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2020 도쿄올림픽 4강 신화를 창조한 여자배구는 '배구여제' 김연경이 은퇴를 하자 몰락하기 시작했다. 지난 7월에는 FIVB 여자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최하위에 머물며 강등이 확정됐고 FIVB 랭킹은 39위까지 추락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2023년 아시아선수권에서 6위에 그치며 이번 세계선수권에도 참가하지 못했다.
참가하는 국제 대회마다 패하고 있던 여자배구는 반등의 계기가 필요했다. 그래서 지난달 진주에서 열린 2025 코리아인비테이셔널 진주국제여자배구대회는 여러 의미가 있는 대회였다. 때마침 태국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 앞서 유럽 및 남미 세계 정상급 여자 배구대표팀들은 베스트 전력으로 이번 대회에 참가했고, 내년에 VNL에 참가하지 못하는 한국은 강팀들과 붙는 소중한 경험을 쌓을 기회였다.
하지만 한일전 편파 판정 논란으로 상처만 입었다. 일본 2군을 상대로 풀세트까지 가는 졸전 끝에 승리했지만, 심판이 만들어준 승리였다. 한국의 승리에 기뻐하는 반응보다 "부끄럽다"는 목소리가 더 높았다. 선수들도 승리 후 웃지 못할 만큼 분위기는 최악이었다. 당시 기록석에 앉아 경기를 지켜보던 체코와 스웨덴 코치도 어이없는 미소를 지을 정도였다.
그렇다면 한국여자배구의 상징 김연경과 그 누구보다 한국여자배구를 잘 알고 있는 세자르 에르난데스 곤잘레스 감독은 이날 경기를 어떻게 봤을까. 두 사람은 16일 대회 마지막말 코트에서 만났다.
세자르 감독은 지난 2019년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을 이끌 당시 코치로 한국과 인연을 맺기 시작했고, 2021년 도쿄올림픽 이후 한국 여자배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하지만 김연경이 은퇴한 한국 여자배구는 2022, 2023년 VNL에서 2년 연속 전패를 기록하는 수모를 겪었고, 결국 2023년 대회를 끝으로 대표팀 감독직을 내려놓고 프랑스로 떠났다. 그리고 현재는 프랑스 여자배구대표팀을 이끌고 있다.
김연경은 세자르 감독이 대표팀을 이끌 때 어드바이저로 국가대표 선수 멘토링, 지도자 및 지원인력에 대한 업무지원 등 여자배구대표팀 전반에 대한 조언자 및 지원 역할을 했기 때문에 세자르 감독과 편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이다. 오랜만에 만났지만 두 사람은 오랜시간 한국 여자배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V리그 남자부 현대캐피탈 필립 블랑 감독과 우리카드 마우리시오 파에스가 감독도 조언을 잊지 않았다.
한편, VNL에서 강등된 여자 배구는 내년부터 AVC 네이션스컵과 아시아선수권대회, 동아시아선수권대회 등 아시아팀들만 상대하게 됐다. 챌린저컵이 폐지되면서 세계 강팀과 만날 가능성이 매우 적다. 앞으로 한국 여자배구는 우물 안 개구리가 될 가능성이 크다.
김연경 시대는 오래전에 끝났다. 김연경 은퇴 후 4년 만에 강등됐다. 한국 여자배구의 민낯이 드러났고 위기의 한국 여자배구다.
[김연경과 세자르 프랑스 여자배구대표팀 감독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진주 = 유진형 기자 [email protected]]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