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라임경제] 최근 몇 년간 비상장기업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 이는 성장성 높은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 증가와 함께 저금리 환경 속에서 더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려는 심리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 11월엔 비상장 피투자기업 수가 연중 최고치를 나타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숫자로도 증명되고 있다. 국내 대표 스타트업 성장 분석 플랫폼인 '혁신의 숲'과 스타트업 전문 미디어 '스타트업레시피'에 따르면, 올해 11월 기준 비상장 피투자기업 수는 각각 119건과 172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과거 8년 및 5년 평균 대비 높은 수준이다.
'스타트업레시피' 기준으로는 2017년 이후 동월 최고치이며, 월별 추세에서도 연중 최고치다. 기업공개(IPO) 시장과 비교하면, 기업 수로는 8~10배 수준, 투자금액은 유사한 수준이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11월에 16개 기업이 기업공개(IPO)에 성공했다"며 "최근 5년 평균 13개 대비 높은 수준이었고, 5년 평균인 16개와 같은 수준이었다. IPO 제도 변경으로 인해 지연됐던 기업이 본격적으로 IPO를 진행했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카테고리별 투자 동향을 살펴보면, 투자금액으로는 헬스케어·바이오 부문이 980억원(24.2%)으로 1위를 차지했다.
최근 바이오 분야는 국내 증시를 주도하고 있는 분야다.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인해 그동안 저평가됐던 바이오주로 자금이 쏠리고 있는 것은 물론, 최근 발표된 대형 기술이전 계약 체결 등이 가파른 상승을 이끌었다.
이와 함께 △인공지능(AI)·딥테크·블록체인 부문이 751억원(18.5%) △제조·하드웨어 부문이 599억원(14.8%)으로 세 부문이 총 57.5%를 차지했다.
피투자 기업 수로는 AI·딥테크·블록체인 부문이 27개로 22.7%를 차지했다. 이어 헬스케어·바이오 부문이 15개(12.6%), 푸드·농업 부문이 11개(9.2%) 등으로 3개 부문이 총 43.5%를 기록했다.
비상장기업 투자사 동향을 보면 이달 8일 기준, 총 투자 건수로는 한국산업은행이 419건으로 1위를 차지했다. 최근 3년간 투자 건수로는 씨엔티테크가 165건으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3년간 투자 건 수 기준으로는 △신용보증기금 △신한벤처투자 △하나벤처스 △와이앤아처 등이 활발한 투자를 집행했다.
TIPS운용사의 투자 건수는 11월에 29건으로 총 투자건수 119건의 24.4% 차지했다. TIPS운용사는 민관공동창업자발굴육성(TIPS) 프로그램에 참여해 유망 스타트업을 선별·추천하고, 민간 투자와 정부 R&D 자금을 매칭해주는 역할을 하는 기관이다.
총 투자 건수로는 케이비인베스트먼트(400건)가, 최근 3년간 투자 건수로는 씨엔티테크(165건)가 각각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3년간 투자 건 수 기준으로는 △와이앤아처 △아주아이비투자 △인라이트벤처스 △카카오벤처스 등이 활발하게 투자를 하고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비상장 기업에 투자하는 일반 투자자도 늘어나고 있어 앞으로 관련 시장이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점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상장 전 기업은 이미 성숙한 상장 기업보다 폭발적인 성장을 이룰 잠재력이 크다. 초기 투자 후 기업이 크게 성공해 상장할 경우, 매우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며 "온라인 소액 공모 플랫폼이나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의 등장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진입 장벽이 낮아진 만큼 관련 투자금액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아직 상장되지 않은 최신 기술이나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기업에 선점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며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기업이 단기적인 시장 압박에서 벗어나 장기적인 비전과 성장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이에 따른 결실을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유동성의 부족이나 높은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비투자금을 회수하기까지 수년이 걸리거나 아예 불가능한 경우도 존재한다. 아울러 많은 스타트업이 실패하는 가운데, 투자금 전체를 잃을 위험도 상존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상장 기업처럼 정기적인 공시 의무가 없어 재무 상태, 경영 정보 등에 대한 접근성이 낮고, 기업의 실제 가치를 정확히 평가하기가 어렵다는 것도 단점이다. 따라서 해당 기업과 산업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장기적인 관점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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