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김도영(23, KIA 타이거즈)의 홈런은 사실, 놀랄 일은 아니었다. 진짜는 9회초 수비였다.
김도영은 26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연습경기에 WBC대표팀 3번 3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WBC 대표팀이 13-2로 앞선 5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 볼카운트 1S서 2구 몸쪽으로 밋밋하게 들어온 공을 걷어올려 좌월 솔로아치를 그렸다. 대표팀 연습경기 첫 홈런포.

알고 보면 이는 그렇게 놀랄 일은 아니다. 김도영은 실투를 언제든 홈런으로 연결할 능력을 갖고 있는 선수다. 대표팀 연습경기 일정 초반에는 타이밍이 안 맞는다는 민병헌 해설위원의 지적도 있었지만, 실전을 거듭하면서 자연스럽게 해결됐다. 더구나 삼성 투수는 2025년 육성선수 출신 우완 김백산(23). 아직 1군에 데뷔하지 못한 투수다. 이 투수를 무시하면 안 되지만, 김도영은 MVP 출신이다.
오히려 김도영에게 이날 가장 눈에 띄는 건 9회초 수비였다. 이날 대표팀과 삼성은 마지막 1이닝을 무사 2루에서 시작하는, 승부치기로 진행했다. 16-6으로 앞선 대표팀이 8회말에 먼저 공격했으나 점수를 못 냈고, 삼성은 9회초에 공격했으나 역시 점수를 내지 못했다.
삼성은 2루에 이성규를 놓았고, 타석엔 김성윤이 들어왔다. 김성윤은 곧바로 희생번트를 댔다. 매우 잘 댔다. 큰 바운드로 좌측으로 향했고, 투수 박영현, 포수 박동원, 3루수 김도영이 한꺼번에 몰려들었다. 결국 타구는 김도영이 잡고 1루에 던졌다. 발 빠른 김성윤을 간발의 차로 아웃시켰다.
작년에 좌측 두 번, 우측 한번 등 햄스트링을 총 세 차례 다친 김도영에게, 약간 부담스러울 수 있는 장면이었다. 갑자기 하체에 부하가 실리는 동작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도영은 깔끔하게 수비를 해내면서 대표팀의 기대에 부응했다.
더구나 김도영이 작년 8월7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 5회말 수비를 할 때 세 번째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고 시즌을 접은 순간과 유사했다. 무사 1루서 윤동희가 3루 방면으로 짧고 빗맞은 타구를 날렸다. 번트는 아니었고 강공이었지만, 희생번트 타구와 비슷했다.
이때 김도영이 타구를 맞이하러 홈 방향으로 가볍게 달려 나왔으나 다리를 절뚝거리고 교체됐다. 그에 비하면 이날 김성윤 타구를 처리하던 김도영의 다리에는 더 큰 부하가 실렸다. 김도영이 정말 몸 상태가 돌아왔다는 걸 실감한 순간이었다.
이달 초 아미미오시마 스프링캠프에서 만났던 KIA 사람들은 김도영의 몸 상태가 이젠 돌아왔다고 조심스럽게 낙관했다. 실제 김도영은 대표팀 사이판 1차 스프링캠프, KIA의 1차 아마미오시마 스프링캠프를 문제없이 소화한데 이어 대표팀의 실전 위주의 대표팀의 오키나와 2차 스프링캠프까지 정상 소화 중이다. 주로 지명타자로 나가지만, 3루수도 병행하고 있다.
김도영은 WBC에 이어 9월 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과 KIA의 정규시즌까지 건강하게 완주해야 한다. 몸을 사리면 안 되지만 영리하게 아낄 때도 있어야 한다. 이번 대표팀 오키나와 연습경기서 내야 땅볼이 나오면 1루까지 전력질주 하지 않고, 도루도 시도하지 않는 등 WBC를 앞두고 안간힘을 쓴다.

김도영은 미친 듯이 안 뛰면 왜 대표팀에 가느냐고 했지만, 지금은 연습경기다. 그리고 올해 치러야 할 경기가 너무 많다. 건강한 완주가 가장 중요하다. 대신 중요한 순간에는 에너지를 발휘했고,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장면이 번트 수비였다. 김도영은 정말 부상 악령에서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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