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협상 답보에 합병 향한 우려까지… HD현대 노사 ‘긴장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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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그룹 조선부문이 임금협상 난항과 합병을 둘러싼 우려로 노사 간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 HD현대중공업
HD현대그룹 조선부문이 임금협상 난항과 합병을 둘러싼 우려로 노사 간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 HD현대중공업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HD현대그룹 노사를 둘러싼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여름휴가 전 타결에 실패한 임금협상이 답보 상태에 놓인 가운데,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의 합병 추진이 발표되면서 노조가 강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호황기 속에 ‘마스가 프로젝트’라는 대형 호재까지 맞이하고 있지만, 노사갈등이 중대변수로 떠오르고 있는 모습이다.

◇ 파업 투쟁 수위 높이는 노조… 합병 향해서도 ‘우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2일 4시간 부분파업을 단행했다. 이어 3일엔 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HD현대삼호 등 HD현대그룹의 조선부문 3사 노조가 공동으로 부분파업에 나섰다. 오는 4일과 5일엔 부분파업을 7시간으로 늘릴 예정이다. 투쟁의 수위를 점차 높이고 있는 것이다.

HD현대그룹의 조선부문이 이처럼 파업으로 9월을 시작하게 된 것은 임금협상이 답보 상태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HD현대중공업 등 3사 노사는 지난 5월말~6월초 상견례를 시작으로 임금협상에 돌입했다. 올해 임금협상도 여느 때처럼 수월하지 않았다. 원만하게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교섭이 결렬됐고, 노조의 쟁의행위 찬반투표 가결과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중지 결정 이후 지난 7월 부분파업이 단행됐다.

HD현대그룹 조선부문 3사 노조는 최근 파업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9월 조선업종 노조연대가 울산 HD현대중공업 본사 앞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HD현대그룹 조선부문 3사 노조는 최근 파업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9월 조선업종 노조연대가 울산 HD현대중공업 본사 앞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그러던 중 극적인 반전이 나타났다. 지난 7월 18일 HD현대중공업 노사가 잠정합의안 도출에 성공한 것이다. 이에 여름휴가 전 임금협상 타결을 향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하지만 무위에 그쳤다. 잠정합의안이 마지막 관문인 노조 조합원 찬반투표를 넘지 못했다. 63.77%가 반대표를 던졌다.

그렇게 아쉬움을 남긴 채 HD현대그룹 조선부문은 여름휴가에 돌입했고, 지난달 중순 복귀했다. 이와 함께 임금협상도 재개됐다. 한 차례 잠정합의안이 마련됐다가 노조 찬반투표에서 부결된 경우 2차 잠정합의안 마련이 신속하게 이뤄지는 사례도 많지만 HD현대중공업 노사 등은 이렇다 할 진전 없이 다시 답보 상태에 빠졌다. 노조가 재차 부분파업을 단행하고, 투쟁의 수위를 높이고 있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또 하나의 중대 변수도 등장했다.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의 합병 추진이 발표된 것이다. HD현대그룹은 HD현대중공업이 HD현대미포를 흡수합병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지난달 말 전격 발표했다. 각종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특히 최근 본격화하고 있는 '마스가(MASGA, 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게 합병 추진의 이유다.

하지만 노조는 반응은 싸늘하다. 노조와의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합병을 추진하고 나섰다며 비판하고, 고용안정 등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무엇보다 합병의 진짜 목적이 승계작업에 있다는 지적까지 제기하고 있는 모습이다.

HD현대중공업 노조 측은 내부 소식지를 통해 “이번 합병은 단순한 법인 통합이 아니라 노동자의 삶과 지역경제, 조선산업의 미래 방향을 좌우하는 중대한 분기점”이라며 “합병까지 노조와 대화 창구를 통해 우려되는 사안들에 대한 진정성 있는 협의와 해소 방안 도출이 필요하다. 노조는 조합원과 지역사회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임금협상 난항에 합병 추진이란 대형 변수까지 더해지면서 HD현대그룹 조선부문의 노사관계는 예사롭지 않은 국면을 맞게 됐다. 특히 최근 ‘노란봉투법’이 국회를 통과하고 국무회의 의결까지 마치면서 노동계의 힘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점도 긴장을 더하게 한다.

HD현대그룹이 임금협상과 합병이란 까다로운 숙제를 큰 혼란 없이 매듭지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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