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다 이겨내고 생존→WS 우승했는데…"30점" 김혜성이 스스로를 혹평한 이유 [MD인천공항]

마이데일리
LA 다저스 김혜성./인천공항 = 박승환 기자

[마이데일리 = 인천공항 박승환 기자] "30점 정도가 되지 않을까"

한국인 메이저리거 역대 두 번째로 월드시리즈(WS)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LA 다저스 김혜성은 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금의환향했다. 그리고 오랜만에 국내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김혜성은 한 시즌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올 시즌에 앞서 '디펜딩 챔피언' 다저스를 택했을 때부터 치열한 경쟁은 불가피했다. 하지만 김혜성은 정말 잘 살아남았다. 올해 시작은 썩 좋지 않았다.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스프링캠프에 합류함과 동시에 타격폼을 완전히 뜯어고치게 된 까닭에 시범경기 내내 이렇다 할 결과를 남기지 못했다. 이에 김혜성은 도쿄시리즈 개막전에 앞서 로스터에서 제외되는 아픔을 겪었다.

하지만 김혜성은 좌절하지 않았다. 마이너리그에서 개막을 맞았지만, 빠르게 새로운 타격폼에 적응해 나갔다. 그 결과 '한국계' 토미 에드먼이 부상으로 자리를 비우게 되자, 5월 초 메이저리그 콜업의 기회가 찾아왔다. 당초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에게 메이저리그 경험치만 제공할 생각을 밝혔었으나, 공격과 주루, 수비에서 연일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는 김혜성을 외면할 수 없었다.

이에 로버츠 감독은 에드먼이 복귀한 이후에도 김혜성은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잔류시켰다. 그리고 김혜성은 제한된 기회 속에서도 연일 존재감을 이어갔고, 어깨 부상으로 한 달이 넘는 공백기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9월 다시 빅리그로 돌아왔고, 올해 71경기에 출전해 45안타 3홈런 17타점 19득점 13도루 타율 0.280 OPS 0.699의 성적을 남겼다.

그리고 김혜성은 포스트시즌이 시작된 이후에도 줄곧 로스터의 한 자리를 차지했고, 프로 데뷔 후 첫 우승을 월드시리즈로 경험하는 기쁨을 맛봤다. 특히 김혜성은 디비전시리즈 4차전에서는 다저스의 챔피언십시리즈 진출을 확정짓는 끝내기 득점을 뽑아냈고,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는 1루 베이스 커버를 들어가 아웃카운트를 만들어냈고, 마지막 병살타로 경기를 매듭짓는 모습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봤다.

월드리시리즈(WS) 우승 후 카퍼레이드를 즐기고 있는 LA 다저스 김혜성./LA 다저스 SNSLA 다저스 김혜성./인천공항 = 박승환 기자

6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김혜성은 "너무 재미있고 좋은 경험을 많이 하고 돌아온 느낌이다. 꿈의 무대(월드시리즈)에 섰다는 것 자체로 기분이 너무 좋았다. 그 무대에서 우승까지 할 수 있었고, 분위기를 함께 즐겨서 너무 좋았던 것 같다. 우승 순간은 너무 좋았다. 그 일원으로, 또 야구 선수로서 내가 좋아하는 팀에 우승을 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기분이 좋았고, 꿈꿔왔던 순간이라 행복했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 "7차전 전부터 로하스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그래서 경기가 시작될 때부터 로하스가 언제 빠질지 모르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준비를 했었다. 그리고 마지막에 막으면 경기가 끝나는 상황이었기에 로하스가 '다른 선수를 내보내 달라'고 해서 경기에 나가게 됐다"며 "그렇다고 초조함은 없었다. 각자의 역할이 있는데,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내 역할은 백업이었다"고 말했다.

우승 직후 누가 가장 먼저 생각이 났을까. 김혜성은 "일단 1년 동안 고생한 내가 생각이 났다"고 너스레를 떨며 "카 퍼레이드도 재밌었다. 로스앤젤레스 도시에 팬분들이 많기 때문에 엄청난 인파가 모였고, 모두 축하해 주셔서 너무 재밌고 즐거웠다"고 웃었다.

수많은 경쟁에서 살아남으며 최고의 마무리를 해냈지만, 김혜성은 올 시즌 본인의 모습에 점수를 매겨달라는 요청에는 매우 인색했다. 그는 "올 시즌 점수는 30점 정도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후 멘트에서 김혜성이 자신의 점수를 낮게 측정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그만큼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있다.

LA 다저스 김혜성./게티이미지코리아

김혜성은 "30점에 이유는 없다. 만족스럽지 못했다"면서도 "모든 부분에서 부족한 만큼 앞으로 나아갈 길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내가 야구 선수로서 나아질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제는 더 나아져서 100점을 채울 수 있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두 주먹을 힘껏 쥐었다.

6일 귀국한 김혜성은 이번주 휴식 시간을 가진 뒤 다음주부터는 곧바로 2026시즌 준비에 돌입한다. 그는 귀국 후 일정에 대한 물음에 "열심히 운동을 할 생각이다. 야구는 비시즌이 없다. 이번주는 쉴 것 같지만, 다음주부터 열시히 꾸준히 운동을 할 것이다. 다음 시즌을 열심히 준비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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