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이어 최태원도 젠슨 황과 ‘치맥 회동’…HBM4 경쟁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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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뉴시스

[마이데일리 = 윤진웅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 이어 최태원 SK그룹 회장까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잇따라 ‘치맥 회동’을 가지며 인공지능(AI) 협력 강화에 나섰다.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를 둘러싼 경쟁이 격화되자, 그룹 총수들이 직접 글로벌 핵심 파트너와의 협력 구도를 다지는 모습이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이달 초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의 한 치킨집에서 황 CEO를 만났다. 올해 엔비디아가 선보일 AI 가속기 ‘베라루빈’에 적용될 HBM4 공급 계획과 중장기 협력 방안을 놓고 의견을 나눴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HBM4 양산에 속도를 내고 있는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 최대 공급사 지위를 지켜내겠다는 의지가 이번 회동 전반에 깔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올해 SK하이닉스의 HBM4 시장 점유율이 최대 70%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HBM4를 둘러싼 경쟁 구도는 한층 선명해졌다. SK하이닉스가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동작 속도와 양산 역량을 앞세워 빠르게 추격 중이다. 글로벌 메모리 3위인 마이크론이 상대적으로 주춤하면서 시장은 사실상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양강 체제로 재편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설 연휴 직후 HBM4 양산 공급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황 CEO가 서울 삼성동의 한 치킨집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만났다. 당시 회동은 삼성전자의 HBM 공급 협력과 현대차그룹의 전장·로보틱스 협력 가능성이 동시에 거론되며,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한 총수 간 협력 구도가 본격화됐음을 보여준 장면으로 평가됐다.

총수들이 직접 전면에 나설 만큼 경쟁이 치열해지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생산 라인 증설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평택캠퍼스 P4에 10나노 6세대(1c) D램 생산 라인을 구축해 내년 1분기까지 본격 가동할 계획이며, 월 10만~12만 장 규모의 웨이퍼 생산 능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 역시 청주 M15x 팹 증설과 M16 공정 전환을 통해 HBM4용 10나노급 5세대(1b) D램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연말까지 M15x에서 월 4만 장 수준의 추가 캐파 확보를 추진하며 HBM4 공급 경쟁에 대비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HBM4를 둘러싼 경쟁이 기술과 생산 능력을 넘어 오너 차원의 글로벌 네트워크 경쟁으로 확장되고 있다”며 “엔비디아를 둘러싼 총수 외교가 향후 AI 반도체 판도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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