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첫 한국마사회 회장 누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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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마사회는 지난달부터 신임 회장 공모 절차에 돌입해 최근 5명의 후보군을 추린 것으로 나타났다. / 한국마사회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큰 혼란을 뒤로하고 신임 회장 절차에 돌입했던 한국마사회가 후보군을 추린 것으로 나타났다. ‘낙하산 잔혹사’가 끊이지 않았던 한국마사회가 이번엔 어떤 수장을 맞게 될지 이목이 집중된다. 특히 능력과 전문성을 강조하는 이재명 정부의 첫 한국마사회 회장으로 모처럼 내부 출신이 오를 수 있을지도 주목할 대목으로 꼽힌다.

◇ ‘낙하산 알박기’ 모면했던 한국마사회… 내부 출신도 주목

지난달 18일 회장 모집 공모를 내고 본격적인 절차에 착수했던 한국마사회는 이후 서류심사와 면접심사를 거쳐 최근 5명의 후보군을 추린 것으로 나타났다. 남은 절차는 기획재정부 산하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의결과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제청, 그리고 대통령 임명이다.

한국마사회의 현 상황을 고려하면, 회장 선임 및 임명은 신속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큰 혼란을 겪은 탓에 전임 회장이 임기를 마치고도 오랜 기간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점에서다. 

정기환 한국마사회 회장은 문재인 정부 말기인 2022년 2월 취임해 지난 2월 임기가 종료됐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를 거쳐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뒤에도 회장을 맡고 있다.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 직후 후임 회장 선임 절차에 착수했으나 국정 혼란과 ‘낙하산 알박기 논란’으로 무산됐기 때문이다. 이후에도 이재명 정부가 출범해 내각 구성 등 각종 인사가 이뤄지고, 국회 국정감사까지 거치면서 한국마사회 회장 선임 절차 재개는 미뤄지고 말았다.

원점에서 다시 출발해 추려진 5명의 후보군 중 ‘유력 후보’로 눈길을 끄는 건 3명이다. 3선 국회의원 출신인 김춘진 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과 한 차례 국회의원을 지낸 선병렬 전 의원, 그리고 이들과 달리 내부 출신인 문윤영 전 한국마사회 제주본부장 등이 꼽힌다.

3선 중진 의원 출신인 김춘진 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은 한국마사회 회장 후보군 중 가장 굵직한 경력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 뉴시스

먼저, 김춘진 전 사장은 경력이 가장 굵직할 뿐 아니라 다소 독특하기도 하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17대부터 19대까지 3선 의원을 지내며 ‘호남 중진’으로 자리매김했던 그는 원래 치과의사였다. 김대중 대통령의 치과주치의를 역임한 것을 계기로 정계에 입문해 중진 의원까지 올랐다.

정치인으로서의 경력이 가장 두드러지는 만큼, ‘낙하산’ 논란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김춘진 전 사장이 이재명 대통령과 특별한 접점이 있는 건 아니다. 다만, 더불어민주당 중진 의원 출신인데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대학 동기동창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 aT 사장으로 선임되면서도 낙하산 논란을 피하지 못했다.

전문성 측면도 다소 물음표가 붙는다. 국회의원 시절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긴 했지만 보건복지위원장 역임 이력이 더 두드러진다. 또한 한국마사회와 같은 주무부처 산하인 aT 사장을 지내긴 했으나 두 기관의 성격은 차이가 크다.

선병렬 전 의원은 두 번째 한국마사회 회장 도전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정기환 회장이 선임됐을 당시 회장 공모에 참여해 유력 후보 중 하나로 거론됐으나 고배를 마셨다. 오랜 세월 대전 지역을 중심으로 정치 활동을 하며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국회의원을 지냈고, 한동안은 더불어민주당을 떠나 안철수 의원이 이끈 새정치연합 및 국민의당 소속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러다 이재명 대통령이 출마했던 2022년 3월 제20대 대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에 복당한 바 있다. 정치인 이력이 주를 이루지만, ‘낙하산’ 성격이 짙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한국마사회 관련 전문성엔 물음표가 붙는다.

문윤영 전 한국마사회 제주본부장은 1992년 입사해 지난해 퇴임하기까지 30년 넘게 요직을 거쳐왔다. / 한국마사회
문윤영 전 한국마사회 제주본부장은 1992년 입사해 지난해 퇴임하기까지 30년 넘게 요직을 거쳐왔다. / 한국마사회

정치권 출신인 두 후보와 달리 한국마사회 내부 출신 후보는 ‘낙하산’ 논란에서 자유로울 뿐 아니라 전문성에서도 강점을 지닌다. 내부 출신으로 후보군에 포함된 문윤영 전 본부장은 한국마사회에 1992년 입사해 비서실장, 제주지역본부장, 경마본부장, 고객서비스본부장, 제주본부장 등 요직을 거치며 상임이사를 지냈고 지난해 1월 퇴임했다. 건국대학교에서 축산경제학 박사과정을 수료하기도 했다.

한국마사회는 그동안 30여명이 회장 자리를 거쳐 갔는데 그동안 내부 출신 회장은 사실상 전무했다. 2003년 취임한 박창정 전 회장과 정기환 현 회장 정도가 ‘내부 승진’ 사례로 꼽히지만, 이들도 정통 내부출신으로 볼 순 없다. 박창정 전 회장은 관료 출신으로 한국마사회 부회장을 지낸 뒤 회장 자리에 올랐고, 정기환 회장은 농업운동가 출신으로 한국마사회 적폐청산위원장과 상임감사를 거쳐 회장에 선임된 바 있다.

이재명 정부가 과거 그 어떤 정부보다 능력과 전문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내부 출신 인사의 한국마사회 회장 선임 사례가 나오게 될지도 주목되는 대목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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