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인트경제] 상반기 '금자탑' 실적을 내세우던 고려아연이 중간배당 중단을 선언하면서 중요사항 공시기재 누락 등에 대해서 고려아연 주주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고려아연은 지난 6일 실적 발표에서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이 7조6582억원, 영업이익이 5300억원으로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논란의 시작은 회사 관계자가 올해 중간배당과 관련해 "자사주 소각이 주주환원에 반영돼 아직 논의되지 않았다"고 답하면부터다. 이는 2023년 ‘3개년 배당 확대 가이드라인’을 통해 2025년까지 중간배당을 실시하고, 배당성향을 30% 이상 유지하겠다고 공언한 것과 정면 배치되기 때문이다.
비판이 커지자 고려아연은 ‘중간배당은 경영상황 악화가 예상되는 사업연도에는 실시하지 않을 수 있다’는 2023년 공정공시 내용을 근거로 해명했다.
하지만 주주들은 이같은 고려아연의 해명이 "앞뒤가 맞지 않다"는 반응이다. 고려아연 상반기 순이익도 4922억으로 70% 이상 늘어 금자탑이라 자평할 정도였으면서, '경영악화'를 내세워 중간배당을 안한다는 것은 모순이라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배당 정책 중단은 중대한 정보임에도 사전 공시가 없었다는 점에서 자본시장법 위반 논란도 불거졌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10월 영풍·MBK파트너스와의 경영권 분쟁 당시 최윤범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2조원 규모의 전례 없는 자사주 공개매수를 단행했다. 이로 인해 고려아연의 중간배당 기준 배당가능이익이 마이너스로 전환돼 사실상 중간배당 여력이 사라졌음에도 공시에 이 같은 사실을 적지 않았다.
금융감독원 공시서식 작성기준에 따르면 자기주식 공개매수와 관련해 ‘배당정책의 중요한 변화’는 반드시 공시서류에 포함해야 한다. 따라서 이를 누락한 것이 자본시장법상 ‘허위 기재’ 또은 ‘중요사항 기재 누락’에 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고려아연 입장문에서 배당에 자사주 소각을 포함한 ‘총주주환원율’을 내세운 것도 배당 중단을 위한 수단이라는 말이 나온다.
고려아연측은 최근 3년(2022~2024년) 평균 총주주환원율이 75%로 목표치를 상회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간배당을 기다리고 있는 주주들의 입장을 고려한다면, 고려아연은 중간배당이 어려우면 그에 맞게 알려줬어야 한다.
회사는 2년 전 공시에서 별도 기준 배당성향 30% 이상 유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 대비 총 배당금을 뜻한다. 예를 들어 올해 별도기준 순이익 1조원을 벌었을 때 30%는 3000억원이고, 보통주 유통주식 수 기준으로 최소 1만6500원을 배당해야 한다. 올해 중간배당을 하지 않아 현재 배당성향은 0%다. 고려아연이 배당성향을 내세우는 게 불리하자 '자기주식 소각액'까지 합쳐 발표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지점이다.
해명대로면 고려아연은 올해 결산배당까지 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회사는 지난해 공개매수로 확보한 1조6700억원 규모 자사주를 올해 전략 소각할 예정이다. 이는 결산 배당 중단의 명분 또한 될 수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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