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어떻게 저런 센스가 나오죠?”
6일 창원NC파크. KIA 타이거즈 간판 유격수 박찬호(30)의 발이 일을 냈다. KIA가 6-3으로 앞선 6회초 2사 1,3루 찬스. KIA로선 4연패를 끊어야 하고, 불안한 불펜을 감안하면 이 찬스에서 반드시 추가점이 필요했다. 6회에 이미 2점을 냈지만, NC의 추격의지를 꺾는 점수가 필요했다.

타석에는 좌타자 나성범. 마운드에는 좌완 최성영. 최성영은 나성범에게 초구 바깥쪽으로 꺾여 나가는 슬라이더를 던졌다. 나성범의 배트가 맥없이 따라 나왔다. NC로선 그래도 2사이니 나성범과의 승부에 집중하는 게 옳은 상황.
그러자 3루 주자 박찬호가 허를 찔렀다. 리드 폭이 처음부터 컸다. 조재영 3루 코치와 뭐라고 얘기를 주고받은 뒤, 최성영이 2구 투구 동작에 들어가는 걸 확인하자마자 헤드퍼스트슬라이딩을 통해 홈플레이트를 쓸었다.
NC 포수 박세혁은 최성영보다 먼저 눈치를 챘다. 좀 더 앞으로 나와서 최성영에게 공을 던질 것을 유도했다. 최성영은 2구 슬라이더를 다시 던졌으나 박찬호가 이미 홈플레이트를 터치한 이후였다. 박찬호와 KIA가 최성영의 투구 자세, 최성영-박세혁 배터리의 투구패턴을 간파했다는 의미.
경기를 중계한 MBC스포츠플러스 허도환 해설위원은 “박찬호가 최성영의 (투구)루틴을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었다”라고 했다. 리드폭이 컸고, 주저하지 않고 뛰었다고 칭찬했다. 최성영이 아무래도 좌완이라 3루 주자 박찬호를 등지고 투구한 것도 박찬호로선 과감하게 홈으로 뛰어들어갈 수 있었던 원인이다.
허도환 해설위원은 그럼에도 주자의 과감한 결단이 있어야 한다면서, 박찬호를 두고 “어떻게 저런 센스가 나오죠?”라고 했다. 이는 박찬호의 시즌 25번째 도루이자 생애 첫 홈스틸이었다. KIA는 박찬호의 홈스틸 이후에도 추가점이 나오면서 NC를 잡고 4연패서 벗어났다.

KIA는 4연패를 끊으면서 58승63패4무가 됐다. 7위 NC와의 승차를 지웠다. 이날 경기가 없었던 5위 KT 위즈에 3경기, 6위 롯데 자이언츠에 2.5경기 차로 추격했다. 잔여경기가 19경기여서 뒤집기가 쉽지 않은 형국이다. 그러나 박찬호의 홈스틸은 아직 KIA의 시즌은 끝나지 않았다는 걸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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