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조 벌어 KB 제친 삼성금융…플랫폼 경쟁 ‘모니모’는 아픈 손가락

마이데일리
금융 통합 앱 모니모를 개발하고 있는 삼성금융네트웍스 사장단. 사진 왼쪽부터 홍원학·이승호 삼성생명 대표, 이문화 삼성화재 대표, 김이태 삼성카드 대표, 박종문 삼성증권 대표 /각 사

[마이데일리 = 최주연 기자] 연간 순이익 6조원 시대를 열며 국내 금융그룹 1위 자리를 꿰찬 삼성금융네트웍스(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카드·삼성증권 등 삼성금융 계열사 공동 브랜드)가 금융 ‘플랫폼 전쟁’에서 고전하며 체면을 구기고 있다. 5000억여원을 투입한 통합 앱 ‘모니모’가 플렛폼 시장에서 존재감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해 대출·보험에서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있는 금융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마이데일리>가 앱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 리포트 내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모니모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692만명으로 금융 플랫폼 상위권과 격차를 보였다.

같은 기간 토스는 2002만명, KB스타뱅킹은 1425만명, 신한SOL뱅크는 898만명을 기록했다. 심지어 삼성카드 자체 앱(694만명)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통합 전략의 체감 효과가 아직 제한적이라는 의미다.

/그래픽=최주연 기자, 출처=모바일인덱스

금융 앱을 넘어 전체 앱 시장과 비교해도 존재감은 미미하다. 모니모는 올리브영‧멜론(700만명)보다도 뒤처졌고 전자상거래 앱 ‘테무’를 근소한 차로 앞서는 수준에 그쳤다.

플랫폼 경쟁에선 밀렸지만 실적에서는 지난해 KB금융을 앞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금융 5개사의 2025년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사상 최대 실적인 6조1080억원으로 전년(5조8334억원) 대비 4.71% 증가했다. KB금융지주(5조8430억원)보다 2650억원 많다.

계열사별로는 삼성생명(2조3028억원)과 삼성화재(2조183억원)가 나란히 ‘2조 클럽’에 올랐고, 삼성증권은 1조72억원으로 ‘1조 클럽’에 진입했다. 삼성카드(6459억원)와 삼성자산운용(1338억원)도 실적을 보탰다. 증시 호황에 따른 투자이익 확대와 장기 보장성 보험 판매 증가에 따른 CSM(보험계약마진) 축적이 호실적의 배경으로 꼽힌다.

업계는 삼성금융이 은행 계열사 없이 보험·증권 중심 구조로 6조원을 벌어들인 데 유의미한 성과로 평가한다. 다만 금융 경쟁의 무게 중심이 대출·보험에서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모니모의 성과는 단순 앱 문제가 아니라 그룹의 중장기 전략과 직결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모니모는 계열사 고객을 하나로 묶어 교차판매를 확대하고, 데이터 기반 수익 구조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적 프로젝트다. 은행이 없는 삼성금융으로서는 급여이체·예적금 등 일상 금융 접점이 약한 구조적 한계를 플랫폼으로 보완해야 하는 상황이다. 보험·증권·카드 고객을 통합해 ‘삼성금융 고객’으로 재정의하고, 그룹 차원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투입 비용은 상당하다. 삼성카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모니모 개발 관련 누적 원가는 지난해 9월까지 5575억원에 달한다. 3분기 말 기준 무형자산으로 남아 있는 개발비는 696억원이다. 삼성생명·화재·증권이 올해 분담할 비용만 약 1174억원에 이른다.

문제는 통합 이후 사용자 불편과 기능 축소 논란도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 삼성카드 등 개별 앱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모니모 전환 과정에서 이탈 조짐도 감지된다. 단순 결제 내역 확인을 위해 별도 앱을 추가 설치해야 하는 구조가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다.

◇ 김이태 사장 ‘퇴로 없는 승부수’…전략적 책임 시험대

모니모 전략의 전면에는 김이태 삼성카드 사장이 서 있다. 김 사장은 2025년 말 ‘뉴 모니모’ 출시와 함께 기존 카드 앱을 종료하고 모든 서비스를 모니모로 일원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조직개편을 통해 ‘모니모본부’를 신설하며 플랫폼 전담 체제로 전환했다. 사실상 ‘퇴로 없는’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모니모 첫 화면 캡처/모니모

일각에서는 삼성금융이 모니모를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배경에 현 경영진의 전략적 책임과도 맞닿아 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현재 금융 계열사를 이끄는 박종문 삼성증권 대표와 이승호 삼성생명 사장은 지난 ‘금융경쟁력제고TF’에서 모니모 기획과 출시를 주도했던 핵심 인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구축 단계를 넘었음에도 연간 1000억원대 비용이 책정되는 배경으로 ‘신기술 도입’과 ‘마케팅 강화’를 꼽는다. 삼성금융은 올해 모니모에 AI 기반 자산관리 서비스와 스테이블코인 결제 등 신기술을 접목해 차별화를 시도할 계획이다. 플랫폼 기능을 단순 금융앱을 넘어 디지털 자산·결제 영역으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모니모가 단순한 통합 앱을 넘어 그룹 수익 구조를 바꾸는 성장 엔진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와 관련해 삼성카드 관계자는 “AI‧스테이블코인 등 새로운 기술을 접목해 모니모의 서비스를 발전시킬 계획”이라면서 “향후 혜택 알리미를 비롯한 정부의 공공 개방 서비스, KTX와의 제휴를 통한 예매서비스 등 지속적으로 생활 서비스로 영역을 확장하여 '통합 금융생활 플랫폼'으로서 자리매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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