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IA 타이거즈에 그 많던 왼손 불펜이 사라졌다. 그래도 최지민(22)은 추격조 일원으로 꾸준히 등판한다.
KIA가 올해 하위권으로 추락한 원인 중 하나가 왼손 불펜의 붕괴다. KIA는 지난 1~2년 전만 해도 왼손 불펜이 넘치는 팀이었다. 그러나 올해 KIA 왼손 불펜 중에서 꾸준하게 활약하는 선수는 원 포인트 셋업맨 이준영이 유일하다. 이준영도 FA를 앞둔 올 시즌 49경기서 3승1패7세이브 평균자책점 5.52로 주춤하다.

이준영이 그나마 낫다. 전반기 막판 팔꿈치 염증으로 잠시 쉰 걸 제외하면 꾸준히 마운드에 오른다. 그러나 곽도규는 토미 존 수술을 받고 시즌을 접었다. 2024시즌 도중 미국 유학을 다녀온 김기훈은 올해도 일어서지 못했다. 좌완 스리쿼터 김대유도 1군에 크게 보탬은 되지 못했다.
어떻게 보면 가장 안타까운 케이스가 국가대표까지 다녀온 최지민이다. 최지민은 현재 이준영과 함께 1군에서 그래도 많이 얼굴을 비추는 케이스다. 성적은 59경기서 2승3패9홀드 평균자책점 5.13. 피안타율 0.208로 수준급인데, WHIP가 1.69다.
역시 사사구가 문제다. 37개의 삼진을 잡으면서 45개의 볼넷을 내줬다. 기복 있는 투구를 하는 원인이다. 최근에도 1경기 잘 던지면 1경기 부진한 패턴이 이어진다. 7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서는 1이닝 2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이 경기를 중계방송한 MBC스포츠플러스 박재홍 해설위원은 최지민이 좋을 땐 힘 있는 포심이 낮게 깔려 들어간다고 했다. 그날 투구가 전반적으로 그랬다. 그리고 포심 최고 147km을 기록했다. 한참 좋을 때 149~150km까지는 아니지만, 이 정도로도 다행이다.
전형적으로 공이 뜨면 위험한 유형이다. 어차피 하이페스트볼을 ABS 존에 맞춰 능숙하게 사용할 정도의 투수가 아니라면, 원래의 강점을 꾸준히 보여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 변화구는 슬라이더 외에는 사실상 대체 구종이 없는데, 장기적으로 구종 개발 가능성도 있다.
2023년에 최고의 시즌을 보낸 뒤, 2년 연속 부진하다. 2024시즌에도 56경기서 3승3패3세이브12홀드 평균자책점 5.09였다. 작년에도 투구 밸런스가 오락가락해 1년 내내 1~2군을 오갔다. 결과적으로 2년 연속 비슷한 양상이다.
결과론이지만, 최지민이 올해 필승조에 버티고 있었다면 KIA 불펜의 짜임새가 확연히 달랐을 것이다. 제구만 잡히면 좌우타자를 가리지 않는 투수인 건 확실하다. 그래도 이범호 감독이 1군 추격조에서 꾸준히 기회를 주는 건, 앞으로도 써야 하는 투수라고 봤기 때문이다.

KIA의 올 시즌 최종순위를 떠나서, 최지민은 올 시즌 마무리를 잘 해야 한다. 좋은 기억을 안고 시즌을 마쳐야 내년 시즌 준비에 탄력을 받는다. 잃어버린 2년이었고, 내년에는 부활해야 한다. 병역혜택을 받았으니 KIA가 집중적으로 케어할 수 있는 건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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