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고척 김진성 기자] 10승 보증수표인데…
한화 이글스 토종 에이스 류현진(38)의 불운이 심각한 수준이다. 류현진은 26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 선발 등판, 6이닝 4피안타 7탈삼진 1실점했다. 시즌 9번째 퀄리티스타트를 했는데 노 디시전이다. 시즌 22경기서 6승7패 평균자책점 3.48.

류현진이 올해 퀄리티스타트가 9회로 적은 건 기본적으로 기량 자체가 전성기에서 서서히 내려가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확실히 타순이 두 바퀴 이상 돌면 어려움을 겪는다. 기복이 있다. 그러나 김경문 감독이 의도적으로 아웃카운트 1~2개를 덜 맡기려는 모습도 보인다. 류현진이 2006년 데뷔 후 국내와 미국에서 너무 많이 던진 걸 알기 때문이다. 또한, 올 시즌이 끝나도 6년이란 계약기간이 남아있다. 보호를 해주는 게 맞다.
그러나 퀄리티스타트를 수립한 9경기서 3승이라는 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류현진의 승운이 안 따른다는 증거다. 올해 4실점 이상 기록한 6경기서 5패인 건 그럴 수 있다. 반대로 3실점 이하 16경기 성적이 6승2패인 것도 놀랍다. 무려 10경기서 빈손이다.
결국 한화 타선이 리그에서 평균수준인데, 유독 류현진이 잘 던질 때 안 터지는 걸 알 수 있다. 26일 경기만 해도 한화 타선 역시 키움 히어로즈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에게 크게 고전했다. 류현진이 마운드에 있는 동안 단 1점만 지원했다.
가장 안타까운 건 팀과 엇박자가 난다는 점이다. 올해 류현진이 등판한 22경기서 한화는 10승12패에 불과하다. 원투펀치 코디 폰세, 라이언 와이스 등판일에 압도적 승률을 자랑하니 류현진 등판일에 재미를 못 보는 걸 상쇄하고도 남는다. 그러나 반대로 한화가 류현진 등판일에 승률을 더 높였다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도 있었음을 의미한다.
기본적으로 12패 중 류현진이 4실점 이상 기록한 6경기서의 5패가 있다. 그러나 나머지 7패는 대부분 류현진이 잘 던졌는데 타선이 안 터지거나 불펜에서 어려움이 있었던 날로 해석된다. 즉, 류현진 등판일의 10승12패에 사실 류현진도 손쓸 수 없는 부분이 크다고 봐야 한다.
류현진은 KBO리그에서 통산 114승을 기록 중이다. 2012시즌 9승이 데뷔 후 최저 승수다. 2006년 데뷔 후 10승이 기본, 15승만 세 차례 해냈다. 그러나 올 시즌은 2012년의 9승에도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잔여 1개월간 3승을 왜 못할까 싶지만, 이미 7월20일 KT 위즈전 6승 이후 1개월째 승리가 없다. 심지어 시즌 6승도 5월30일 NC 다이노스전 이후 2개월만이었다. 즉, 류현진은 최근 3개월간 단 2승이다.
류현진은 한국과 미국에서 산전수전에 공중전을 겪은 베테랑이다. 이런 불운에 흔들릴 정도의 자신의 공을 못 던질 투수는 아니다. 단, 김경문 감독은 그런 류현진이 신경 쓰이는 모양이다. 아무래도 투수가 내용이 안 좋아도 승을 챙기면 사기충전이 되기 때문이다. 올해 류현진은 그런 이득이 거의 없다.

김경문 감독은 “류현진이 6이닝 동안 자기역할을 다해주고 내려갔고, 이어 불펜들도 자기 역할을 다해줬기 때문에 역전을 만들 수 있었다. 최근 현진이가 좋은 피칭을 해주고 있는데 승리를 챙겨주지 못해 감독으로서 미안하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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