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1회부터 서서 홈런을 지켜봤다(카일 프리랜드, 콜로라도 로키스).” “난 홈런 칠 때마다 그랬어(라파엘 데버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각)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큰 화제는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콜로라도 로키스전 1회초에 발생한 벤치클리어링 및 난투극이었다. 샌프란시스코 라파엘 데버스가 콜로라도 선발투수 카일 프리랜드에게 무사 1루, 볼카운트 2S서 5구 스위퍼가 한가운데로 들어오자 우월 선제 투런포를 쳤다.

데버스는 당시 홈런을 치고 한참동안 타구를 쳐다본 뒤 1루로 천천히 달려갔다. 프리랜드는 이를 못마땅하게 여겼다. 데버스에게 뭐라고 외쳤고, 데버스도 맞받아치면서 벤치클리어링이 벌어졌다. 맷 채프먼이 프리랜드를 밀었고, 윌리 아다메스도 콜로라도 선수들에게 분노를 표하면서 한동안 경기가 중단됐다. 결국 아다메스, 채프먼, 프리랜드가 퇴장을 당했다.
메이저리그는 KBO리그보다 보수적이다. 불문율에 엄격하다. 타자가 홈런을 치고 가볍게 ‘빠던’을 하는 건 이젠 용인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빠던을 너무 과하게 하거나, 홈런 타구를 오랫동안 지켜보는 등의 행위는 투수에 대한 매너가 아니라고 받아들인다.
사실 투수도 삼진을 잡으면 강하게 세리머니를 할 때가 있다. 이에 대해선 별 다른 불문율이 없는 걸 감안하면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할 수 있다. 어쨌든 불문율은 그 자체로 명문화된 규정이 아니다 보니 늘 그 범위를 두고 논란은 있다.
사태의 직접적 당사자, 데버스와 프리랜드는 디 어슬래틱에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프리랜드는 "1회부터 홈런을 치고, 서서 홈런을 보고, 달콤한 시간을 보내고, (1루로) 가는 것이 매우 무례하다고 생각했다. 난 이 리그에 꽤 오래 있었다. 그도 마찬가지라는 것을 안다. 난 그 점이 매우 무례하다고 생각해서 그에게 알려야 되겠다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이를 두고 디 어슬래틱은 “프리랜드는 승부를 바꿀 수 있는 늦은 시간(경기 후반)에 홈런을 친 후 감정을 표현하는 타자는 이해할 수 있었지만, 경기 시작과 함께 8구째를 친 후 보인 데버스의 반응에 무례함을 느꼈다”라고 했다.
데버스는 생각이 다르다. 그는 “왜 그렇게 됐는지 모르겠다. 난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다. 홈런을 칠 때마다 똑같이 했다”라고 했다. 샌프란시스코 에이스 로건 웹은 프리랜드를 두고 “그 선수에게 이런 일이 한번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사실이 놀랍다. 그는 그냥 입만 자주 놀린다. 심판이 조치를 잘 했다”라고 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사건에 대한 검토에 착수했고, 퇴장 관련자들이 출장정지 등의 처분을 받을 수 있다는 게 디 어슬래틱 보도다. 이로써 샌프란시스코와 콜로라도는 한동안 냉랭한 관계를 유지할 듯하다. 상황에 따라 다음 시즌에 보복구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한편, 이정후의 경우 벤치클리어링에 당연히 참가했지만, 적극적으로 다툼에 가담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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