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최주연 기자]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이 2기 경영 구상으로 ‘미래 금융 설계’를 제시했지만, 시장의 시선은 전략보다 지배구조에 향하고 있다. ‘셀프 연임’ 논란과 맞물린 이사회 구조에 대한 문제 제기가 확산되면서, BNK금융의 미래 성장 전략은 지배구조 쇄신이라는 시험대를 먼저 넘어야 한다.
빈 회장의 올해 경영방침은 ‘미래 성장을 위한 새로운 금융 구현’이다. 단순한 실적 확대가 아닌 ‘지속 가능한 가치 생산’에 승부수를 띄웠다. 신년사에서 소개한 노르웨이 탐험가 로알 아문센의 ‘환경에 적합한 전략’, ‘효율적인 자원 운용’, ‘위험에 대비한 철저한 준비’가 빈 회장의 올해 위기 대응 코드로 엿보여진다.
◇당국, 회장 연임 제동…BNK 사외이사 최대 6인 교체 전망
금융당국이 국내 금융지주사 지배구조 쇄신에 강한 의지를 보이자, BNK금융은 사외이사 ‘주주 공개 추천제’ 도입 등 제도 개선에 나서며 발 빠르게 대응하는 모습이다.
BNK금융 이사회는 총 7명의 사외이사 중 6명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BNK금융은 지난 30일까지 홈페이지에서 사외이사 후보 추천을 접수했으며, 주주 공개 추천 카드 등 지배구조 전면 쇄신 카드를 꺼내든 만큼 대부분의 사외이사가 교체될 것으로 전망된다. <관련 기사 : BNK금융 인적 쇄신, 사외이사부터 손 본다 “7인 중 6인 교체 가닥”>
그런데 ‘부패한 이너서클’로 함축된 이사회의 최고경영자(CEO) 승계 절차 논란은 BNK금융에서부터 시작했다.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가 애초 빈 회장의 연임을 염두에 두고 경영승계 일정을 설계하면서 외부 후보에게 불리한 구조를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최근의 지배구조 개선 조치 역시 빈 회장의 연임을 원활히 하기 위한 선제 대응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빈 회장은 임추위로부터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추천됐으며,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 절차를 앞두고 있다.

임추위는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회 위원 후보자를 추천할 뿐 아니라 대표이사 회장을 추천하는 이사회 내 핵심 위원회다. BNK금융 차기 회장 후보로 빈 회장을 단독 추천한 곳도 정영석 위원장이 이끄는 임추위였다. 이 같은 내부 중심의 CEO 선임 구조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이사회 참호구축’, ‘부패한 이너서클’ 등 강도 높은 비판이 제기됐고, 이는 금융권 전반의 지배구조 쇄신 논의로 확산됐다.
금융감독원은 한 달 넘게 진행한 BNK금융 지배구조 현장검사를 지난 30일 종료했다. 금감원은 회장 선임 절차의 적정성과 투명성을 중점 점검했으며, 검사 인력을 기존 5명에서 최대 10명까지 확대했다. 같은 기간 금융지주 특별 점검에 투입된 인원이 4~5명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당국이 BNK금융의 지배구조 이슈를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BNK금융 관계자는 “개선 의지를 가지고 최대한 성실하게 수검 받았다”며 “주주 추천 사외이사 제도를 적극 수용한 만큼 주주 추천으로 사외이사 과반 이상을 선임하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9월 말 기준 BNK금융의 5% 이상 주식을 보유한 주주는 ‘롯데쇼핑 외 특수관계인’이 10.67%로 최대 주주이며 △국민연금(9.07%) △협성종합건업 외 특수관계인(6.90%) 순으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빈대인 2기 “확장보다 적응”…강정훈 부사장 ‘단독’ 체제
이런 상황에서 BNK금융은 ‘확장’보다 ‘적응’에 초점을 맞췄다. 극지방 탐험가 아문센을 소환한 빈 회장은 금융대전환 시기를 “극한의 경쟁”으로 상정했다.
대전환 시기 빈 회장은 “수익성과 공공성을 함께 확장하고 AI‧디지털 기술로 안정성과 생산성을 높이는 미래형 금융”을 언급하며, 핵심 전략으로 △생산적 금융 기반 영업방식 대전환 △AI·디지털 경쟁력 제고 △금융소비자보호 및 내부통제 혁신 △이해관계자와 소통으로 축약했다.

