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한화에서 조금씩 (야구를) 깨우쳐 가는, 그런 과정이었다.”
한화 이글스가 4년 100억원에 FA 최대어 강백호(26)를 영입하면서, 한화에서 KT 위즈로 이적한 보상선수는 베테랑 우완 한승혁(32)이다. 강백호는 FA A등급이었다. 한화는 KT에 건넨 보호선수 20명에 한승혁을 포함하지 않았다.

한승혁은 덕수고를 졸업하고 2011년 1라운드 8순위로 KIA 타이거즈에 입단한 파이어볼러 유망주였다. 그러나 KIA에서 끝내 꽃피우지 못했다. 2022시즌까지 11년간 활약했으나 2018년 88이닝을 소화한 게 한 시즌 최다이닝이었다.
KIA는 한승혁을 어떻게든 강속구 선발투수로 만들어보려고 노력했지만 실패했다. 강속구 투수의 영원한 숙제, 제구 기복을 끝내 해결하지 못했다. 시즌 초반 반짝 활약하다 중반부터 무너지는 패턴을 수년간 반복했다.
결국 KIA는 2022시즌을 마친 뒤 거포 수급을 위해 한화에 한승혁을 과감하게 내주고 변우혁을 받아왔다. 3년이 흐른 현 시점에서, 변우혁은 여전히 KIA 주축타자로 자리매김하지 못했다. 1.5군급 거포 유망주에서 확 튀어 올라가지 못한다.
반면 한화는 발상의 전환을 했다. 한승혁을 굳이 선발투수로 쓰지 않았다. 1이닝 셋업맨으로 돌렸다. 그리고 그 전략은 2024시즌부터 통했다. 무려 70경기서 5승5패19홀드 평균자책점 5.03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높았지만, 시즌의 절반 가깝게 등판하며 김경문 감독에게 확실하게 믿음을 샀다.
그리고 올 시즌, 한승혁은 한화의 필승계투조로 거듭났다. 71경기서 3승3패3세이브16홀드 평균자책점 2.25로 맹활약했다. 한화의 정규시즌 준우승,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올해 연봉 9400만원이었는데, 내년엔 1억원 돌파가 확정적이다.
한화는 젊고 가능성 있는 영건이 즐비하다. 필승계투조를 20인 보호명단에 넣지 않았다는 건 그만큼 유망주 보호에 총력을 기울였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한승혁이 지난 1~2년간 보여준 경쟁력이라면 어느 팀에서든 불펜에서 큰 보탬이 될 수 있다. 불펜은 다다익선이다. KT에서도 필승계투조로 활약할 가능성이 크다.
그런 한승혁은 16일 한화 구단 유튜브 채널 Eagles TV에 출연, 한화 팬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했다. KT로 이적하고 시간이 좀 흘렀지만, 한화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았다. 한승혁이 한화 구단 컨텐츠에 등장한 건, KT의 동의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 요즘 그런 걸 못하게 하는 구단은 없다.
한승혁은 “안녕하십니까 네, 이번에 팀 이적하게 된 한승혁이라고 합니다. 뭐 일단 저도 생각을 많이 해봤고 그런데 너무 경황이 없고 정신도 없고 해서, 이런 것(전 소속팀 팬들에 대한 인사)에 대한 생각을 좀 못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마음 정리도 좀 되고 하다 보니까 인사를 드리는 게 좋겠다 싶어서 또 부탁을 드렸습니다”라고 했다.
계속해서 한승혁은 “저도 이팀에서 3년 뛰고 다시 옮기게 됐는데요. 처음에 왔을 때는 저도 사실 팀을 처음 이적을 하다 보니까 많이 좀 어색했고 불편했고 처음으로 야구 인생에 대해서 좀 전환점이 됐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또 그런 상황이 있었기 때문에 제가 또 많이 발전할 수 있었다고 생각을 많이 해요. KIA에 있었을 때는 사실 연차만 많이 쌓였었지 야구에 대한 경험이 좀 많이 부족했던 것 같아요. 그것을 한화에서 조금씩 좀 깨우쳐 갔다. 과정이라고 생각해서, 저에겐 상당히 좀 감사한 팀이라고 진짜 말하고 싶다”라고 했다.

한화에 감사한 마음이고, 앞으로도 응원을 부탁했다. 한승혁은 “이것을 토대로 새로운 환경에서 야구를 시작하게 될 텐데, 좋은 기억까지 안고 갈 수 있을 것 같아서 감사를 드린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참, 이게 재밌는 게, 야구를 못해도 이적해보고, 야구를 그나마 좀 잘하려고 하니까 또 이적해보고. 이런 게 너무 신기한 것 같아요. 결과적으로 야구를 더 잘하기 위해 이적한다고 마음을 먹으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화 팬들에게 감사하다는 말 꼭 하고 싶었고요. KT 한승혁이라는 선수도 응원을 좀 많이 해주십시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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