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3사 ‘영업익 4조’의 민낯…해킹 비용·부동산 이익이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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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의 휴대전화 대리점에 통신 3사 로고가 보이고 있다. /뉴시스

[마이데일리 = 박성규 기자] 지난해 해킹 사태 영향 속에서도 이동통신 3사가 2년만에 합산 영업이익 4조원대로 재진입했다. 숫자상으로는 이통통신업계가 정상화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보이지만 회사별로는 희비가 엇갈렸다.

1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KT·LG유플러스의 2025년 연간 합산 영업이익은 4조4000억원대다. 2023년 이후 2년 만에 다시 4조원 선을 넘어섰다. 외형상으로는 실적 정상화 국면에 진입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내부를 들여다보면 온도차가 뚜렷하다. SK텔레콤은 해킹 사태의 후폭풍을 고스란히 맞았다. 연결 기준 매출은 17조원대, 영업이익은 1조원대 초반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0% 이상 감소해 이동통신 사업 시작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유심 해킹에 따른 대규모 고객 보상, 위약금 면제, 과징금 등이 비용으로 반영된 결과다. 실적 악화로 기말 배당도 중단했다.

KT는 숫자상 가장 큰 반등을 보였다. 연결 기준 매출은 28조원대, 영업이익은 2조4000억원대로 전년 대비 3배 이상 급증했다. 통신 본업의 안정적 흐름에 더해 강북 본부 부지 개발에 따른 부동산 분양 이익이 일시에 반영됐다. 2024년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한 일회성 비용의 기저효과도 컸다. 다만 지난해 발생한 무단 소액결제·해킹 사태에 따른 4500억원 규모 보상 비용이 올해부터 실적에 반영될 예정이어서 상반기 실적 둔화 가능성은 남아 있다. 위약금 면제 기간에만 31만명 넘는 가입자가 이탈했다.

서울 시내의 한 휴대전화 대리점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뉴시스

LG유플러스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다. 연결 기준 매출은 15조원대, 영업이익은 8000억원대 후반으로 소폭 증가했다. 경쟁사와 달리 대규모 해킹 피해가 확인되지 않으면서 직접적인 보상 비용 부담은 없었다. 무선과 유선 사업이 모두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다만 서버 정보 유출 은폐 의혹과 관련한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수사 결과에 따라 추가 비용이나 제재가 발생할 가능성은 변수로 남아 있다.

이번 실적은 통신 3사가 동시에 구조적 반등에 성공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SK텔레콤은 해킹 대응 비용이 실적을 잠식했고, KT는 일회성 이익에 힘입어 숫자를 끌어올렸다. LG유플러스는 안정적인 성적을 냈지만 잠재 리스크를 안고 있다. 합산 영업이익 4조원이라는 숫자만으로 업황 회복을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통신 3사는 공통적으로 고객 신뢰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보안 투자 확대와 함께 통신 본업의 수익성을 방어하고,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등 AI 신사업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번 실적은 회복의 출발선에 가깝다”며 “보안과 신뢰를 비용이 아닌 경쟁력으로 만들 수 있느냐가 다음 실적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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