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 상조 산업의 미래 上] “뒷산 매립은 옛말…사파이어로 간직합니다” 1700억 장례 시장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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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 인구 1550만 시대, 반려동물은 생애 전 과정을 함께하는 가족이 됐다. 그러나 마지막 배웅엔 여전히 법적 제도 공백과 인프라 부족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반려동물의 죽음은 개인 슬픔 넘어 산업·복지 영역 화두로 확장하고 있다.

이에 상·하 2회에 걸쳐 1700억원 규모로 성장한 펫 상조 시장 현주소와 상조 자본이 결합하고 라이프 플랫폼으로 진화 중인 실태를 집중 분석한다. <편집자주>

반려동물의 마지막 여정이 ‘처리’가 아닌 ‘의례’로 자리 잡으면서, 펫 상조 사업이 미래 비즈니스로 성장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마이데일리 = 방금숙 기자] 서울 외곽의 한 반려동물 장례식장. 입관실에는 작은 관이 놓여 있고, 보호자가 헌화를 한 뒤 마지막 인사를 건넨다. 장례지도사가 절차를 안내하고, 추모 영상이 상영된다. 사람 장례와 다르지 않은 풍경이다.

◇ “가족을 버릴 순 없으니까”…‘폐기’ 대신 ‘의례’ 선택

반려동물 죽음은 더 이상 단순한 ‘처리’가 아니다. 2026년 기준 국내 반려 인구는 1550만명으로 국민 4명 중 1명이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 펫 상조 시장은 연간 1700억원 규모로 급성장했다.

13일 상조업계에 따르면 현행법상 반려동물 사체는 종량제 봉투에 담아 배출하는 ‘생활 폐기물’로 분류된다. 과거 반려동물 사후 처리는 폐기물 처리나 불법 매립이 주를 이뤘지만,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펫 휴머니제이션’ 확산으로 장례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23년 58.7%였던 사체 직접 매장 비율은 현재 31.6%로 급감했다. 불법 매립 환경 오염 우려와 ‘가족을 쓰레기처럼 보낼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한 결과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반려동물 평균 장례비 추이. /그래픽=방금숙 기자

◇ 2년 새 직접 매장 절반 ‘뚝’…평균 장례비 ‘46만원’

시장도 빠르게 성장했다. 불과 5년 전 900억원 수준이던 펫 장례 시장은 지난해 1720억원(추정)으로 배 가까이 커졌다. 연평균 10% 이상 성장세로, 서비스의 질적 향상이 지출 규모의 확대로 이어졌다.

반려동물 장례 비용은 평균 46만3000원으로, 2년 전보다 20% 이상 올랐다. 수도권 평균은 51만원으로 비수도권(38만원대)보다 30% 이상 비싸다. 시설 부족과 수요가 집중된 영향이다.

기본 5kg 기준 화장 비용은 20만~30만원 수준이며, 수의, 입관식, 추모실, 유골함 등을 더하면 70만~150만원으로 상승한다. 유골에서 원소를 추출해 사파이어 등 보석으로 제작하는 ‘생체보석’은 수백만원대 가격이 형성됐다.

◇ 생체보석부터 전용 수의까지…맞춤 서비스 경쟁

시장이 커지면서 상조업계의 맞춤형 장례 서비스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보람그룹 ‘스카이펫’은 30여년 상조 운영 경험을 펫 상조에 적용, 24시간 긴급 출동과 전문 장례지도사 운영, 전국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사람 장례와 유사한 격식 절차를 도입했다.

백화점 전용 생체보석 ‘펫츠비아’로 반려동물을 평생 기억하려는 하이엔드 수요도 공략하고 있다. 이 생체보석은 털, 분골, 발톱 등에서 생체원소를 추출·합성해 반지, 목걸이 등으로 만든다.

보람그룹의 반려동물 전용 장례용품으로 관, 유골함, 수의, 액자, 펫보석 등이 포함됐다. /보람그룹

웅진프리드라이프 회원제 ‘토털 라이프케어 멤버십’은 반려동물 장례·돌봄·케어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프리미엄 서비스는 장례 브랜드 ‘21그램그룹’, 펫시터 플랫폼 ‘도그메이트’와 협력하며 장례용품 제공과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교원라이프는 지난해 ‘펫라이프 교원’을 출시하고 전담 장례지도사가 배치되는 고급 장례 서비스를 내놨다. 반려동물 전용 오동나무 관, 리넨 수의, 호두나무 봉안함 등 장례용품과 개별 화장, 독립 추모 공간, 추모 사진, 장례 증명서까지 제공한다. 펫닥이 운영하는 전국 7개 ‘포포즈’ 장례식장에서 이용 가능하다.

이외에 코웨이라이프솔루션도 펫닥과 제휴해 전국 6개 직영 장례식장에서 화장, 봉안, 추모 전 과정을 제공 중이다.

◇ 법은 ‘쓰레기’로 간주, 인프라 부족에 시장 ↑

다만, 반려동물 장례 산업은 성장 속도가 빠르지만, 규제와 시스템 미비 문제가 여전히 과제다.

법에서 반려동물 사체는 여전히 일반 폐기물로 간주되고, 화장은 농식품부 등록 동물장묘업체에서만 가능하다. 2025년 기준 전국 88개 합법 시설 가운데 절반이 수도권에 쏠린 가운데 화장 시설이 전무한 광주·대전·제주 등 일부 지역은 타 시도로 ‘원정 장례’를 떠나야 하는 실정이다.

아직 펫 상조 시장은 초기 단계로 성장 잠재력은 크다. 업계에서는 프리미엄 장례 서비스에 더해 AI 추모, NFT 기반 영구 보관까지 다양한 사업이 결합해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상조업계 관계자는 “반려동물 양육 가구 증가에 따라 합리적인 가격으로 전문적이고 실용적인 장례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며 “업계 전반적으로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맞춘 서비스 확대가 계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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