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반등에도 칼 빼든 롯데칠성”…창사 75년 만에 희망퇴직 결단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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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편의점에서 롯데칠성음료 대표 제품인 칠성사이다와 펩시가 판매되고 있다. /뉴시스

[마이데일리 = 방금숙 기자] 최근 내수 불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롯데칠성음료가 1950년 창사 이후 처음으로 희망퇴직 카드를 꺼냈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가 75년 만에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하반기 실적 반등에도 국내 시장의 수익성 악화와 소비 둔화가 지속되면서 조직 효율화에 나섰다.

롯데칠성음료는 만 45세 이상(1980년 이전 출생) 또는 근속 10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이달 21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직급·부서 제한 없이 자발적 신청이 가능하다.

퇴직 위로금은 근속 연수에 따라 차등 지급된다. 근속 10~14년은 기준 급여(기본급·상여·수당 포함)의 20개월분, 15년 이상은 24개월분을 받는다.

임금피크 근로자는 잔여 근무 월수의 40%를 위로금으로 지급하며, 별도로 재취업 지원금 1000만원과 대학생 자녀 학자금(1인당 최대 1000만원)도 각각 제공한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사업 지속 성장성과 경쟁력을 확보하고 사업 효율화를 통한 본원적 경쟁력 강화와 미래형 성장 조직으로 변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3분기 롯데칠성음료 매출은 1조792억원, 영업이익은 9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 16.6% 증가했다. 특히 글로벌 부문은 매출 3842억원, 영업이익 207억원으로 각각 9.5%, 44.8%의 성장세를 보였다.

롯데칠성음료 안성공장 모습. /롯데칠성음료

이처럼 3분기 실적은 반등했지만 상반기 부진이 이어지면서 비용 효율화가 불가피했다는 분석이다. 상반기 누적 매출은 1조9976억원, 영업이익은 874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1%, 9.9% 감소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최근 위스키 신사업 철수, 광고비 절감 등 비용 절감 조치도 병행했다.

앞서 롯데그룹 유통 계열사인 롯데웰푸드와 세븐일레븐도 잇달아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세븐일레븐은 롯데그룹 인수 첫해인 2022년 49억원 적자를 낸 뒤, 2023년 551억원, 지난해 780억원, 올해 상반기 395억원 등 연속 적자를 냈다.

롯데웰푸드도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 2조394억원, 영업이익 507억원으로 매출은 2.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9.6% 감소했다. 3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7.3% 늘어난 1조1568억 원, 영업이익은 693억원으로 8.9% 줄었다.

이같은 3사의 연쇄 희망퇴직에 따라 이달 말 예정된 롯데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주요 유통 계열사 추가 구조조정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롯데그룹 외에도 유통·식품업계 전반에 희망퇴직 바람이 이어지고 있다.

11번가는 올해 세 번째 희망퇴직을 시행했고, LG생활건강은 뷰티 판매판촉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면세 업계에서는 현대면세점과 신라면세점 등이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국내 소비 둔화로 내수 성장성이 약화되면서 기업들이 인건비 구조를 포함한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희망퇴직을 통한 비용 효율화로 반등 기반을 마련하고, 향후 해외 사업 등 신사업 투자 여력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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