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연임 힘 실은 ‘5800억원’, 우리금융 실적 악재 부메랑 되나

마이데일리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우리금융그룹

[마이데일리 = 최주연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분기 순이익 1조 클럽’에 진입하며 임종룡 회장 연임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그러나 이번 실적을 이끈 약 5800억 규모의 염가매수차익이 내년에는 오히려 실적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보험사 인수로 발생한 일회성 수익이 사라질 예정인 데다, 동양생명 실적 부진으로 그룹 순익 개선 효과도 불투명해지면서, 이번 실적이 임 회장 연임을 위한 ‘일회성 이벤트’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7일 <마이데일리>가 우리금융 3분기 실적 발표 내용을 분석한 결과, 동양‧ABL생명 인수과정에서 발생한 염가매수차익을 제외한 순이익 규모는 약 8800억원으로 오히려 1년 전(약 9036억원)보다 2% 감소한 것으로 확인했다. 우리금융 3분기 순이익으로 집계된 1조2444억원보다 약 3600억원이 적은 금액이다.

우리금융이 ‘1조 클럽’에 올라선 배경에는 염가매수차익이 자리한다. 보험사 순자산 가치보다 낮은 가격으로 매입하면서 약 5810억원의 차익이 잡혔고, 동양생명 순익과 대손충당금 등 비용요인을 반영하면 최종적으로 약 3600억원이 순익 증가분으로 더해진 것으로 추산된다.

우리금융 순익 추이/우리금융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충당금과 소송 비용 등이 있었지만, 결국 세후 기준 약 3600억원이 순익을 끌어올린 셈”이라며 “이를 제외하면 순익은 8800억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감소했다”고 말했다.

핵심 계열사 실적을 보면 이러한 구조가 더 뚜렷하다. 우리은행의 3분기 순이익은 736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9.7% 감소했고, 누적 기준으로도 1년 전보다 9.6% 줄었다. 우리카드와 우리투자증권 역시 전 분기 대비 30.2%, 75%씩 감소해 각각 300억원, 40억원에 머물렀다. 우리금융캐피탈만 480억원 순익을 올리면서 29.7% 증가했다.

임 회장이 종합금융그룹 완성의 마지막 조각으로 삼았던 보험 계열사 통합 효과도 아직 가시화되지 않았다. 특히 동양생명은 3분기 순익이 274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24.2% 감소했고, 누적 순익은 전년 대비 55.1%나 줄었다. 보험영업이익이 크게 줄었고, 예실차(실제 지급 보험금이 예상보다 많아지는 현상)가 적자로 돌아선 영향이다.

우리금융 내부에서도 보험사 이익 기여로 인한 순익 증가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성욱 우리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내년 보험사의 이익 기여가 가능하겠지만 킥스 비율 등 자본 부분을 최우선적으로 관리해서 그룹의 자본 비율 부담을 최소화할 예정”이라면서 “양사(동양‧ABL생명) 합쳐 3000억원 이상 이익이 나와야 하는데 내년에 단기 구현하기는 어려울 것이고, 자본 비율을 우선 챙기고 점진적으로 성장하는 형태로 보험사를 경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5000억원대 염가매수차익 메울 수 있을까

결국 ‘1조 순익’은 일회성 요인으로 가능했으며, 당장 4분기와 내년 실적은 상당 폭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시장의 공통된 전망이다. 다만 연말 임 회장의 연임 평가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관련 실적 반영 시점이 내년이기 때문이다.

우리금융 차기 회장을 결정할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달 28일 가동됐으며 연말께 최종 후보 윤곽이 나올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1.2조원 규모 분기 순이익이 우리금융에게서 나오기 쉽지 않기 때문에 다음 분기 혹은 내년 순익 급감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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