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꽁꽁 얼어붙은 한강 위의 한강버스

시사위크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지난해 9월 정식 운항에 돌입한 한강버스가 유난히 추운 첫 겨울을 보내고 있다. 올 겨울은 매서운 한파가 장기간 이어지는 양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미 옛말이 된 ‘삼한사온’이 더욱 멀게 느껴진다. 첫 한강 공식 결빙일도 전년 대비 37일이나 빨랐다.

처음 운항을 시작했을 때와 바깥나들이 하기 좋은 날씨일 때, 그리고 이런저런 사고가 발생했을 때에 비해 요즘 한강버스는 시민들의 관심에서 다소 멀어져있다. 주변 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한겨울엔 운항을 하지 않는 것으로 막연하게 알고 있는 사람도 많다. 한강이 얼었는데 배가 다닐 수 있는지, 이 추위에 배를 타러가는 사람이 있는지 반문한다. 지극히 상식적인 반문이란 생각이 든다.

하지만 한강버스는 지금도 꽁꽁 얼어붙은 한강 위를 달리고 있다. 한강버스는 애초부터 사계절 모두 운항하는 것으로 기획됐으며, 얼음을 깨며 운항할 수 있는 선박이다. 또 별도의 민간 쇄빙선이 한강버스에 앞서 항로를 운항해 결빙을 해소하기도 한다. 한강 쇄빙은 꼭 한강버스만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수난구조와 유람선 등의 항로 확보를 위해서도 지속적으로 이뤄져온 작업이다.

다만, 반쪽만 운영 중이다. 지난해 11월 발생한 좌초 사고 이후 마곡~여의도 구간만 일부 운영하고 있고, 나머지 압구정~잠실 구간은 운영이 멈춰있다. 서울시는 당초 1월 중 전체 구간 정상운영을 재개할 계획이었으나 3월 1일로 미뤘다.

추운 날씨만큼 관심은 식었으나, 잡음은 끊이지 않고 있다. 서울시는 한강 결빙에 따른 운항 여부 결정 기준 등이 포함된 안전관리체계를 첫 한강 공식 결빙일은 물론, 결빙으로 운항이 실제 중단된 뒤에 마련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강버스 선박 3척의 프로펠러가 파손돼 교체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압구정~잠실 구간 한강버스 운항이 중단됐음에도 해당 선착장의 무료 셔틀버스는 두 달 넘게 그대로 운행해왔다는 ‘웃픈’ 소식도 있었다. 그동안 한강버스를 향했던 안전 및 혈세낭비 관련 논란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는 모습이다.

어쨌든 겨울은 가고 봄은 온다. 매서운 추위가 물러가고 포근한 봄이 돌아오면 한강버스는 다시 많은 관심을 받게 될 거다. 특히 오는 6월 지방선거가 예정돼있는 만큼, 한강버스는 ‘화두’가 될 가능성이 높다. 특정 정치인의 성과 또는 실패로 여겨지는 성격이 짙기 때문이다. 이러한 성격은 한강버스를 있는 그대로 평가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데 있어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그렇기에 한강이 꽁꽁 얼어붙어 있는 지금,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보고 싶다. 

한강버스는 출퇴근용 교통수단인가? 가장 큰 쟁점이기도 했는데, 운항시간이나 소요시간 등을 고려하면 그렇지 않다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한강버스는 꼭 필요한 대중교통인가? 대중교통의 핵심요소로는 편의성과 접근성, 연결성 등이 꼽히는데, 이러한 측면에서 한강버스가 기존의 다른 대중교통 수단에 비해 더 낫거나 충분한 대안이 된다고 보기 어렵다. 마을버스나 산간벽지 철도 노선, 소외도서 운항 선박처럼 교통소외를 해소해주는 역할이 큰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한강버스의 가장 큰 특징과 장점은 무엇일까? 아마도 많은 이들이 저렴한 가격에 한강의 풍광을 감상하는 여유를 즐기며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점을 꼽을 것 같다. 다른 대중교통 수단엔 없는 차별점이다. 이러한 요소로 날씨가 좋을 땐 이용자들이 크게 늘어나고, 특히 다른 지역에서 온 관광객이나 외국인들이 선호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기존 한강 유람선과의 역할 중첩, 그리고 해당 사업자들에게 미칠 영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질문은 충분히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지다. 현재 그렇듯 한강은 겨울이면 얼고, 여름 장마철엔 수위가 크게 오르는 등 계절에 따른 안전 변수 변동성이 크다. 계절과 날씨에 따른 이용자 수 차이 역시 크다.이는 실제 짧은 운영 과정에서 고스란히 드러나기도 했다. 한강버스의 분명한 한계다.

이러한 질문들을 종합했을 때 한강버스는 투입되는 비용대비 어떠한 가치와 효용성을 지니고 있을까. 결빙을 뚫고서라도 사계절 운행하는 게 필요할까. 초기의 미숙함을 딛고 서울의 자랑거리가 될 수 있을까. 한강버스에게 진정한 봄은 올까.

Copyright ⓒ 시사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기자수첩] 꽁꽁 얼어붙은 한강 위의 한강버스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