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희수 기자] 도전은 계속된다. 이태호는 지금 체코에 있다.
이태호가 또 한 번의 도전에 나섰다. 지난 시즌을 포르투갈 리그 VC 비아나에서 치렀던 이태호는 지난 1월 말 또 한 번 유럽으로 향했다. 행선지는 체코다. 체코 엑스트라 리그 소속 블랙 발리 베스키디에 입단했고, 시즌이 한창인 지금 바로 팀에 합류해 경기를 소화하고 있다.
정신없이 새로운 무대에 적응 중인 이태호와 유선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이태호는 “원래 지난해에 이탈리아 세리에 B 리그 비시냐노로 갈 예정이었지만, 어떤 시도를 해도 비자가 끝까지 나오지 않는 바람에 결국 이탈리아로 가지 못했다. 지난해 10월부터는 혼자 몸을 만들고 있었는데, 권영민 감독님이 배려를 해주셔서 1월까지는 오산에서 한국전력과 함께 운동할 수 있었다”며 이탈리아행이 좌절된 이후의 근황을 소개했다.
최악의 경우 한 시즌을 통째로 날릴 수도 있었다. 그러나 기적적으로 기회가 찾아왔다. 이태호는 “1월 말에는 이적 성사가 되지 않더라도 오산에서는 나와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유럽은 하프 시즌이 많다. 10~1월 시즌과 1월~4월 시즌이 있다. 다행히 후반기 하프 시즌이 있는 그리스-독일-체코 등을 컨택할 수 있었고, 1월 24일에 체코 이적이 확정됐다”며 체코로 향하게 된 계기도 전했다.

이태호가 합류한 블랙 발리는 이제 플레이오프 또는 순위 결정전을 포함해도 10경기 정도를 남겨두고 있다. 시즌 후반부에 합류하게 된 셈이다. 이태호는 “다행히 선수들이 다 착하기도 하고 나도 적응력이 좋은 편이라 적응은 빠르게 잘했다. 다만 운동이 너무 빡세다(웃음). 오전-오후 운동이 매일 있고, 경기 전날 하루만 쉬고 계속 운동한다. 지금 팀에 온 지 1주일 됐는데 한 한 달은 된 것 같다”며 적응 자체에는 큰 문제가 없음을 유쾌하게 전했다.
한국과 포르투갈을 경험해 본 이태호가 느낀 엑스트라 리그의 레벨은 어떨까. 이태호는 “포르투갈보다는 확실히 높다. 한국보다는 조금 떨어지는 것 같다. 대신 전반적인 선수들의 피지컬이 워낙 좋다. 우리 팀 선수들도 거의 다 195cm가 넘는다. 이런 선수들과 운동하는 자체로 도움이 된다”는 평가를 들려줬다.
블랙 발리는 리그 하위권에 처져 있지만, 8위까지 플레이오프로 향할 수 있는 엑스트라 리그기에 기회는 아직 남아 있다. 이태호는 “지금 팀이 플레이오프에 갈 수 있을지가 간당간당한 상태다. 그래서 나를 영입한 것 같다. 아직까지는 충분히 진출을 노려볼 수 있는 위치”라며 의지를 불태웠다.
포르투갈보다 치열하고 체계가 잡혀 있는 체코에서 이태호는 다음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는 “이 리그 자체는 이번 시즌 이후에도 더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리그다. 시설이나 중계 시스템만 봐도 레벨이 있는 리그라는 것이 느껴진다. 리그 1위 팀은 거의 안 지는 수준으로 강하더라. 이런 팀들을 상대해 보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아보고 싶다. 여기서 잘해야 한국에서도 통하는 거 아니겠나. 또 기회가 된다면 유럽배구연맹(CEV) 레벨 국제대회에도 나가 보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포르투갈에서 활약했고, 이탈리아 진출이 목전이었지만 아쉽게도 가지 못했다. 그리고 체코로 향했다. 유럽에서의 커리어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지금, 이태호의 만족도는 어떨까. 그는 “솔직히 아쉽다. 내 플레이가 언제나 만족스럽지만은 않았기 때문”이라고 솔직하게 운을 뗐다. 그러면서도 그는 “그런데 내 친구가 나한테 네가 체코에서 뛰는 첫 한국인 선수라고 하더라. 포르투갈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어디서든 개척자가 된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나 감사함이 느껴진다. 잘하든, 못하든 이런 도전의 기회가 계속 주어진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라며 긍정적인 이야기도 함께 들려줬다.
V-리그 복귀에 대한 생각도 들어볼 수 있었다. 이태호는 “V-리그는 언제든 돌아가고 싶다. 권영민 감독님께서는 당장 내년에도 제가 돌아오길 바란다고 해주셨다. 다만 신중히 고려해야 할 부분들은 분명히 있다. 내년의 내 거취는 아직 잘 모르겠다. 한 번 더 해외 리그에 도전해 볼 수도 있다. 일단은 지금 잘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래야 더 좋은 미래가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끝으로 이태호는 “이번엔 체코로 오게 됐다. 몇몇 팬 여러분들께서 새벽 시간인데도 경기를 다 챙겨봐 주신다. 덕분에 힘이 난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더 성장한 선수가 돼서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 그렇게 응원에 보답하겠다”며 팬들에게도 진심 어린 인사를 전했다.
유럽 각지를 누비며 도전을 멈추지 않는 ‘유러피언’ 이태호다. 체코에도 최초의 발자국을 남기고 있는 이태호가 어떤 활약을 펼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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