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다섯쌍둥이 완전체, 출생 후 분만 의사 첫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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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둥이 가족과 산부인과 홍수빈 교수. /서울성모병원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지난해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에서 탄생한 다섯쌍둥이가 산부인과 홍수빈 교수와 건강한 모습으로 재회했다. 미숙아로 세상에 나오자마자 2개의 신생아 중환자실에 나눠 입원했었던 다섯 오누이 모두와 분만을 담당했던 주치의가 1년여 만에 처음 만나게 된 자리다.

2024년 9월 20일 세계적으로도 드문 자연임신 다섯쌍둥이가 태어나 많은 관심과 격려를 받았었다. 하지만 출산까지의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작은 체구 오둥이 엄마 사공혜란씨는 임신 5개월차에 접어들자 힘이 들어 매일 울었다고 한다. 작은 배에 다섯 아가가 자라느라 앉아있기도 누워있기도 어려웠다. 게다가 임신과 합병된 고혈압성 질환인 전자간증 진단으로 출산을 더 미룰 수 없게 되어, 26주에 제왕절개 수술로 분만하게 되었다.

‘팡팡이’라고 지었던 태명이 5명의 파워레인저를 본따 ‘팡팡 레인저’였던 오둥이는 아들인 첫째 새힘, 둘째 새찬, 셋째 새강은 800~900g, 딸인 넷째 새별, 막내 새봄은 700g대인 체중으로 일반적인 신생아 몸무게 기준(3㎏ 내외)에 훨씬 못 미쳐 인큐베이터에서 치료가 필요했다. 오둥이 부모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면회를 위해 신생아 중환자실을 찾았고, 엄마는 출산 후 몸조리도 다 하지 못했지만, 매일 모유를 얼려 전달했다.

엄마 아빠의 사랑과 의료진의 최선을 다한 치료 덕분에 올해 1월 남아들이 먼저 퇴원을 했고, 장 천공으로 수술까지 했었던 막내 새봄까지 집에 갈 수 있었다. 다섯 명 중 736g의 가장 작은 몸무게로 태어났던 넷째 새별은 후두 연화증으로 호흡 보조가 필요해 입원 생활이 길어졌지만, 3월에 퇴원해 6개월 만에 5남매가 한 집에 완전체로 모일 수 있었다.

다섯쌍둥이처럼 임신 37주가 되기 전 태어난 아기를 미숙아 또는 이른둥이라 하는데, 최근 우리나라는 출생체중이 2.5kg 미만인 저출생 체중아, 1kg 미만인 초극소 미숙아도 늘고 있다. 이런 이른둥이들은 만삭까지 엄마 뱃속에서 크지 못해 주요 장기가 다 발달하지 않은 상태로 태어나며, 약한 면역체계로 인한 감염에 취약하다. 선천성 질환도 동반되는 경우가 많아, 서울성모병원은 고위험 산모가 산부인과 진료와 함께 선천성 질환센터 협진으로 이른둥이들이 태어나기 전부터 보호자와 치료계획을 사전에 상의하고 준비하는 프로세스를 마련해왔다.

최근 수도권 유일 보건복지부 권역 모자의료센터에 신규로 선정된 서울성모병원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규모인 고위험 산모 입원실 12병상과 신생아중환자실(NICU) 50병상을 운영하고 있다. 산부인과 산과 전문의 5인이 고위험 산모의 건강한 출산을 책임지고 있으며, 소아청소년과 신생아 전문의 12인이 신생아를 위한 전문 의료를 제공하고 있다.

신생아 분야 역시 평균 10년 이상 경력을 갖춘 전담간호팀을 별도 구성해 고위험 신생아들을 돌보고 있다.

다섯쌍둥이 분만은 처음이라 과연 잘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다는 산부인과 홍수빈 교수는 “이른둥이 아이들의 울음소리는 크지 않은데, 다섯쌍둥이도 모두 작게 소리를 냈었고, 목소리가 들릴 때마다 안도하고 경이롭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분만 당시의 소감을 전했다.

이어 “최근 증가하는 고위험·다태아 임신 산모들께서 우리나라의 높은 신생아 치료 역량을 믿고 꾸준히 산전 진료를 잘 받으시기를 바라며, 또한 건강히 자라고 있는 오둥이를 보시면서 용기를 얻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오둥이 주치의 신생아 중환자실장 윤영아 교수(소아청소년과)는 “살얼음판을 걷듯 긴장한 채 돌봤던 아이들이 건강하게 엄마 아빠 품에 돌아가, 첫째 새힘이는 8kg가 될 정도로 많이 자랐다”며 “앞으로도 재활의학과 등 관련 의료진과 협진으로 정기적인 발달검사를 지속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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