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국회 개막] 여야, 시작부터 ‘복장’으로 갈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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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국회 본회장에서 열린 정기국회 개회식에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의 의원들이 한복을 입고 참석한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상복을 입고 참석했다. / 전두성 기자
1일 국회 본회장에서 열린 정기국회 개회식에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의 의원들이 한복을 입고 참석한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상복을 입고 참석했다. / 전두성 기자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이재명 정부의 첫 정기국회가 1일 막을 올린 가운데, 여야의 첨예한 대립을 보여주는 장면이 정기국회 개회식에서 연출됐다. 개회식 옷차림을 놓고 신경전이 펼쳐진 것인데,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한복’을 착용한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상복’을 입고 개회식에 참석했다.

이러한 여야의 강 대 강 대치는 100일간의 정기국회 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이재명 정부의 장관급 후보자들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이번 주 진행되고, 3대(검찰·언론·사법) 개혁안과 3대(내란·김건희·채해병) 특검법 개정안 등에 대해서도 공방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재명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과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의 체포동의안 문제도 여야의 충돌 지점이 될 전망이다.

◇ ‘한복’ vs ‘상복’… 여야, 개회식 복장 두고 ‘신경전’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기국회 개회식에선 민주당과 국민의힘 의원들의 옷차림으로 진풍경이 펼쳐졌다. 민주당 의원들은 형형색색의 한복을 입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상복을 착용하고 개회식에 참석한 것이다.

‘한복 착용’은 우원식 국회의장과 부의장단이 ‘한류에 대한 자긍심’을 표현하자는 취지에서 제안했다. 이에 민주당은 한복 착용에 대해 ‘자율’로 방침을 정했지만, 대부분의 의원들이 한복을 착용하고 개회식에 참석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개회식 ‘드레스 코드’를 검정 양복과 검정 넥타이, 근조 리본으로 정했다. 이에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검은색 넥타이를 매고 상복 차림으로 개원식에 참석하는 의미는 대화와 타협이 죽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의 ‘상복 착용’에 민주당은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에 상사(喪事)가 발생한 지 몰랐다. 부고를 내주면 조문하고 슬픔을 함께 나누도록 할 것”이라고 비꼬았고, 박지원 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에 “상복 입고 찾아갈 곳은 윤석열·김건희가 있는 구치소가 아닐까요”라고 쏘아붙였다.

여기에 더해 우 의장의 개회사를 두고도 여야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우 의장은 개회식에서 약 25분간 개회사를 진행했는데, 민주당 의원석에선 7번의 박수가 나온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무반응으로 일관했다.  

1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정기회) 개회식에서 한복을 입은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 의원들이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을 하고 있다. / 뉴시스
1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정기회) 개회식에서 한복을 입은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 의원들이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을 하고 있다. / 뉴시스

◇ 인사청문회·예산안·권성동 등… 곳곳 ‘지뢰밭’

이처럼 신경전이 정기국회 첫날부터 시작된 가운데, 여야의 충돌은 100일간의 정기국회 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우선 이번 주 진행되는 이재명 정부 장관급 인사들의 인사청문회에서 여야의 공방이 예상된다.

오는 2일 최교진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이억원 금융위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진행되고, 3일엔 원민경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진행된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청문회는 5일로 예정돼 있다.

특히 국민의힘은 최 후보자를 정조준하는 상황이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지난달 31일 논평을 통해 최 후보자의 과거 음주운전 경력 등을 거론하며 “정말 기가 막힐 따름”이라며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정부가 지난주 발표한 728조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두고도 여야의 충돌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국민의힘이 ‘빚잔치 예산안’이라며 삭감을 예고하자, 민주당에서 ‘윤석열 정부는 무엇을 했는가’라며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야당 간사인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31일 입장문을 통해 “이재명 정부는 2026년 예산안을 ‘적극적 재정운용, 선도경제, 포용복지’로 포장하고 있으나 실제 내용을 보면 한쪽에선 국민 허리띠를 더욱 졸라 매개해 증세라는 세금폭탄을 던지고, 그것도 모자라서 건국 이래 최초로 한 해에만 109.9조원의 적자국채를 미래세대에 전가하는 사상 유례없는 빚잔치 예산안을 편성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지세력에 대한 예산청구서 이행이 없는지를 철저히 찾아내서 전액 삭감토록 국민과 함께 요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이언주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이 옹위해서 대통령으로 재직하게 했던 윤석열 정부가 과연 무엇을 했나. AI(인공지능)와 관련해 어떤 업적을 남겼나”라며 “걱정하는 마음은 대한민국 누구나 얘기할 수 있지만, 윤석열 정부나 국민의힘은 지금 입 좀 닥치고 이 문제에 대해 협조하는 데 전념하고, 왈가왈부하지 마시길 바란다”고 받아쳤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1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정기회) 개회식에서 근조리본을 달고 참석해 있다. / 뉴시스
국민의힘 의원들이 1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정기회) 개회식에서 근조리본을 달고 참석해 있다. / 뉴시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문제도 여야의 충돌 지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날 오후 4시께 법무부는 국회에 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 요청서 제출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오는 9일 본회의에 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보고될 전망이다. 체포동의안이 본회의에 보고되면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표결에 부쳐야 한다. 이러한 체포동의안 표결 일정에 대해 국민의힘은 반발하는 상황이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오는 10일엔 야당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맞춰 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처리한다고 하는 노골적인 망신주기식 본회의 일정도 강행한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민주당에서 정기국회 내 처리를 공언한 3대 개혁안과 3대 특검법 개정안을 두고도 여야의 대치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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