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재판장 서나… 김준기 DB그룹 창업회장, 이번엔 ‘위장계열사’ 혐의 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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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는 위장계열사 혐의로 김준기 DB그룹 회장을 검찰 고발한다고 밝혔다. / 뉴시스
공정거래위원회는 위장계열사 혐의로 김준기 DB그룹 회장을 검찰 고발한다고 밝혔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김준기 DB그룹 창업회장을 향해 칼을 빼들었다. 지배력 유지 등을 위해 장기간 은폐해온 다수의 위장계열사를 적발해 검찰에 고발하고 나선 것이다. 이 같은 조치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공정위의 첫 기업총수 고발이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공정위는 지난 8일, 공시대상기업집단 등 지정을 위한 자료를 제출하면서 다수의 위장계열사를 소속 현황에서 누락한 혐의로 김준기 DB그룹 창업회장을 검찰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등의 기준에 해당할 경우 정해진 자료를 제출해야 하며 정당한 이유 없이 이를 거부하거나 허위로 제출할 경우 처벌받게 된다.

이런 가운데, 김준기 창업회장은 지정자료를 제출하면서 동곡사회복지재단 등 총 2개 재단과 산하 15개사(이하 재단회사)를 소속 현황에서 누락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위는 해당 재단회사들이 1999년 DB그룹에서 계열 제외된 바 있으나, 조사 결과 최소 2010년부터 총수일가의 지배력 유지 및 사익에 활용돼 온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한 2016년부터는 이를 관리하는 직위까지 설치해 본격적으로 지배력을 행사했다고 덧붙였다.

공정위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인식 가능성과 중대성이 모두 현저하다고 지적했다. / 뉴시스
공정위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인식 가능성과 중대성이 모두 현저하다고 지적했다. / 뉴시스

공정위에 따르면, 문제의 재단회사들은 DB그룹 총수일가의 지배력 및 사익을 위해 오랜 기간에 걸쳐 여러 차례 동원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DB그룹 계열사 중 지배력이 공고하지 않고 경영권 공격을 받기도 했던 DB하이텍과 관련해서도 수차례 동원된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위가 지목한 구체적 동원 사례는 △DB하이텍의 재무 개선을 위해 DB캐피탈 등으로부터 거액의 대출까지 받아 DB하이텍의 부동산을 매입한 점 △DB Inc가 자금 필요로 인해 보유 중이던 DB하이텍 지분 1%를 매각해야 하는 상황에서 지배력 유지를 위해 비슷한 수준인 지분 1.1%를 취득한 점 △DB그룹이 경영권 공격을 받자 무리한 금액을 차입까지 해서 DB Inc 및 DB하이텍 지분을 취득하고자 한 점 등 7건에 달한다.

공정위는 특히 “DB그룹 측의 관심사항은 오로지 ‘총수일가의 지배력 유지·확대와 사익 추구’였고 재단회사들은 그야말로 도구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사례도 있었다”며 “재단회사에게 위험부담을 지게 하고 이익은 총수일가가 얻게 함으로써 그 자금으로 지배구조를 강화하겠다는 내용이었는데, 여기서 DB그룹 측은 재단회사가 외견상 계열사가 아니므로 부당지원 등 법적 규제에서 자유롭다고 평가하기도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공정위는 DB그룹이 2016년부터 ‘재단 협력회사 운영담당(회장)’ 직위를 신설해 그 자리에 오랜 기간 DB그룹 임원을 역임하며 약 26년간 DB김준기문화재단의 감사를 맡았던 인물을 앉혀 공식적으로 재단회사들을 관리하도록 했고, 이후에도 김준기 창업회장의 최측근들에게 해당 자리를 맡겼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각종 사례와 증거에 비춰봤을 때 이 같은 행위의 인식 가능성이 현저하고, 중대성 또한 크다고 판단했다. 검찰 고발을 결정한 이유다.

이로써 김준기 창업회장은 또 다시 불미스런 혐의로 검찰 수사에 직면하는 것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공정위가 사안의 중대성을 강조한 만큼, 기소돼 사법리스크로 번질 우려도 제기된다. 김준기 창업회장은 2019년 가사도우미 성폭행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돼 2021년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형이 확정된 바 있다. 이에 앞서 2009년엔 배임 등의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이 확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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