%의 견조한 성장세다. 대내외적인 경기 악재 속에서도 외형 성장을 멈추지 않았다.

이번 조사 결과에서 주목할 점은 파견기업과 BPO(콜센터 운영사)를 명확히 구분했다는 점이다. 이번에 발간한 '2026 컨택센터 산업총람'은 BPO 기업의 콜센터 인력 운영 관점에서 시장을 파악한 자료다. 반면 파견기업 대부분은 △사무보조 △물류 △비서 등 10개 내외의 사업 영역을 보유한 다각화 포트폴리오를 운영한다. 이가운데 컨택센터 인력 파견은 부분 사업에 해당한다.

이에 프라임경제 기업부설연구소는 컨택센터 인력 파견을 실제로 병행하는 파견기업군을 별도로 선별해 모수를 구성했으며, 이를 통해 파견업 전체 규모와 컨택센터 파견 규모를 혼동할 수 있는 여지를 최소화했다.

따라서 '파견 시장 4조원'이라는 수치를 곧바로 컨택센터 시장 규모로 해석해서는 안 되며, 컨택센터 사업은 파견기업 내부에서도 다각화된 사업 중 하나라는 구조적 전제를 함께 제시할 필요가 있다.


이같은 구조적 변화는 고용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컨택센터 파견업계 종사자 수는 2016년 11만3332명, 2017년 11만3640명에서 2018년 10만5730명으로 감소한 뒤, 10만 명 초반대에서 정체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2024년에는 12만6379명을 기록하며, 2023년(10만9825명) 대비 약 15%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고용 유연성 확보 의지가 시장에 투영됐다고 진단한다. 불확실한 경제 상황에서 직접 고용은 기업에 치명적인 리스크다. 전문성을 갖춘 파견 인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전략이 보편화됐다. 고용 시장 패러다임이 '보유'에서 '활용'으로 완전히 전환됐다.

정권 교체 이후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으로 경직됐던 고용 시장 분위기가 반전됐다. 매출 증감률보다 고용 지표가 먼저 반응했다. 업계가 향후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고 선제적 인력 확보에 나선 결과다. 이는 파견 산업이 단순 인력 공급업을 넘어섰음을 시사한다.

2024년 말 발생한 비상계엄 사태는 국내 경영 환경에 거대한 충격을 안겼다. 소비 심리는 극도로 위축됐다. 기업들의 투자 계획도 일시적으로 중단됐다. 하지만 파견업계는 이러한 '정치 쇼크'를 예상보다 빠르게 털어냈다. 환경 변화가 급격할수록 인력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파견 서비스의 매력이 부각됐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짙어지면 기업은 장기 채용을 꺼린다. 대신 단기적이고 효율적인 인력 수급에 사활을 건다. 파견업계는 이 틈새를 정확히 파고들었다. 단순한 용역 공급자가 아닌 리스크 관리 파트너로서 존재감을 증명했다. 기업들은 이제 핵심 역량에만 집중한다. 비핵심 업무는 전문 파견업체에 맡긴다.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동시에 실현했다.

정부 규제 환경 변화는 업계가 직면한 새로운 과제다. 현재 물류 등 일부 직군에서 활용되는 '3.3% 개인사업자' 구조가 변화의 중심에 있다. 정부는 이를 근로자성 인정 및 4대 보험 편입 방향으로 유도한다. 이는 종사자 처우 개선과 세수 확대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하지만 업체 입장에서는 원가 상승이 불가피하다. 3.3% 구조가 해체되면 사업비가 가파르게 상승한다. 문제는 고객사의 대응이다. 예를들어 원가 130만원이 필요한 상황에서 고객사가 기존 단가인 110만원만 고수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러한 비용 상승분이 단가에 반영되지 않으면 업계 마진은 급감한다.

결국 규제 강화 흐름은 업체들에 단가 협상 및 재계약 리스크로 직결된다. 단순히 인원수를 채우는 방식은 더 이상 생존을 보장하지 않는다. 고도의 직무 역량을 갖춘 인재를 선별하는 역량이 필수다. 이를 뒷받침할 교육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매출 4조원 시대에 진입한 파견업계 앞에는 '질적 성장'이라는 과제가 놓였다. 양적 팽창에 걸맞은 서비스 고도화가 이뤄져야 한다. 고용 유연화가 자칫 고용 불안정이라는 낙인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 종사자 권익 보호는 업계가 해결해야 할 해묵은 숙제다.

디지털 전환과 AI 도입 등 산업 환경 변화는 위기이자 기회다. 데이터 기반의 인재 추천과 직무 최적화 솔루션이 시장 경쟁력을 좌우한다. 파견업계는 이미 4차 산업혁명의 파고를 넘기 위한 기술 투자를 시작했다. 이는 기업들에 더 높은 수준의 유연성을 제공한다. 구직자들에게는 다양한 직무 경험의 기회를 부여한다.


결론적으로 2025년 파견업계는 위기를 기회로 돌려세웠다. 4조원이라는 상징적 수치는 한국 고용 시장의 구조적 변곡점을 의미한다. 고용 형태 자유화와 산업 다변화로 생존력을 입증했다. 이제 국가 경제의 핵심 서비스 산업으로 자리를 잡았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성과와 더불어 정부 역시 산업 변화를 뒷받침할 합리적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규제 혁신과 보호 대책이 조화를 이룰 때 파견 산업은 진정한 국가 경제 안전판이 될 전망이다. 상생 모델 개발 여부가 업계의 지속 가능성을 판가름할 핵심 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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