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국민의힘의 장동혁 대표 체제가 27일 공식 출범했다. 장 대표의 첫 일성은 당의 ‘통합’이었다. 정부·여당의 견제를 위해 당이 단일대오에 나서야 한다는 취지다.
이날 첫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한 장 대표는 전당대회가 끝난 만큼,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과거의 옷을 벗고 미래로 나아가야 할 시간”이라며 “전당대회 과정에서 당원과 국민이 보내주신 민심은 ‘야당답게 거대 여당을 견제하고, 이재명 정권을 제대로 견제하면서 유능한 모습을 보여 달라’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나 된 국민의힘을 국민께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장 대표는 정치권 일각에서 나온 ‘분당설’에 대해서도 ‘통합’에 방점을 찍으며 일축했다. 그는 국립서울현충원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 국민의힘이 해야 할 일은 우리끼리 하나로 뭉치고 그 힘을 외부로 확산시켜 자유 우파 시민들과 연대해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는 것”이라며 “정가에서 떠도는 이런저런 얘기에 대해선 관심을 두지 않겠다”고 했다.
당 지도부도 장 대표의 ‘통합’ 기조에 발을 맞췄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새 지도부를 중심으로 당이 하나가 돼 새로운 각오로 시작하겠다”고 했고, 김재원 최고위원도 “우리 당에 대해 국민과 당원동지 여러분이 요구하는 것은 하루빨리 내부분열을 잠재우고, 보수 단일대오로서 이재명 정권의 전횡을 막아 달라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정부·여당에 대한 공세를 취하며 당의 단일대오를 강조하는 발언도 나왔다. 신동욱 최고위원은 더불어민주당이 장 대표 선출에 축하 메시지를 내지 않은 점을 언급하며 “아주 야만적인 행태를 보였다”고 비판했고,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선 “언론 보도를 보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만 일방적으로 부각돼 설명이 나올 뿐, 우리 쪽에서 구체적으로 뭘 얻어냈는지에 대한 설명은 전혀 없다”고 꼬집었다.
이에 신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무거운 책임감으로 우리 당내 문제와 민주당과의 전선을 새롭게 정비해서 국민이 정치를 더 이상 걱정하지 않게 만드는 정치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 장동혁 때린 ‘찬탄’, 한동훈 저격한 ‘반탄’
이처럼 장 대표가 통합을 강조하고 있지만, 당의 단일대오 형성은 시작부터 난항을 겪는 모습을 보였다. 찬탄(탄핵 찬성)파와 반탄(탄핵 반대)파가 서로를 향해 비판의 날을 세웠다.
우선 찬탄파인 조경태 의원은 이날 장 대표를 향해 “당을 통합하고 잘못을 걸러내 바른 길로 인도해야 할 대표가 갈등을 조장하고 분열을 야기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고 직격했다.
이는 장 대표가 전날(26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내란이 끝나지 않았고 우리 당의 내란 동조 세력이 있다는 (조 의원의) 말은 우리 당을 너무나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라며 “제가 조 의원에게 묻겠다. 여전히 입장을 유지하시는지, 그동안 상처받은 당원께 사죄하실 마음은 없으신지 제가 먼저 묻고 싶다”고 언급한 것에 대한 반박 성격이다.
조 의원은 장 대표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히틀러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집단의 의사결정에 따라 행동하는 경향으로 다수의 의견은 옳고 그름 상관없이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것은 역사적으로도 아주 참혹하고 불행한 사례들을 남겼다. 히틀러가 대표적 경우”라고 쏘아붙였다.
이처럼 찬탄파인 조 의원이 장 대표를 비판한 반면, 반탄파인 김민수 최고위원은 한동훈 전 대표를 겨냥해 날을 세웠다. 그는 최고위에서 한 전 대표와 관련된 ‘당원 게시판 논란’을 다시 꺼내들었다.
김 최고위원은 “당원 게시판 조사는 당무 감사와 함께 반드시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또 “국민의힘의 소속이면서도 계파 정치를 위해 당을 무지성으로 비판하는 패널들에 대한 해당 행위에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며 “누구와 싸워야 할지 분별하고 제발 정신 차리시길 바란다”고 직격했다. 이는 사실상 찬탄파와 친한계(친한동훈계)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처럼 찬탄파와 반탄파 간의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장 대표를 향한 우려의 목소리도 공개적으로 나오는 상황이다. 김용태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 나와 장 대표의 ‘우파 시민들과 연대’ 발언에 대해 “윤 어게인, 이른바 부정 선거를 계속 주장하고 계엄을 옹호하는 세력들은 보수 가치를 갖고 있는 국민의힘과는 함께 갈 수 없다는 것이 명확한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극단적인 세력하고 결별해야지만 다음 지방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이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성태 전 의원도 SBS 라디오에 나와 장 대표가 당심보단 민심에 귀를 열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전 의원은 “민주당이든 국민의힘이든 항상 강성 지지층이 있다”며 “그 지지층만 바라보고, 그 사람들의 비위와 그 사람 등 위에 올라타서 가면 오래가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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