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은퇴식날)대타로 나가서 붙어야죠” KIA 최형우가 상상하는 오승환과의 극적인 ‘최후의 맞대결’[MD광주]

마이데일리
최형우와 오승환/KIA 타이거즈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대타로 나가서 붙어야죠.”

11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 경기를 앞둔 KIA 타이거즈 덕아웃의 최대 관심사는 역시 10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에 앞서 열린 오승환(43)의 은퇴투어 행사였다. 최형우가 KIA 구단과 별개로 오승환에게 감사패를 제작, 직접 전달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최형우와 오승환/KIA 타이거즈

최형우가 감사패에 적힌 내용을 직접 오승환 앞에서 읽는데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이후 박찬호처럼 자신도 가슴 뭉클한 나머지 눈시울을 적셨다는 선수들도 있고, ‘맏형’의 보기 드문 눈물을 보고 ‘이때다 싶어’ 장난스럽게 놀리는 후배들도 있었다는 후문.

최형우가 기둥이자 맏형이지만, 그만큼 후배들과 허물없이 잘 지낸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최형우와 11일 경기를 앞두고 잠시 얘기를 하는데, 자연스럽게 오승환의 은퇴식이 화두에 올랐다. 오승환의 은퇴식은 30일 대구에서 열린다.

하필 그날 상대가 또 KIA다. 최형우가 그날 오승환의 은퇴식을 보고 또 울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데 최형우는 벌써 19일 남은 그날을 상상한다. 자신이 그날 선발라인업에서 빠지고, 오승환이 마운드에 올라오면 대타로 나가 극적인 ‘최후의 맞대결’을 하는 것이다.

최형우는 “그날 스타팅을 안 나가고 대타로 나가서, (오승환과)붙어야죠. 승패도 중요하지만, 한 타석인데 그래도 사람들에게 좀 재미를 주면 좋지 않을까 싶다”라고 했다. 기왕이면 타이트한 승부가 전개될 때 오승환이 등판하고 최형우가 타석에 들어서는, 그런 순간을 의미한다.

최형우는 그런 상황이 현실이 되면 어떤 감정일지, 어떻게 승부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기자가 “진지하게 최선을 다해야죠”라고 하자 수긍했다. 일례로 양준혁이 은퇴경기를 하던 2010년 9월에, 당시 선발 등판한 김광현(SSG 랜더스)은 전력으로 승부했다. 그날 양준혁은 4타수 무안타로 물러났다. 훗날 김광현은 그게 프로의 도리이자 미덕이라고 했고, 양준혁도 그런 김광현에게 고맙다고 했다.

최형우의 상상이 현실이 될까. 일단 오승환이 마운드에 올라야 한다. 박진만 감독은 아직 오승환의 은퇴식날 등판을 공식화한 적은 없다. 그리고 오승환이 마운드에 있을 때 최형우가 대타로 나가야 한다. 선발 출전하면 오승환과 맞대결이 이뤄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형우와 오승환/KIA 타이거즈

삼성 왕조를 함께 일궈냈던 1살 터울의 두 레전드. 은퇴식을 앞두고 마지막 맞대결이 열릴까. 은퇴식과 별개로 아주 흥미로운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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