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벌에 1,000곳 이상 쏘였다”…중국 5‧7세 남매, 할머니 밭일 따라갔다가 참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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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의 한 시골마을에서 일곱 살 소년(왼쪽)과 두 살 소녀가 말벌 떼에 1,000곳 이상 쏘여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은 사망한 남매의 생전 모습.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화면 캡처
[뉴스밸런스 = 김성호 기자] 중국의 한 시골 마을에서 5‧7세 어린 남매가 이웃에서 키우는 말벌에게 1,000곳 이상 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양봉을 하는 이웃 주민은 과실차사 혐의로 구금됐다.


지난 13일(현지 시간)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 6월 28일 중국 남서부 윈난성의 한 마을에서 발생했다.

남매의 부모는 농민공으로 도시에 나가 일을 하는 동안, 할머니가 양육을 도맡아 왔다. 사고 당일 할머니는 아이들을 데리고 옥수수밭에 일을 하러 갔다. 아이들이 인근 소나무 숲으로 들어간 순간 갑자기 말벌 떼의 공격을 받았다.

아이들의 비명을 들은 이웃 주민이 현장으로 나갔다가 자신도 함께 쏘인 뒤 급히 도망쳐 할머니에게 상황을 알렸다.

할머니는 가까이 있는 손자(7세)를 먼저 구조한 뒤 이어 손녀(5세)를 데리고 나왔지만, 구급차가 도착했을 때 손녀는 이미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손자는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했으나 다음날 끝내 숨졌다. 할머니도 수십 군데를 쏘여 일주일간 입원 치료를 받아야 했다.

부모는 다음날 집으로 돌아와 두 자녀가 사망한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남매의 아버지 양모 씨는 “내 두 아이는 머리, 팔, 다리, 등, 배 등 온몸에 쏘였다. 몸이 성한 데는 한 곳도 없었다”고 전했다.

법의학자들은 부검 결과 소년은 300곳 이상, 소녀는 무려 700곳 이상 말벌에 쏘인 것으로 확인햇다.

현지 경찰은 남매를 공격한 말벌은 인근 농민 리모 씨가 사육하던 ‘등검은말벌’로 알려진 아시아말벌이라고 밝혔다. 이 말벌의 독은 다른 말벌에 비해 강력하지는 않지만, 통증과 과민성 쇼크를 일으킬 수 있다.

리씨는 과실치사 혐의로 일시 구금됐으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 그는 피해자 가족에게 약 5만 위안(약 784만 원)을 보상했지만, 추가적인 배상은 어렵다고 밝혔다.

리씨는 “지역 별미인 번데기를 판매하기 위해 말벌 사육에 5만 위안(약 980만 원)을 투자했다”면서 “지난 2년 동안 아무런 사고 없이 말벌을 키워왔다”고 항변했다.

그는 사건 이후 자신이 키우던 말벌을 모두 죽였으며, 현지 당국은 해당 종의 사육을 전면 금지하고 지역 내 말벌 사육 시설에 대한 긴급 점검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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