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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대 한국청소년디지털스포츠협회 대표/가재울청소년센터 관장 |
[맘스커리어 = 김용대 한국청소년디지털스포츠협회 대표/가재울청소년센터 관장] 청소년지도사의 현장은 언제나 각자의 자리에서 시작된다. 서로 다른 지역, 다른 기관, 다른 조건 속에서 우리는 각기 다른 청소년을 만난다. 이 일은 분명 ‘따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현장에서 마주하는 문제들이 점점 더 복합적이고 구조화될수록, 우리는 한 가지 사실을 더 분명히 확인하게 된다. 청소년을 지키고 성장시키는 일은 결코 혼자 완성될 수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청소년지도사에게 연대와 네트워크는 선택이 아니라 책임이 된다.
‘따로’란 각자의 전문성과 현장성을 존중하는 것이다. 지역마다 청소년이 살아가는 조건은 다르고, 기관이 감당해야 하는 역할과 한계도 다르다. 이러한 차이를 인정할 때 청소년지도는 획일적인 관리가 아니라 삶에 닿는 실천이 된다. 각자의 자리에서 축적된 경험과 감각은 청소년지도 영역을 풍부하게 만들고, 청소년에게는 다양한 삶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토대가 된다.
그러나 ‘같이’가 없는 ‘따로’는 곧 고립으로 이어진다. 비슷한 고민을 각자 반복하고, 같은 실패를 혼자 감당하며, 많은 지도사들이 조용히 현장을 떠난다. 이는 개인의 의지 부족이 아니라 구조의 문제다. 지역 단위의 연대는 이 고립을 끊어내는 가장 현실적인 시작이다. 같은 지역 안에서 지도사들이 연결될 때 문제는 개인의 부담이 아니라 공동의 과제가 되고, 현장은 버틸 수 있는 공간이 된다.
무엇보다 청소년지도사의 연대는 청소년 시민성을 키우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시민성은 교과서에서 배우는 개념이 아니라, 일상 속 경험을 통해 형성된다. 청소년은 자신을 둘러싼 어른들이 어떻게 협력하고, 의견을 나누며,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는지를 보며 사회를 배운다. 지도사들이 각자의 이해관계를 넘어 연대하고, 지역과 지역을 연결하며, 공동의 목소리를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가 청소년에게는 살아 있는 시민교육이 된다.
여기서 더 중요한 전제가 있다. 우리는 청소년을 ‘미래의 시민’이 아니라 이미 이 사회를 살아가는 ‘청소년 시민’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점이다. 청소년은 보호의 대상이기 이전에 권리를 가진 존재이며, 지역사회와 학교, 생활 세계 안에서 이미 참여하고 선택하며 영향을 주고받는 사회의 구성원이다. 청소년을 시민으로 인정하지 않는 순간, 참여는 형식이 되고 권리는 허용의 문제가 된다.
따라서 청소년지도는 청소년을 대신 말해주는 일이 아니라, 청소년 시민이 스스로 말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조건을 만드는 일이어야 한다. 청소년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그 목소리가 실제 결정과 변화로 이어지도록 연결하는 것. 이것이 현장에서 가능한 가장 구체적인 시민교육이다.
하지만 지역 연대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한계도 분명하다. 지역 간 정책 격차와 자원 불균형은 청소년의 참여 기회와 권리 경험을 제한한다. 어느 지역에 사느냐에 따라 참여할 수 있는 활동의 폭이 달라지고,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통로가 사라지는 현실은 청소년 시민성을 약화시킨다. 청소년의 삶은 행정구역으로 나뉘지 않지만, 참여의 기회는 여전히 지역의 경계에 가로막히는 경우가 많다. 결국 “청소년이 시민으로 살아갈 기회” 자체가 지역에 따라 달라지는 불평등이 만들어진다.
이 구조를 바꾸기 위해서는 전국적인 연대가 필요하다. 전국 단위의 청소년지도사 연대는 흩어진 현장의 경험을 하나의 공적 목소리로 만들어낸다. 반복되는 어려움은 개인의 무능이 아니라 제도의 문제로 드러나고, 이는 정책 변화와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힘이 된다. 또한 전국 연대는 지역을 지우는 방식이 아니라, 지역의 다양성을 존중하며 서로를 지지하는 방식이어야 한다. 그 과정은 청소년에게 민주주의가 실제로 작동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중요한 장면이 된다.
결국 이 모든 연결을 관통하는 말이 ‘따로 또 같이’다. 각자의 자리에서 전문성을 지키며 실천하되, 청소년의 권리와 존엄, 참여의 기회가 흔들리는 순간에는 함께 목소리를 내는 것. 그리고 그 목소리의 중심에 청소년 시민의 경험과 언어를 놓는 것. 이것이 청소년지도사 연대의 본질이며 시민사회를 지탱하는 힘이다. 따로이기에 현장은 살아 있고, 같이이기에 우리는 포기하지 않을 수 있다.
이제 묻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청소년에게 시민이 되라고 말하면서, 정작 청소년을 시민으로 대하고 있는가. 청소년의 현실은 이동하고 연결되며 경계를 넘나 든다. 그런 현실 앞에서 지도사만 지역에 고립되어 있어서는 안 된다.
지역에서부터 단단히 쌓아 올린 연대 위에 전국으로 이어지는 네트워크가 세워질 때, 청소년은 비로소 참여하고 질문하며 함께 결정하는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청소년을 ‘미래의 시민’으로 미루지 않는 일이다. 청소년은 이미 이 사회를 살아가는 시민이며, 지금 이 순간에도 권리를 경험하고 목소리를 낼 자격이 있다. 청소년의 목소리가 반영되는 사회, 그 출발점은 현장의 연대다. 청소년은 미래의 시민이 아니라 지금의 시민이다. 그 시민의 권리를 지키는 힘은 청소년지도사의 연대에서 시작된다.
맘스커리어 / 김용대 한국청소년디지털스포츠협회 대표/가재울청소년센터 관장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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