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지우 기자] 영화 '아바타: 불과 재' 개봉을 앞두고 화제 되는 것 중 하나는 197분의 긴 러닝타임이다. 짧고 빠른 호흡에 익숙한 관객들에게 3시간이 넘는 영상물을 보는 건 분명 부담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바타: 불과 재'는 197분을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긴 상영시간만큼 여러 이야기가 담긴 것은 사실이나, 주제가 산만하거나 전개가 버겁지 않다. 되레 완결된 시리즈물을 정주행하는 듯한 알찬 만족감을 준다. 무엇보다 황홀한 비주얼과 광기 어린 액션은 다른 어떤 작품을 비롯해 이전의 '아바타' 시리즈에서도 볼 수 없었던 신세계로 당신을 이끌 것이다.
17일 개봉하는 '아바타: 불과 재'는 첫째 아들 네테이얌의 죽음 이후 슬픔에 빠진 설리 가족 앞에 바랑이 이끄는 재의 부족이 등장하며 불과 재로 뒤덮인 판도라에서 펼쳐지는 더욱 거대한 위기를 담은 이야기다. 국내 1,362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을 거둔 '아바타'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이다.
네테이얌의 죽음은 가족 모두에게 트라우마로 남았다. 이번 작품에서는 가족 구성원 각자가 그 아픔을 드러내고 갈등을 겪으며 성숙해지는 이야기가 큰 축으로 자리 잡았다. 이전 시리즈보다 격정적인 드라마가 펼쳐지며, 진짜 가족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아바타' 세계관이야 늘 아름답다만, 판도라 행성의 자연에 또 한 번 매료될 수밖에 없다. 하늘과 숲, 바다를 넘나드는 나비족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이곳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자연스레 감화된다. 이에 이들을 위협하는 새 부족 '망콴'의 존재는 더욱 두렵게 다가온다. 망콴족의 강렬한 비주얼과 야만성은 '아바타' 시리즈에 새로운 결을 더한다. 나아가 인간의 기술을 갖게 된 망콴족은 광기, 광란에 휩싸이며 '불과 재'라는 타이틀을 완성시킨다.




인간은 언제나 자연과 나비족의 가장 큰 적이다. 전편에도 등장한 초대형 바다 생물 툴쿤은 압도적 크기와 위용으로 자연의 위엄을 시각적으로 일깨운다. 이 과정에서 키리, 로아크, 투크, 스파이더 등 아이들의 활약은 한층 선명해진다. 3편은 몰아치는 격랑 속 설리 가족을 끈끈하게 이어주는 완결형이자, 판도라의 미래 세대를 제시하는 훌륭한 중간점이기도 하다.
제이크 카메론 감독은 앞서 진행된 국내 언론과의 화상 기자간담회에서 "제너럴 AI는 단 1초도 사용하지 않았다. 모두 섬세하고 디테일한 배우들의 실제 연기로 만들어졌다. AI는 배우를 대체할 수 없다. '아바타'의 모든 배우들은 인물을 직접 해석하고 디자인한다. 그런 독창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3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4년의 세월을 이 영화에 쏟아부었다. 영화에 3,500개의 VFX 샷이 있다. 거의 모든 장면이 VFX 샷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꿈 같은 현실이 펼쳐진다. 실사 영화나 애니메이션 영화와는 아주 다른 특징이다"라며 '아바타' 시리즈 고유의 가치를 강조했다.
'아바타: 불과 재'는 높아진 관객들의 기대치를 충족할 전망이다. 2009년 개봉한 '아바타' 1편이 신세계를 열어주었다면, 2025년 개봉하는 3편은 동시대에 유의미한 이야기와 동시대를 뛰어넘는 퀄리티로 감각을 일깨운다. 이번 연말, 197분간 경험할 수 있는 감각의 정점이 있다면 단연 '아바타: 불과 재'일 것이다.
17일 개봉. 쿠키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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