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보라 기자] 코스피가 ‘6000피’시대를 열었다. 지난달 5000피를 달성한 지 한 달 만에 1000포인트나 올랐다. 코스피 상승 랠리를 견인한 건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메모리 업황 개선에 따른 기대감 덕분이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오른 6022.70으로 출발해 장중 한때 6144.71까지 치솟았다. 지수는 이날 하루에만 사상 첫 6000선과 6100선을 차례로 넘어섰다. 지난달 사상 첫 5000선을 넘어선 데 이어 파죽지세로 오르고 있다.
코스피는 1년 전만 해도 2400선에 머물렀으나 작년 6월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고 난 뒤 3000→ 4000→ 5000을 차례로 돌파했고 올해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 들어 코스피가 거침없이 오르는 건 반도체 투톱의 견조한 실적 덕분이다.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업황 개선세가 이어지면서 구조적인 상승 국면에 접어들었다. 특히 24일(현지시간) 미국 반도체 기업 AMD가 메타에 수년간 대규모 AI 칩을 공급하겠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공급망이 본격적으로 늘어났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AMD 호재와 엔비디아의 ‘GTC 2026’에 대한 기대감으로 반도체·자동차가 지수를 견인하며 육천피를 돌파했다”고 말했다.
HBM4 생태계가 더욱 커지면서 반도체주는 큰 호재를 맞았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해 말부터 전날까지 66.81%나 오르면서 20만전자의 고지를 밟았다. SK하이닉스도 같은 기간 주가가 54.38% 급등해 황제주에 등극했다. 주가 상승에 힘입어 시총도 크게 불어났다. 삼성전자는 시총 1200조원을 넘어섰고 SK하이닉스도 727조원을 돌파했다.
맥쿼리증권은 북미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설비투자 확대를 기반으로 서버용 메모리 수요는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범용 D램과 낸드 평균판매가격(ASP)이 전년 대비 각각 150%, 90%가량 상승할 것으로 추정된다. 올 1분기 D램과 낸드 계약 가격은 직전 분기 대비 100%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요에 힘입어 반도체 수출도 늘어났다. 이달 들어 지난 20일까지 국내 메모리 반도체 수출 금액은 작년 동기보다 237% 증가한 7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실적 전망치 역시 대폭 상향됐다. 삼성전자의 올해와 내년 주당순이익(EPS)은 각각 73%, 82% 상향 조정됐으며, SK하이닉스도 58%, 77% 올랐다.
맥쿼리증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각각 34만원과 170만원으로 올려잡았다. 맥쿼리증권은 “메모리 공급 부족이 더 심해질 수 있다”며 “메모리 공급 부족 심화에 따른 강한 긍정론으로 선회한다”고 전했다.
특히 삼성전자가 평택 P4·P5 라인을 통해 업사이클의 최대 수혜를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SK하이닉스는 HBM 시장 주도권을 유지하며 실적 레버리지가 극대화될 것으로 평가했다. 맥쿼리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의 폭발적 상승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익을 수년 내 수배 이상 증가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증권사들도 잇따라 반도체 투톱 목표가를 상향하고 있다. 전날 SK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26만원에서 30만원으로, SK하이닉스는 기존 150만원에서 160만원으로 각각 상향했다. 한화투자증권도 삼성전자 26만원, SK하이닉스 130만원을 목표가로 제시했다. LS증권은 각각 26만원과 145만원으로 제시했다.
현대차그룹도 지수를 밀어올렸다. 피지컬 AI의 양대 축인 로보틱스와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에 대한 기대가 이어진 덕분이다. 이날 기아 주가는 장 초반부터 급등해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현대차도 강세를 보였다. 현대차는 지난달 CES 2026에서 자회사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제조 휴머노이드 아틀라스를 선보인 후 주가가 59만원까지 상승한 바 있다.
이날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외국계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와의 간담회에서 “코스피가 6000선을 돌파하는 등 국내 주식시장이 역사적 활황세를 보이고 있다”며 “사상 최고 성과를 기록한 것은 자본시장의 잠재력과 금융당국의 자본시장 활성화 노력에 시장 신뢰가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