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햄버거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양상추가 사라졌다. 샐러드 전문점은 가격 인상을 고민하고, 마트 신선식품 코너 앞 주부들은 한숨을 내쉰다. 이상 기후가 농작물 작황에 직격탄을 날리며 식탁 물가를 끌어올리는 이른바 '기후플레이션(Climateflation)'의 공포가 현실화하고 있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샌드위치 브랜드 '써브웨이'는 샐러드 판매를 잠정 중단했고, 롯데리아 역시 양상추 수급난으로 일부 햄버거 메뉴에 양상추와 양배추를 혼합해 사용하고 있다.
이는 올 여름 기록적인 폭염과 뒤이어 찾아온 가을 장마, 그리고 갑작스러운 한파 등 변덕스러운 날씨 탓에 강원도 고랭지 등 주요 산지의 양상추 출하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도매유통정보에 따르면 이달 전국 도매시장 기준 양상추 평균 가격은 4718원으로 10월(2661원)과 비교해 77.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6월 평균 가격(1246원)과 비교하면 3배가량 상승한 수치다.
문제는 양상추 대란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 2021년 11월에 이어 2023년 10월, 지난해 10월에도 기후 문제로 양상추 수급 문제를 겪었다. 뿐만 아니라 시금치, 배추, 무 등 주요 채소류 가격이 줄줄이 오름세를 보이며 서민들의 장바구니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기후플레이션'은 기후(Climate)와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로, 지구 온난화 등 기후 변화로 인한 자연재해가 농작물 생산 감소를 유발하고 이것이 전체적인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현상을 뜻한다. 과거에는 일시적인 수급 불균형으로 여겨졌던 농산물 가격 급등이 이제는 구조적인 경제 리스크로 자리 잡은 것이다.
한 농업 경제 전문가는 "기후 위기는 예측 불가능성을 높여 농가의 생산 계획을 무력화하고 있다"며 "이는 식량 안보 문제와 직결될 뿐만 아니라, 외식 물가와 가공식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전체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밀어 올리는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정부는 비축 물량을 방출하고 할당 관세를 적용하는 등 물가 안정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공급망 자체가 기후 변수에 흔들리는 상황에서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스마트팜 확대, 기후 적응형 품종 개발 등 근본적인 농업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 이유다.
한편 프랜차이즈 업계는 이번 양상추 공급 부족 사태를 예의주시, 대책을 마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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