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24년 했는데 방출 한 마디로 끝, (KIA)섭섭했다” 임창용 7년전 심정토로…KBO가 은퇴식까지? 글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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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용/KIA 타이거즈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그냥 딱 방출, 그 한 마디. 거기서 끝났다.”

KIA 타이거즈, 삼성 라이온즈 출신 임창용(49)이 14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창용불패-임창용’을 통해 2018시즌 후 은퇴할 때 KIA에 아쉬웠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아울러 KBO리그 선수들이 1년을 뛰든 몇 년을 뛰든 구단이 아닌 KBO에서 은퇴식을 챙겨주는 문화가 생기면 좋겠다고 했다.

임창용/KIA 타이거즈

임창용은 최근 이 채널을 통해 논란의 발언을 내놨다. 최형우(42, 삼성 라이온즈)가 FA 계약을 통해 삼성으로 이적한 배경 중 하나가 KIA의 인색한 은퇴식 문화라고 추정했다. KIA보다 삼성이 선수들을 잘 떠나 보내준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선을 넘는 발언이었다. KIA가 은퇴식을 개최한 선수가 많은 편은 아니지만, 누가 봐도 은퇴식을 성대하게 해야 할 선수들은 했다. 최형우도 이번에 이적하지만 않았다면, 무조건 KIA가 성대한 은퇴식을 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다. 실제 구단 행사 담당자가 오승환(43)의 은퇴식을 통해 힌트를 얻으려고 직접 대구까지 다녀왔다.

임창용은 이날 영상을 통해 다시 한번 자신의 견해임을 강조했다. 나아가 앞으로 구단이 아닌, KBO 차원에서 선수들의 은퇴를 기념해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꼭 성대한 은퇴식이 아니더라도, 뭔가 기념할만한 자리가 있으면 좋겠다는 얘기였다.

임창용은 “어찌됐든 은퇴할 때 종지부를 좀 찍어줄 수 있는 발판을 좀 만들어줬으면 좋겠는데, 한 팀에서만 쭉 선수 생활을 했던 선수들도 있을 것이고 이 구단 저 구단 옮겨 다니면서 선수 생활을 했던 선수들도 있을 것이고. 그러니까 자기가 은퇴할 시기에 있었던 팀에서 은퇴식을 하잖아요 무조건. 그러니까 그게 아니고 10년 20년 선수생활을 했든 1년 2년을 했든 모든 프로야구 선수는 다 KBO 소속이잖아요. KBO 소속이기 때문에 구단에서 하는 것보다 KBO에서 자체적으로 뭔가 좀 종지부를 찍어줄 수 있는 그런 은퇴식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했다.

나아가 2018년 자신의 은퇴 당시 상황과 솔직한 심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임창용은 “조금 섭섭했던 게 그거죠. 어쨌든 방출을 시킬 것 같으면 일단 불러서 ‘방출을 하기로 결정이 났다. 너의 생각은 어떠냐?’라면서 어느 쪽으로 방향을 잡아줄 수 있어야 하는데. 은퇴식도 구단에서 마련해주거나 아니면 코치 제의를 하거나. 이런 식의 제의가 있어야 하는데…어찌됐든 난 프로야구에서 24년 동안 활동을 하면서, 오래 했잖아요. 오래 했는데 그냥 딱 방출 그 한 마디. 거기에서 끝났다”라고 했다.

임창용의 이날 얘기는 일리가 있는 대목도 있고, 그렇지 않은 대목도 있다. 우선 KBO가 모든 선수의 은퇴식을 챙겨주는 건 불가능하다. 매년 10개 구단에서 방출되는 선수가 적지 않다. 그리고 은퇴식은 그 선수와 희로애락을 공유하는 구단이 주최하는 게 이상적이다. 전 세계 어느 프로스포츠 단체에서도 모든 선수의 은퇴식을 직접 주관하지는 않는다.

단, 임창용과 영상에 함께 출연한 MC의 발언은 일부 일리 있다. KBO 차원에서 은퇴선수의 진로 및 교육, KBO 총재의 격려 등은 얼마든지 신경 쓸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런데 KBO리그의 경우 은퇴선수협회와 일구회가 은퇴선수들을 나름대로 챙기고 있다. 현재 국내 타 프로스포츠는 이런 단체들조차 없다.

그리고 은퇴당시의 심정을 토로한 대목은, 임창용이 역지사지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KIA가 임창용의 은퇴식을 개최하지 않은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다. 임창용은 현역 시절 불법도박 스캔들이 있었고, 은퇴하는 시즌 당시 전임감독과 투수 기용 관련 마찰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잘잘못을 떠나 감독에 대한 항명이었다. 구단 입장에선 임창용이 아무리 화려한 선수생활을 보냈다고 해도, 이런 대목이 걸린다면 은퇴식을 개최하지 않을 수도 있다. 방출 통보를 할 때도 전임단장이 직접 구단에 불러 서 얘기했다면, 할 만큼 했다. 그렇다고 구단이 방출 통보를 선수한테 직접 찾아가서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24년의 선수생활, 오래했다. 그냥 오래한 것도 아니고 미국과 일본까지 다녀왔다. 야구를 엄청나게 잘했던 선수인 건 맞다. 그러나 구단이 선수생활을 오래했고 야구를 잘 했다는 이유로 무조건 그 선수의 은퇴식을 개최하고, 코치직을 제안할 의무는 없다. 은퇴식은 야구만 잘해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라운드 밖에서 품행이 바르고 구단과 다른 선수들, 팬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친 선수들에게만 주어지는 일종의 훈장이다. 또한, 최근 10개 구딘의 코치 선임도 그라운드 밖에서 논란이 됐던 인사를 최대한 배제하는 분위기다.

임창용/KIA 타이거즈

단순히 오래 뛰면서 잘 했다는 이유만으로 누구에게나 은퇴식을 개최해준다면, 그라운드 안팎에서 아무런 논란 없이 좋은 성적과 바른 품행을 쌓고 은퇴식을 한 선수들이 어떻게 받아들일까. 은퇴식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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