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박상진 한국산업은행 회장이 석유화학 산업 구조개편 1호 사례인 '대산 1호 프로젝트'와 관련해 채권단의 적극적인 협조를 촉구했다. 신규 자금 지원에 금융기관 부담이 따를 수 있지만 산업은행이 4300억원을 전담해 설득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산업은행은 이번 사업 재편과 관련해 신규 자금 1조원 가운데 약 4300억원을 부담, 상환 유예와 영구채 전환을 포함한 금융 지원 방안을 채권단 협의를 거쳐 확정할 계획이다. 정부가 해당 사업을 종합 패키지 지원 대상으로 선정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정책금융이 부담을 확대해 사업재편 실행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박 회장은 25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각 이해관계자들이 자기 입장만 고집하면 공멸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며 "석유화학은 국가 기간산업인 만큼 각 채권 금융기관들이 자기 이익만 고려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업재편은 국내 주력 산업을 선제적으로 구조 개편하는 첫 번째 사례"라며 "금융의 중요한 역할은 위기에 봉착한 주력 산업의 체질을 개선해 미래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산 1호 프로젝트는 롯데케미칼(011170)이 올해 상반기 중 충남 대산공장을 물적 분할한 뒤 HD현대케미칼과 합병해 '통합 HD현대케미칼'을 설립하는 사업재편 계획이다. 해당 계획은 지난 24일 산업통상자원부가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기업활력법)'에 따라 승인, 이날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산경장)에서 정부의 종합 지원 패키지 대상으로 선정됐다.
정부는 금융 지원 등을 포함해 총 2조1000억원 이상 규모의 종합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 산업 재편 승인과 정책 패키지가 동시에 가동되면서 대산 1호 프로젝트는 본격적인 실행 단계에 진입하게 됐다.
통합 법인은 나프타분해설비(NCC) 1기 가동을 중단하고 다운스트림 설비를 통폐합해 에틸렌 연 110만톤, 프로필렌 연 55만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감축한다. 동시에 스페셜티(고기능성 화학제품)·친환경 제품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해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HD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은 기존 8000억원에서 4000억원을 증액한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채권단은 기존 채권 총 7조9000억원에 대해 상환을 유예, 최대 1조원 범위 내에서 차입금을 영구채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영구채 전환 방식과 관련해 박 회장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하지는 않았지만 기본적으로 각 금융기관들이 채권액이 있으니 균등 비율로 계산하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최종 지원안은 채권금융기관 자율협의회 의결을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박 회장은 "아무래도 각 금융기관들이 다 동의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석유화학은 국가 기간산업인 만큼 각 채권 금융기관들이 자기 이익만 고려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석유화학은 원료 산업으로 전방 산업이다. 전방 산업이 무너지면 후방 산업도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며 "각 이해관계자들이 자기 입장만 고집하면 공멸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채권단의 협조를 당부했다.
산업은행은 대산 사업장 외에도 여수 등 다른 석유화학 단지의 경쟁력 제고 방안 마련 필요성도 검토하고 있다. 업황 부진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추가 구조개편 논의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채권단 합의가 이뤄질 경우, 대산 1호 프로젝트는 설비 감축과 고부가 전환을 병행하는 국내 석유화학 산업 구조개편의 첫 실행 사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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