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그것 하나만 조심하라고.”
NC 다이노스 스위치히터 유격수 김주원(23)의 기세가 대단히 뜨겁다. 후반기 39경기서 158타수 60안타 타율 0.380 9홈런 27타점이다. 전반기 85경기서 타율 0.259 5홈런 29타점이었던 걸 감안하면 엄청난 질주다.

시즌 124경기서 478타수 143안타 타율 0.299 14홈런 56타점 90득점 38도루 OPS 0.850 득점권타율 0.300. 1군 풀타임 3년만에 드디어 잠재력을 폭발한다. 2022시즌 중반부터 붙박이 9번 유격수였으니, 정말 만 3년만에 결실을 맺었다.
이호준 감독도 김주원이 이젠 완전히 올라섰다고 내다봤다. 올 시즌을 시작하면서 2번타순에 올렸고, 시즌을 치르면서 아예 리드오프로 올렸다. 체력부담이 가장 큰 타순과 포지션을 동시에 소화하고 있다. 심지어 NC가 치른 전 경기에 출전했다. 잔여 20경기에 모두 나가면 현대야구에 보기 드문 유격수 전경기 출전자가 된다.
물론 24실책으로 리그 최다 실책 1위이긴 하다. 그러나 2021년 김혜성(당시 키움 히어로즈)도 리그 최다 29실책을 기록하고도 유격수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장점이 실책을 덮고도 남았다는 얘기다. 김주원도 장타력과 빠른 발을 겸비한 장점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유격수 골든글러브를 이미 확보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성적의 볼륨만 봐도 오지환(LG 트윈스), 박찬호(KIA 타이거즈), 박성한(SSG 랜더스)으로 이어지는 KBO리그 유격수 3대장을 앞선다. 그렇다고 김주원이 이들을 완전히 넘어섰다고 단정하긴 조심스럽지만, 올해 유격수 4대장이 될 자격만큼은 확실하게 증명했다.
이호준 감독은 3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을 앞두고 그런 김주원에게 원 포인트 레슨을 해줬다. 취재진의 질문에 “최근에 한번씩 아웃에서 인으로 오는 스윙을 해서 좀 먹히는 경우(먹힌 타구)가 생겨서. 그것 하나만 조심하면 된다고 했다. 다 좋은데. 특히 몸쪽 깊게 공이 들어오면 약간 그런 스윙이 나와서 그 이야기를 잠깐 했다”라고 했다.
스윙의 기본이 인&아웃이다. 그래야 맞는 면적이 넓기 때문이다. 김주원이 지금 너무 잘 하고 있지만, 슬럼프는 늘 작은 부분에서 시작하기 마련이다. 타격코치 출신의 이호준 감독이 날카로운 지적을 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이호준 감독이 진짜 우려하는 건 슬로우 스타터 기질이다. 이호준 감독은 “나도 이 정도로 할 줄은 몰랐다. 타율은 2할7푼대를 생각했고 도루도 이렇게 많이 할 줄 몰랐는데 40개가 다 돼 간다. 머리가 스마트한 친구라 더 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초반부터 치고 나가면 3할3푼을 칠 것이다. 지금 3할까지 끌어올렸으니, 그러니까 징크스를 만들면 안 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호준 감독은 “처음에 안 좋았다가 좀 지나면 끌어올리고, 이런 것도 자꾸 그러면 좋을 건 별로 없다. 작년에도 후반기에 그랬다. 자꾸 그게 본인의 것으로 돼 버리면, 그건 별로 안 좋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김주원은 작년에도 전반기에 죽을 쑤다 후반기에 반등하며 시즌을 마쳤다. 시즌 초반에 성적이 너무 안 나오면, 어느 누구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결과만 보고 슬로우 스타터라고 할 수 있지만, 초반에 안 나오던 성적을 후반기에 끌어올리는 게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결국 꾸준하게 활약하는 게 가장 좋은데, 모든 야구선수가 이를 위해 땀을 흘린다고 보면 된다. 김주원 역시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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