빈대인 2기 경영진 구성은 전반적으로 1기 체제를 계승했다. 눈에 띄는 지점은 그룹경영전략부문장(CSO)과 BNK경영연구원 총괄을 겸직했던 강정훈 부사장에 그룹재무부문장(CFO)마저 도맡게 했다는 점이다. 기존 CFO였던 권재중 부사장은 퇴임 수순을 밟은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는 강 부사장의 ‘트리플 겸직’과 관련해 재무와 전략에서 이미 인정받았다는 데 이유를 찾았다. CFO로서 강 부사장은 총주주환원율 50% 달성을 위한 자본의 질적 성장을 위한 주주환원 정책을 펼칠 것으로 관측된다. 빈 회장이 부산은행장 시절부터 측근이었던 강 부사장은 차기 부산은행장 유력 후보로 손꼽힌다.
그룹감사부문장 이한창 전무를 비롯해 △박성욱 그룹AI‧미래가치부문장 △문경호 그룹시너지경영부문장 △김주성 그룹리스크관리부문장 △최명희 준법감시인(CCO) 등은 유임됐다.
업계는 이들 부문장이 대전환 파고 속 각자 경영 역량을 얼마만큼 발휘할지 관심이다. 향후 경영진 성과는 차기 인선 구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말 부산은행 인선에서는 강종훈 부사장과 이한창·박성욱·문경호 전무가 후보군에 들었다. 특히 금융권 최대 화두인 생산적 금융과 AI 혁신을 각각 전담하는 문경호‧박성욱 전무가 조명된다.
◇시렸던 외풍 대비 따뜻했던 BNK 내부 “주주환원율 50% 목표”
연임 이슈로 거센 외풍을 맞았던 BNK금융 내부는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3분기 누적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2% 증가한 7700억원으로 역대급 실적을 달성, 빈 회장 연임에도 동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자금 흐름을 벤처·스타트업 등으로 전환하는 생산적 금융 본격적 전환에 앞서 점진적인 리스크 관리와 성과는 그룹의 긍정적인 신호로 평가된다.

BNK금융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축소 등 부실 채권이 정리되면서 자산의 질적 개선으로 자본적정성이 개선됐다. 지난 3분기 경영실적발표에 따르면 그룹 부동산 PF 대출 규모는 6조5200억원으로 전년말(6조9850억원) 대비 6.7% 감소했다.
이에 ‘3개월 이상 대출금 상환이 연체돼 회수가 어려울 것’으로 분류하는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1.46%로 전 분기(1.62%) 대비 0.16%포인트(p) 개선됐다. NPL 비율이 1%가 채 되지 않는 4대 금융과 비교할 때 높은 수치지만 6개월 전(1.69%)보다 0.23%p 큰 폭 개선됐다는 점에서 그룹의 리스크 관리 노력에 점수를 줄 수 있다.
BNK금융은 “1분기 부동산 PF 대출의 NPL 증가 등으로 커버리지 비율이 하락했으나 적극적인 건전성 개선 노력으로 3분기 NPL 비율, 연체율 및 커버리지 비율이 개선됐다”면서 “향후 거시 경제 환경의 불확실성에 따른 부실 증가에 대비해 철저한 건전성 관리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주환원율 50% 목표’를 내세운 BNK 금융은 2027년까지 △자기자본이익률(ROE) 10% △보통주자본(CET1)비율 12.5% △위험가중자산(RWA) 성장률 연 4% 이내 관리 등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개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ROE는 9.65%, CET1 비율은 12.59%로 전 분기에 이어 12.5%대를 달성했다. RWA 성장률은 1.97%로 자산 성장에 보수적인 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주주환원율은 작년 말 기준 33%로 집계됐다.
이와 관련해서도 BNK금융은 “그룹 보통주자본비율은 이익 증가와 적극적인 위험가중자산 관리를 통해 주주환원 확대에도 불구하고 전 분기 대비 0.03%p 상승했다”면서 “향후 신용 리스크 확대에 대한 대비와 주주환원 확대를 위한 기반 마련을 위해 CET1 비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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